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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아메리칸 어패럴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by macrostar 2015.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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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은 2015년 35주차 패션 단신 이야기를 해야 하는 날인데 딱히 뾰족한 뉴스도 없고 해서 33주차 패션 단신을 이야기할 때(링크) 간단하게 이야기하고 넘어간 아메리칸 어패럴(링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본다.



회사가 복잡한 수렁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긴 한데 물론 이 원인은 기본적으로 옷이 안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테니스 스커트처럼 한국에서 나름 유행을 하고 있는 것들도 있긴 하지만(링크) 크게 봤을 때 그렇다는 거다. 고급품은 더 비싸지고, 아래 쪽은 패스트 패션이 잠식해 들어가는 상황에서 아메리칸 어패럴과 비슷한 가격대로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 대형 업체들 - 제이크루, 갭, 아버크롬비 등등 - 은 대부분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있다. 이게 대형이기 때문이기도 한데 일정 수준의 소비자만 확보하고 있으면 존속은 가능한 중가격대 소형 업체들은 그 개성을 무기 삼아서 그래도 버티는 곳들이 있다. 뭐 예외를 검색하다 보면 끝이 없고 여튼 좀 더 비지니스 적인 측면에서 바라봐 보자.


일단 위기의 핵은 도브 채니(Dov Charney)다. 잠깐 아메리칸 어패럴 역사를 둘러보면 이 캐나다 분이 1989년 이스트 LA에서 50여명 규모의 공장을 운영하던 한국인 샘 림과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블랭크 티셔츠, 유니폼 같은 걸 만드는 도매 대상 회사였고 이게 잘 풀리니까 소매업으로 탈바꿈한다. 제대로 유행을 타서 2005년 쯤엔 굉장했는데 한 해 매출 성장률이 400%를 넘었고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500위 안에도 들었다. 이후 상장도 하고, 이외에 Made in USA 캠페인, 안티 스웨트셔츠 캠페인, 이민자들에 대한 Legalize LA 등 캠페인도 꽤 성공적이어서 한 해 1억 달러가 넘게 옷을 팔아댔다. 물론 여기엔 특유의 야한 광고들도 크게 한 몫을 했을 거다.


자 뭐 이게 좋았던 때고 위기의 중심은 도브 채니에게서 오는데 이 아저씨가 다양한 소송에 직면한다. 특히 노동자, 모델 등이 7개의 성희롱 관련 소송을 제기했는데 몇 개는 무혐의로 끝이 났지만 몇 개는 벌금 및 합의를 했다. 계속되는 소송 - 무죄 기각 속에서 아메리칸 어패럴 쪽에서는 이건 회사를 무너뜨리려는 음모가 숨어있다 라는 식으로 광고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고 도브 채니는 모든 소송에서 계속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결국 2014년 아메리칸 어패럴 이사회에서는 도브 채니를 CEO에서 물러나게 했다. 물론 여기에는 떨어지는 매출에 대한 위기감(6년째 적자다 - 2010년 이후 누적 적자가 3억 3천8백만불, 올해 상반기 9천 2백만 불이다)도 함께 있다.


그리고 새로 CEO로 들어온 게 폴라 슈나이더(Paula Schneider)다. 이 분은 English Laundry(세탁소가 아니라 옷 브랜드다 링크) 같은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ESP 그룹의 CEO로 있다가 영입되었다. 이 분은 물론 영입 후 회사 정상화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폴라 슈나이더 영입 이후 첫번째 성적표인 2015년도 상반기 매출은 전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임금 삭감, 복지 축소를 이유로 공장 노동자들 - 멕시코 인이 많다 - 이 들고 일어났다. 그들은 아메리칸 어패럴이 안티 스웨트샵을 광고 이미지로 계속 써먹으면서 우리가 스웨트샵이다라고 항변하고 있다. 



영상을 보면 폴라 슈나이더 인형(이걸 피나타라고 한단다)을 I Love DOV 티셔츠 입은 분이 열심히 패고 있다.


여튼 최근 들어 아메리칸 어패럴은 주주들에게 모든 걸 다 잃을 지도 모른다고 경고를 했고, Bankruptcy Deal을 위한 조언자를 찾고 있다는 뉴스도 나왔다(링크). 뭐 이런 상황이다. 과연 타개의 방법이 있을까? 제이크루든 아버크롬비든 아메리칸 어패럴이든 누가 하나 성공하면 참조점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상황이 그렇게 좋아 보이진 않는다. 물론 앞으로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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