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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사고 체계의 변화

by macrostar 2015.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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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루 종일 이상한 뻘짓을 하느라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는데 그래서 가만히 앉아 '생각'을 했다... 뭐 그러던 와중 떠오른 몇 가지 중 패션에 대한 이야기... 그러니까 잡담이다.


1. 인간이 어떻게 옷을 입게 되었나 하는 건 꽤 미스테리다. 물론 침팬지에게 옷을 던져줬더니 분명 입는 행위를 즐기더라 하는 이야기를 어디서 본 적은 있다. 여튼 일반적인 동물의 경우 추위 등 날씨가 문제라면 이주를 하거나, 적응을 하며 진화를 하지 뭔가 챙겨 입어 보자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뭐 그냥 세상을 둘러 봐도 지구상 종 중에 인간 말고 아무도 그렇게 안 했다. 모여서 한 자리에 살게 되고 + 지능이 아슬아슬하게 걸려서 옷을 입게 되지 않았나 싶긴 한데 아직은 확실히 잘 모르겠다. 다만 문명화 속도가 진화 속도보다 빨랐다... 쪽이 아무래도 중요 변수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은 한다.


예를 들어 호주 원주민들은 30도가 넘는 극심한 일교차 속에서 거의 벗고 살았다. 추우면 그냥 웅크리고 있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더 추우면 몇 명이 같이 웅크리고 있었을 거 같다. 이건 인간 외 다른 종의 자연 적응 방식과 유사하다. 이거야 뭐 몸에 뭔가 겹쳐 놓으면 덜춥다라는 관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 사진은 호주 원주민. 위키피디아(링크).


옷이 패션이 된 건 대략 추정으론 14세기다. 귀족들이 스타일이 구리면 입지 않고 버렸다고 한다. 그 전까지는, 그리고 그 외의 계급에게는 어디까지나 옷은 기능이다. 물론 뭐 인간에게는 지능과 취향이 있으니 꾸밈 정도는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귀족 계급 외에는 바쁘고 배고프고 피곤해서 뭐 그럴 시간이 있었으랴 싶지만.


여튼 옷이 인간 본성이 아닌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어디까지나 문화의 산물이고 그러므로 어딜 가려야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가 같은 문제는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르다. 어쨌든 인간이 옷을 입게 되었다... 라는 건 생각해 보면 꽤 이상한 일이다. 물론 막상 옷을 입고 난 후에는 꽤 높은 초반 허들 하나를 넘은 셈이니 꽤 빠르게 진행된다.



2. 패션의 재밌는 점 중 하나는 인간의 사고 관념, 지각 자체를 변화시킨 다는 점이다. 즉 저런 걸 어떻게 입었나 싶은 걸 불과 몇 년 전에 좋다고 입고 있었고, 저런 걸 어떻게 입냐 싶은 걸 며칠 후 좋다고 입고 있을 수 있다. '좋다고' 부분이 중요한데 대부분의 경우 정말로 좋아지고 정말로 멋지다고 생각한다. 즉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머리 속의 톱니 하나가 변화했고, 바깥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바뀐 거다. 이런 심성의 변화가 어떤 부분에서는 매우 느리게 전개되는데 패션 부분에서는 매우 빠르게 전개된다. 감각에 기대는 게 많아서 인가... 싶긴 하지만 예를 들어 입맛 같은 건 또 그렇지 않다. 보통은 어떤 계기가 있어야 전에는 못 먹던 게 맛있어지고 그 계기는 그렇게 잘 찾아오지 않는다. 


뭐 이런 생각을 가만히 앉아서 했음... 노트북 CPU 온도가 82도를 넘어가고 있는 관계로 이만 줄이고 다음 번에는 좀 더 즐거운 포스팅으로 만날 걸 약속 드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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