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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봄이 다가온다

by macrostar 2014.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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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확신할 순 없지만) 봄이 다가온다. 입춘과 동시에 기온이 뚝 떨어졌지만 하늘은 새파랗다. 백화점만 가봐도 이미 패딩 등 아우터는 시즌 오프 할인에 들어갔고 그마저도 어디 구석진 곳에 숨어 있어서 찾기 어렵다. 어쨌든 별 일 없다면 봄은 온다.

유니클로에서 울트라라이트패딩을 봄옷으로 선전하던데(http://t.co/OvGiwRWQBT) 지금이야 날씨가 추우니 괜찮게 보이고 또 사실 울트라라이트 콤팩트 정도면 초봄에 얼추 맞기도 하다. 하지만 패딩의 퀼팅 모양은 파란 하늘 따스한 햇빛 아래서는 꽤 부담스러운 룩이다. 남들은 스웨터만 입고 다니는데, 기껏해야 발랄한 바람막이인데 그 와중에 패딩이라니. 더구나 우리의 봄은 무척이나 짧다. 패딩 다음에 곧바로 반소매 티셔츠인 건 역시 이상하다.

세이브카키의 CPO 재킷(링크). 자세히 보면 퀼트에 플리스 안감도 있다. 우리나라 날씨에 한 일주일 입을 수 있으려나. 옷을 365개 쯤 가지고 있을 게 아니라면 겨울 레이어는 봄 아우터로 (잠깐이라도) 활용할 수 있는 걸로 하면 유용하다. 이 옷이 그런 식으로 겨울에는 외투 안에 입고, 일교차가 심한 초봄에는 걸치고 다니다가 벗어 놓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 듯.

CPO는 Chief Petty Officer의 약자로 해군 상사다. 즉 해군 상사 재킷. 재킷이라고도 하고 셔츠라고도 한다. 원래 형태는 가슴에 주머니가 두 개 있고, 쉘은 두껍고 무거운 울이고 라이닝이 붙어있다. 초기 버전은 주머니가 한 개 였던가 그랬을 거다. 1930년대에 처음 나와서 한국 전쟁 정도 시기까지 사용했고 사라졌는데 70년대 쯤에 빈티지로 인기를 끌었다. 피코트, 덱 재킷, CPO 셔츠 등 해군은 춥고 물도 있으니까 이런 방한용 옷들이 많다.

최근 밀리터리가 약간 인기의 조짐이 있는데 여러가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올린 세이브카키의 옷은 그냥 형태만 CPO다.

 
CPO 재킷은 원래 이런 옷. 이 위에 덱 재킷 같은 걸 입으면 나름 따뜻하겠지.


 
위 CPO랑 이거랑 둘 다 웰스펜트 블로그(링크)에 올라왔던 옷이다. AXS Folk Technology라는 이상한 이름의 회사다. 테크놀로지라는 단어는 이제 전혀 현대적으로 들리지가 않는데 아메리칸 빈티지를 표방하는(1960년대 풍 아웃도어 혹은 밀리터리 inspired, 메이드 인 더 유에스에이 등등의 문구를 회사 소개에 부록으로 들고 다니는 곳들) 옷 회사 중에 테크놀로지라는 단어가 들어간 곳이 몇 군데 있다... 지금은 이름이 생각 안 난다...

버건디 컬러의 트레일 코트다. 그러니까 암벽을 타거나 4000m 정상을 정복하거나 하는 건 아니고 봄에 들판 같은 곳을 어슬렁거릴 때 입는 옷이다. 이렇게 생긴 옷들은 예전에는 굉장히 박시하게 입었는데 요새는 전반적으로 슬림이 대세라 완전 빈티지 쉐이프인 경우 좀 난감해 질 수 있다. 몸이 통나무처럼 생겼다면 물론 유리하다. 면과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혼방이고 안감은 따로 없다. 칼라가 코듀로이인데 코듀로이 칼라는 보통 땐 그다지 쓸모 없는데 아주 가끔 요긴하게 느껴질 때가 생긴다. 

 
뒷면 왼쪽 아래에 주머니가 있다. 가방 없이 너털거리며 돌아다닐 때 저 자리에 있는 주머니는 매우 요긴하다. 정말이다. 하지만 털썩 앉을 때를 대비해 전화기나 아이패드 미니 같은 건 넣어두지 않는 게 좋을 거 같다. 트레일이라면 장갑이나 먹을 걸 넣어두기에 딱 좋다. AXS에는 이외에도 유용해 보이는 아우터들이 꽤 있다. 참고(링크). 튼튼한 면으로만 만들었어야 할 옷을 나일론, 폴리에스테르를 섞은 건(아마도 편하라고 그랬겠지만) 약간 아쉽다. 이름에 들어있는 테크놀로지가 그런 뜻인가.


 
사진은 유니언메이드에서 파는 건데 그냥 예시. 올 봄엔 데님 셔츠가 어떨까 싶다. 너무 RAW한 것도 아니고, 너무 물 빠진 것도 아닌 뭐 그런 걸로. 갈색 단추도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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