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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빌 게이튼 (Bill Gaytten)의 존 갈리아노

by macrostar 2015.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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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1월 12일 오트 쿠튀르에서 존 갈리아노가 메종 마르탱 마르지엘라로 컴백(링크)을 했다. 하지만 사실 존 갈리아노라는 이름은 다른 곳에서 브랜드 네임(링크)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일은 이제 희귀하지도 않고 날이 갈 수록 더 많아질테다. 라벨의 이름을 사람 이름으로 쓴 이상, 장인 가족의 자녀들에게 기술이 전수되는 게 아닌 이상, 그리고 큰 기업들이 이름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이상 당연히 닥칠 미래였다.


2011년에 존 갈리아노가 디올에서 쫓겨나면서 그가 맡고 있던 두 브랜드 디올과 존 갈리아노는 갈리아노의 어시스턴트였던 빌 게이튼이 맡게 된다. 올덤(Oldham) 출신으로 건축 전공, 2011년 당시 51세. 존 갈리아노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번지는 와중에 엉겹결에 떠맡아졌다라는 표현이 맞긴 하지만 커다란 기회가 찾아온 거였기도 하다. 알렉산더 맥퀸이 자살한 이후 사라 버튼의 행보처럼 야망과 능력만 있다면 다 꿰차버릴 수도 있다. 

디올의 경우는 떠맡아졌다는 말이 더 크게 보이는데 여하튼 급하게 내놓은 2011 FW 오트 쿠튀르(링크)는 꽤 좋지 않았다. 물론 빌 게이튼의 상황을 생각하면 부당한 면도 없지 않지만 어차피 이 세계에서는 오직 결과물이고 준비할 기간 같은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그 다음 시즌인 2012 SS 오트 쿠튀르는 좀 나아지긴 했지만(링크) 그래도 존 갈리아노의 그림자를 지우기엔 역부족이었고 결국 2012 FW부터 라프 시몬스가 디올을 끌고 가게 된다(링크). 

그러는 와중에 존 갈리아노 라벨은 계속 빌 게이튼이 하고 있다. 빌 게이튼의 존 갈리아노도 서서히 안정적인 시즌을 내놓고 있는데(링크) 어차피 라벨에는 John Galliano라는 글자가 붙어있고 존 갈리아노가 했던 거랑은 별 상관이 없는 빌 게이튼 컬렉션을 선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름을 보고 몰려든 갈리아노의 팬들이 이건 존 갈리아노가 아냐!라는 소리들을 한다. 빌 게이튼의 존 갈리아노는 뭐 확 쓸어담는 느낌은 없지만 잔잔하고 알맞게 부산하다(그런데 뭔가 굉장히 미국스러운데가 있는...). 말하자면 걸그룹 사이에 껴 있는 노래는 그럭저럭 하는 거 같은데 매력은 참 없는 멤버 정도... 

빌 게이튼 입장에서는 존 갈리아노가 컴백을 안 하는 게 차라리 좋을텐데 여튼 이미 예고되었던 대로 존 갈리아노의 MMM이 시작되었다. 마르탱 마르지엘라가 했던 걸 먼 발치에 염두에 두긴 하면서 그것들을 삐툴어 가며 자기 하고 싶은 걸 (아직 뭔가 좀 아쉽긴 하지만) 슬렁슬렁 해나가고 있는 듯 하다. 컴백이라고 각잡고 나오지 않은게(사실 그럴 리가 없겠지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여튼 그런 고로 존 갈리아노는 MMM에서 마르탱 마르지엘라와 별 상관이 없는 걸 하고 있고, 빌 게이튼은 존 갈리아노에서 존 갈리아노랑 별 상관없는 걸 하고 있다. 빌 게이튼이 능력이 훨씬 더 출중해서 휘어 잡으면 상황이 아주 재밌어질텐데 그렇지는 못한 상황이고 실질적으로 존 갈리아노 브랜드는 존폐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보는 게 맞겠다. 더 재밌어질 수 있는 게 그렇게 안되면 역시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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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onose 2015.01.16 01:39

    뭔가 흥미롭네요.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흔한 원조집 소동들과
    '한 떄 프린스라 불렸던 남자' 의 일화가 생각났어요
    답글

    • macrostar 2015.01.16 16:47 신고

      이런 일은 점점 더 많아 질테고 조만간 원조보다 훨씬 더 나은 경우가 생기게 되겠죠. 원조 맛집보다 더 맛있는 옆집 처럼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