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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코믹콘이 한국에서 개최

by macrostar 2015.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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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팝 코믹콘(Asia Pop Comicon)이라는 게 있는데 최근 마닐라에서 개최했습니다. 시작한 지 얼마 안되긴 했는데 스폰서에 마블과 스타 워즈가 있고 방송은 FOX에서 스폰서하는 등 꽤 큰 규모로 개최되는 행사입니다(링크). 배후에 아랍 에미리트에 있는 무슨 회사가 있더군요. 여튼 여기에 폴 베타니가 참석해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독점 푸티지를 공개하는 등 여러가지로 화제인데, 최근 2016년에 한국에서 개최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날짜와 장소 아직 아무 것도 나온 게 없습니다만 설마 발표해 놓고 장소 섭외를 하진 않겠죠. 간략한 이야기입니다만 이걸(링크) 참고하세요.



코믹콘하면 샌 디에고에서 개최하는 코믹콘 인터내셔널이 가장 유명합니다. 1970년에 시작했고(처음에는 100여 명이 왔다고 하죠) 참가하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이걸 LA에서 데려오려고 최근 굉장히 애를 썼는데 2018년까지는 지금처럼 샌 디에고 개최가 확정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쪽 계통의 팬이 굉장히 많고, 코어한 소비자들인 데다가, 나오는 제품(마블이나 DC의 영화 등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인데, 게다가 최근 마블 등에서 나온 코믹 기반 컨텐츠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기 때문에 영향력이 엄청 납니다. 


뭐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겠습니다만 일본 코미케가 1975년에 시작되었으니 샌 디에고 쪽이 더 빠르긴 합니다. 동경 코믹마켓 같은 경우 100만 명이 넘게 보러오죠. 이런 40년 짜리 과거들이 쌓여 여러가지 방향으로 빛을 보고 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오타쿠가 아니라도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여하튼 패션 사이트에서 코믹콘 이야기를 왜 하느냐 하면... 그러니까 과거로 돌아가면 패션 뉴스를 계속 봐온 지 나름 시간이 꽤 됩니다만 지금까지 패션 사이트 RSS에서 코믹콘 이야기가 뜨는 경우 따위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게 최근 몇 년, 길어야 2년 쯤 입니다만, 심심하면 한 번 씩 올라옵니다. 물론 주된 내용은 코믹콘에 참여한 마블 영화 출연진들, 예를 들자면 제니퍼 로렌스의 드레스 같은 게 제일 많고, 그 다음은 이와 곁들여 나오는 코스프레 들입니다. 좀 더 나아가면 마블 히어로의 옷을 입고 일상 생활을 하진 못하겠지만(물론 만들어 입는 사람들도 있겠죠), 아이언 맨 티셔츠 같은 거 정도는 입고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스타 워즈와 관련된 여러가지 콜라보 컬렉션 이야기(링크)를 한 적 있습니다만 이런 것들도 대규모로 만들어집니다. 물론 장사가 잘 된다는 건 머리가 잘 돌아가거나 감각이 좋은 사람들이 대량으로 유입된다는 뜻이고, 그러므로 재미있는 것들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여기서는 약간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로리타 패션입니다.


예전에 로리타 패션 이야기를 한 적 있는데(링크) 그때도 말했다시피 로리타 패션은 가상의 빅토리아 시대를 과잉되게 해석하고, 그때 있었을 법한 걸 복각하는 패션입니다. 실제로 빅토리아 시대에는 그런 걸 안 입었을 테고(타임머신을 타고 가면 저 아이 옷은 비슷하지만 뭔가 이상한데... 정도 생각을 하게 될 거 같네요), 가상 세계의 레퍼런스이지만 확실하죠. 고딕 룩도 이와 비슷합니다.


이게 처음에는 만화나 영화, 소설 등을 기반으로 몇몇 선지자들에 의해 시작되었고 -> 디자이너의 눈에 띄어 브랜드 화되고 -> 마니아 층을 기반으로 소비가 되다가... -> 메이저 신으로 천천히 유입(예를 들어 불량 공주 모모코) & 각종 방송 등을 통해 화제 -> 런던과 파리 등 메인 패션계에 입성(로리타 패션으로 라기 보다는 이미지의 이용 식으로)을 따라가게 됩니다. 고딕 패션이 힙합하고 만나 요새 가장 핫한 트렌드를 만들어 낸 것도 보면 대체적인 과정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예전 영국의 테디 보이나 캐주얼 같은 패션 유행하고는 양상이 약간 다릅니다. 


그 와중에 가치와 선입견, 관례와 기존 사회의 반발 등으로 별의 별 일들이 다 생깁니다. 사회의 편견과 맞서 폐쇄적인 모임을 통해 로리타 애호를 소비하던 이들 중 어떤 이들은 여전히 관례 속에서 벽에서 나가길 두려워하며 나가려는 자를 막기도 하고, 또는 예전엔 이랬지 혹은 저랬지 하며 추억을 팔기도 합니다. 추억을 파는 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어찌보면 유치할 수도 있지만 변화하는 세상 안에서 포지셔닝을 하기 좋은 방식이고 그런 식으로 버티는 것도 문화의 한 부분을 형성합니다. 요즘 남미나 유럽 쪽의 로리타 패션 동호인들은 매우 적극적으로 티파티도 열고, 유튜브에도 재밌는 영상을 올리죠. 이건 매우 한정적인 장르의 역사이지만 말하자면 이런 루틴입니다.



코믹콘은 광대한 바이럴과 거대한 소비력으로 힘을 얻고 있습니다. 뭐 다른 것도 있겠지만 패션 쪽에서는 아직 거기서 써먹을 게 뭐가 있는 지 잘은 모르는 거 같습니다. 스타 워즈나 마블의 인기와 이미지를 이용한 콜라보 정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이번 H&M STUDIO의 우주적인 컬렉션(링크)도 SF의 유행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며 뭔가 가져올 게 없을까 하다 나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살짝 듭니다. 여튼 코스프레가 되었든 히어로 룩이 되었든 여기서 틀림없이 뭐가 나오긴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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