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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노나곤(NONA9ON) 오지랖

by macrostar 2014.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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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다른데다도 올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으나 너무 정리가 안되서. 일단 써놓고 다시 보면서 생각해 보기로 하고...

YG엔터테인먼트와 삼성에버랜드가 합작해 노나곤(NONA9ON)이라는 패션 브랜드를 런칭한다는 뉴스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나름 역사가 좀 있다. 두 회사가 합작한 건 2012년 10월이었다. YG엔터는 당시 제일모직과 함께 <내추럴 나인>이라는 패션 기획사를 만들었다. 당시 보도자료에 따르자면 “패션 한류를 주도할 'K 패션' 공동 브랜드”다. 지분은 제일모직이 51%, YG엔터테인먼트가 49%.

원래 계획대로라면 2013년에 17~23세 타깃의 영캐주얼이 런칭했어야 되는데 기간이 미뤄졌다. 덕분에 내추럴 나인의 작년 적자가 10억원이다. 보면 <내추럴 나인>에도 9라는 숫자가 있다. 이번에 발표한 새로운 스트리트 브랜드 이름도 보면 노나곤은 9각형이고 브랜드 이름 중간에도 9가 들어있다. 10이 완벽을 뜻하므로 완벽을 추구하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예정된 런칭 일자는 9월 9일이다. 뭐 이렇게까지 맞춤을 하고 있는데 아마 9시 9분에 뭐라도 하지 않을까 싶다.

여하튼 9월까지 아직 5개월이나 남았는데 슬슬 시동을 걸고 있다. 유튜브를 이용한 티저가 #1가 #2로 두개가 올라왔다. 벌써부터 이래 가지고 과연 화제의 동력을 9월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 약간 궁금하다.

#1


#2


이 브랜드에 대해서 회사측에서 말한 게 아직 거의 없는데 #2만 가지고 말하자면 스트리트 + 힙합이다. 그리고 HBA 같은 브랜드에서 주도하는 고딕의 분위기도 난다. 패션계에 스트리트 + 힙합 유행이 시작된지 벌써 꽤 시간이 지났다. 지방시나 겐조같은 럭셔리급 브랜드를 비롯해 2NE1이나 빅뱅이 자주 입고 나오던 꽤나 많은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그 사이에 만들어지거나 재조명되었다. HBA같은 고딕풍의 스트리트 패션도 있어서 작지만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

과연 이 시장에서 뭘 하려는 건지 궁금하긴 한데 잘 예상이 되지 않는다.

일단 고급 브랜드는 하지 않을 거 같은게 YG엔터도 그렇고 삼성에버랜드도 그런 식으로 하이엔드 마켓에 뛰어들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왕 싸이와 빅뱅, 2NE1을 가지고 있는 기획사인데 약간 아깝긴 하다.

그렇다고 SPA 수준의 저가 브랜드도 어울리지 않는다. 에버랜드에 이미 에잇세컨즈도 있을 뿐더러 그 노선으로 가려면 더 거대해 져야 하고 보다 더 광범위한 대중을 상대로 해야 한다. 물론 관광객을 대상으로 기념품 장사 비슷한 걸 할 생각이라면 이 쪽이 나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남은 건 중간 가격대의, 말하자면 "좀 좋은" 옷이다. 멀티샵 중심으로 소비되는 소위 "소문의 브랜드"(멋 좀 내는 누가 OO을 입는 다는 군...에서 OO에 들어갈 만한)로 커질 필요도 없고, 사실 커질 수도 없다. 가능성은 있지만 그런 걸 하기엔 너무 큰 회사들이 개입되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뭐 다 부정적인 거 같은데 요새 분위기에 지금 옷 사업을 하려는 회사에게 어딘들 긍정적인 전망이 있으려나 싶다. 다들 뚫고 가는 거지.

세상에 이미 널려있는 스트리트 웨어를 하나 더 세상에 내놓는다고 하면 겐조 대신 노나곤, 오베이 대신 노나곤을 선택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즉 서브컬쳐 하나를 쥐고 있어야 되는데 마침 케이팝이라는 게 있긴 하다. 이게 여기서는 어떨 지 몰라도 바깥에서는 지금 시점에서는(좀 늦은 거 같기도 한데) 나름 괜찮을 것도 같다. 그렇다면 브랜드 특징 상 전체를 총괄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능력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위대한 브랜드들이 보통 그렇듯 난장을 부려도 정확히 겨냥해 찔러대는 게 있다.

어쨌든 초반에 성공한다면 꽤 괜찮게 풀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좀 있다. 'K 패션'이라는 걸 팔되 한국 기업이라는 자의식은 버리고 시작한다면 좀 더 멋진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어차피 ‘월드’를 노린다면 타겟은 저 멀리 어딘가에서 유튜브를 통해 케이팝을 듣고 있는 소년 소녀일 가능성이 높으니.


PS

시간이 흘러흘러 8월 말이 되었다. 아직 노나곤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는데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변수가 생겼다. LVMH가 YG에 대규모 투자를 하게 되었다는 것. LVMH가 연예 기획사에 투자를 한다는 게 꽤 재미있는데 과연 이 투자가 노나곤, 그리고 혹시 새로 나올 다른 것, 그리고 YG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상황이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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