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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폴로 셔츠의 세운 옷깃에 대해

by macrostar 2012.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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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 셔츠의 역사에 대해서 예전에 한 번 포스팅한 적이 있고(http://fashionboop.com/202), 이런 이야기는 꽤 고전적인 아이템이기는 한데 역시나 심심하니까... (-_-) 

용어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이 블로그에서 Collar는 칼라, Color는 컬러라고 썼었는데 아무도 모르는 거 같기도 하고, 나도 헷갈리긴 한다. 여튼 동어 반복을 위해 여러 단어가 있어야 할텐데 칼라 / 컬러가 이렇게 구분되어 있다는 사실을 먼저 살짝. 

 
브룩스 브라더스의 폴로 셔츠들. 이전 포스팅에서 말했듯이 브룩스 브라더스에서 폴로 셔츠라고 하면 말타고 공치는 운동 폴로할 때 입는 옷깃에 버튼이 달려있는 버튼 다운 셔츠를 말하는데, 요즘에는 브룩스 브라더스 홈페이지에서 polo라고 검색해봐도 주로 나오는 건 위 사진의 폴로 셔츠다.

그건 그렇고 저 배 묶여있는 양(골든 플리스 마크라고 한다)은 1850년 부터인가 저렇게 메달려있는데 이제 좀 풀어주지... 보고 있으면 내 배가 쪼여오는 거 같다.



알려져 있다시피 폴로 셔츠는 르네 라코스테가 처음 개발했다. 그는 기존 테니스 선수 복장이 가진 문제점들을 하나씩 개선하며 이 옷을 만들었는데

1. 원래는 긴소매 셔츠를 팔을 걷고 테니스를 했는데 아예 반소매로 만들었다.
2. 옷깃을 부드럽게 만들어서 단추를 열고 닫기가 쉽게 했다.
3. 피케를 써서 통기성이 좋게 만들었다.
4. 옷깃을 세워 햇빛을 막게 했다.
5. 테니스 테일로 바지에 걸리적거리지 않도록 했다.

여기서 테니스 테일은 앞이 짧고, 뒤가 긴 걸 말한다. 뒤에 늘어난 부분이 테니스 테일이다.

 
랄프 로렌의 폴로 셔츠. 아래에 테니스 테일. 요즘은 굳이 운동하라고 만든 게 아닌 폴로 셔츠는 테니스 테일이 없는 경우도 많다. 또한 아무리 봐도 운동하라고 만든 거 같은데 없는 경우도 있다.



오늘의 주제이기도 한데 4번째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옷깃을 세우는 건 햇빛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사용 예시, LPGA의 모간 프레셀 선수.

이렇게 깃을 세우는 걸 Upturned 또는 Popped Collar라고 하는데 따로 역사가 있기는 하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에는 격식을 차린 옷 입는 방식 중 하나였다.

 
윌리엄 폭스 탈봇. 깃을 꼿꼿이 세워 귀 아래 붉은 자국이 생겨야 한다 뭐 이런 이야기도 있었다고.

테니스 셔츠 쪽에서는 위에서 말했듯 르네 라코스테가 시작이다. 그러다가 이게 나중에 와서 미국 게토에서 유행하고, 프레피 룩의 상징이 되기도 하고 뭐 이런 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다가 한참 두시백 놀리던 시절엔 이런 것도 나오고. 


 
이런 것도 나오고.


주변에서도 세운 옷깃 폴로 셔츠를 흔히 볼 수 있는데 가만히 두면 내려가는 걸 억지로 세웠다라는 느낌 때문인지 자연스럽지 않아 보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뭐든 억지로 한 거 같으면 좀 이상하고 보기도 불편하다. 매우 간단한 변형 트렌드인데(거의 스테디 셀러 분위기로 지금도 누군가는 꾸준히 하고 있다) 어울리기는 쉽지 않다. 물론 가끔 어울리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이 옷을 어떻게 하고 다니든 그거야 자기 개성이고 맘이니까 내가 따질 건 아니고.

다만 세운 옷깃하면 여성의 경우 몸에 쫙 달라붙어 몸매를 강조하는 폴로 셔츠 + 폴로 모자 + 핑크 핫팬츠 + 런닝화 / 남성의 경우 금속테 혹은 무테의 각진 선글라스(파란 계통이 또 많다)가 함께 머리 속에서 둥실 떠오르는 건 좀 어쩔 수 없다. 양자 다 개인적으로는 무척 접근하기 어려운 타입 들이라 그 심리적 연유에 대해 물어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아쉽다.

여튼 폴로 셔츠의 옷깃을 왜 세우냐 하면 그 답은 : 햇빛 가리기 / 80년대 게토 유행 / 90년대 이후 프레피, frat 유행 / 두시백 유행 등등 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냥 멋지다'고 생각해서도 물론 있다. 결론적으로는 이게 제일 많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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