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2012. 8. 4. 23:50
아무리 봐도 Outlets의 한글 표기는 아웃렛인데 간판을 보면 여주프리미엄아울렛, 롯데아울렛 등으로 적혀있다. 고유명사(상표명)이기 때문에 각자 알아서 표기해서 사용할 수 있는데 다들 아울렛으로 밀어붙이기로 했나보다. '아울렛'이라는 건 좀 웃기는 거 같은데 여하튼 제목에는 그냥 아울렛으로 적어봤다.

건축하는 친구가 몇군데 쇼핑몰을 구경간다길래 따라 나섰다. 걔는 건물을 보고, 나는 옷을 본다. 적절하다. 마침 요즘은 SPA 밖에 보는 게 없어서 시각적 자극도 살짝 필요했다. 그래서 간 곳이 신도림 디큐브, 파주의 롯데 아울렛, 그리고 근처의 첼시 프리미엄 아울렛.



디큐브는 영등포 타임스퀘어나 왕십리 엔터6와 비슷한 요즘 '스타일'의 쇼핑몰이다. 물을 인테리어로 상당히 많이 사용한 게 특이했는데 그 덕분에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몇 개가 약간 습하다. 따지고 보면 아주 넓지 않은데 동선이 편하게 잘 만들어졌다. 군데 군데 디테일에 신경 쓴 것들(에스컬레이터에 노란색 톱니가 보이도록 창을 달아놓거나 하는 것들)도 재미있었다. 다만 층 사이에 있는 물 속에 사는 몇 마리 물고기들이 좀 불쌍해 보였고(구석에 거북이도 보였다), 하얀색 타일 바닥이 약간 아쉬었다.

SPA 종류로는 거의 다 모여있다. 약간 신경쓰인 건 유니클로 매장 직원들이 마치 훈련소를 막 나온 신병들처럼 군기가 바짝들어 있어서, 예를 들자면 손님 근처를 지나갈 때 '죄송합니다'를 외치며 몸을 90도로 구부려서 지나갔다. 아니 여긴 대체 왜 이러는거냐.. 했다는. 그러지 마시라는.



파주 롯데 아울렛은 일단 지하 주차장이 꽉 차 있어서 이 뜨거운 햇빛 아래 야외 주차장을 사용해야 했다. 사람이 무척이나 많았다. 그닥 '구경용' 브랜드들은 없어서 그냥 몇 군데 둘러봤는데.

나이키 팩토리는 꽤 넓고 괜찮았다. 할인률도 괜찮은 거 같은데 런닝화 같이 인기 좋은 종류는 할인률이 낮다(20%). 아디다스는 오리지널이 거의 없어서 재미없었고, 리복도 그냥 저냥. 폴 스미스는 여름 자켓들이 꽤 후줄근하면서도 무겁고 둔탁하다. 셔츠들은 뭐 예전하고 비슷한 느낌. 신발들도 그냥 저냥. 프라다도 크게 인상적인 건 별로 없었다. 아울렛이라 아무래도 스탠다드한 스타일이든지, 아니면 너무 장난을 쳐서 안팔려서 밀려왔든지 하는 종류가 많다. 다만 프라다 스포츠의 폴로 티들이 생각보다 귀엽고 예뻤다. 좀 어려보이긴 하는데 비슷한 가격대인 폴로나 라코스테보다 차라리 낫지 않을까 싶다.

프라다는 그냥 쑥 들어가서 구경하다 나왔는데 알고보니 길게(매우 길었다) 줄이 서 있었다. 본의 아니게 새치기를 하게 되서 이 더운 날 바깥에서 오랫동안 줄 서 있던 분들께 미안하다. 들어가기 전에 혹시 줄을 서 있지 않을까 했었는데 정말 몰랐다.

롯데 아울렛의 문제점은 건물 자재들이 그다지 좋아보이지가 않다는 것 외에 여튼 무지무지무지하게 더웠다. 정말 말도 안되게 더웠음. 건물 간 연결하는 두루미 다리인가 뭔가를 건너다가(B에서 D로 가는 꽤 긴 다리) 더위를 먹은 거 같은데 여전히 머리가 띵하니 아프다. 겨울에 가면 또 무지무지무지하게 추울 거 같다.



마지막은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 여주에 비해서는 좀 작은 게 아닌가 싶은데 여주에 가본 지 오래되서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 남성옷들 한정으로 이야기하자면 랑방도 그냥 저냥(기대보다 소재가 별로다), 질 샌더도 그냥 저냥, 아르마니도 그냥 저냥. 아르마니는 AJ 티셔츠 같은 거 몇 개 있으면 좋겠다 싶은 정도. 아르마니가 원래 재미있는 곳은 아니니까. Reebok + EA7 옷들이 꽤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시시하다. 롯데 정도는 아니었지만 신세계 역시 덥고 지쳐서 뭔가 입어보거나 하는 것도 귀찮았고.

여튼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역시 내가 옷에 흥미가 떨어진 게 아니라 옷 자체가 재미없어진 게 맞았어... 하며 생각을 했는데 꼼 데 가르송에 갔다가... 뭔가 자극을 좀 받았다. 옴므 쁠뤼가 매우 훌륭했다. 정말 간만에 옷을 만지작거리며 이걸 가지고 싶다는 투지가 불타 올랐다. 역시 이런 종류가 나에겐 무척 자극적인 듯. 언제 한강진 매장에도 한 번 가봐야겠다.



대충 이러 함. 이렇게 더운데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게 신기했다.. 어휴, 정말 너무 더웠다. 그리고 재미있는 건 파주의 두 아울렛 모두에 건물 사이를 꼬마 기차 같은 게 운행하고 있었다. 둘 다 장난감같기는 한데 롯데 쪽이 그나마 좀 더 크고 본격적인 기차다. 그러니까 서울랜드나 태종대의 코끼리 열차 같은 느낌. 후배 이야기로는 미국에 이런 대형 아울렛들이 한창 만들어질 때 몇 군데 견학을 갔었는데 워낙 넓은 부지에 만들어지니까 진짜 같은 전차가 왔다 갔다 운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거기를 모델로 만들다 보니 저런 게 들어온 게 아닐까 싶다. 이유야 뭐든 이건 좀 웃기다.



Posted by macrostar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