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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유람

by macrostar 2012.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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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데 할 일도 별로 없고 해서 김가네에서 김밥을 먹고 명동에 갔다. 김가네는 예전에 김밥이 먹고 싶다고 트윗했다가 김가네가 괜찮다고 추천받아서 갔는데, 김밥과 라면을 시키고 포스퀘어를 켜보니 '다른 김가네에 비해 너무 성의없고 부실해요'라는 Tip이 떴다(노고산점). 잠시 우울해졌지만 꾸역꾸역 그냥 먹었다. 요즘 먹은 김밥 중에는 광운대 앞 김밥천국이 꽤 괜찮았다. 사실 이 두군데 밖에 안 가봤다.

명동은 지금 세일 중이다. 롯데도 신세계도 세일이고 에잇세컨즈도 H&M도 세일이다. 지나가다 슬쩍 보니 에잇세컨즈는 첫번째 시즌 오프라는 이름으로 ~60% 피켓이 붙어있었다.

명동에 H&M이 두 개 있는데 눈스퀘어와 중앙점(금강 제화 옆)이다. 제품은 눈스퀘어가 많고 이벤트성 세일은 중앙점이 많다. 중앙점에 갔는데 세일 때문에 전반적으로 가격이 낮아졌지만 이벤트성 세일만큼 할인률이 높지 않다. 즉 횡재의 가능성이 낮다. 그래서 그냥 둘러보다 나왔다. 두툼한 스웨트 후드가 꽤 괜찮아 보였다. 가을에 쌀쌀해지면 후드를 뒤집어 쓰고 입고 싶어졌지만 오늘은 너무 더웠기 때문에 입어 보지도 않았다.

그렇다 너무 더웠다. 너무 습했고, 바람도 불지 않았고, 건물에서 내뿜는 에어컨 실외기와 차들의 열기가 지독한 열섬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롯데리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900원에 준다는 쿠폰이 있어서 찾아가다보니 맥도날드는 그냥 1000원이길래 거길 들어갔다. 붐비진 않았지만 반쯤은 차 있었는데 커피를 가져다 자리에 앉아있으려니 문득 졸음이 닥쳤다. 고등학교 5교시 끝나고 쉬는 시간에 찾아오는 졸음과 비슷한 밀도의 강렬한 졸음이다. 너무 졸려서 어쩔 줄 몰라하다가 잠깐 졸기도 하고 그랬다. 손님이 꾸벅꾸벅 졸고 있는 패스트푸드 점이라니, 왠지 조금 미안하다.

한참을 앉아있다가 리브로(구 을지서점)로 향했는데 건너편 명동 쪽에서 보니 건물이 사라져있고 공사 펜스가 둘러져있었다. 없어진건가! 하고 지하로 내려갔는데 지하는 영업 중이다. 잡지를 한번 볼까 싶어서 뒤적거렸는데 딱히 오오 이건 가지고 싶다 하는 건 없었다. GQ 영국판 8월호가 올림픽 특집호인데 기념으로 사볼까 생각을 잠시 했지만 8.99불이 23000원으로 변신한 건 조금 참기 어렵다.

그리고 문구 센터를 뒤적거리며 새로나온 연필이나 이런 건 없을까 했는데 연필은 내가 한참 찾아다닐 때와 똑같은 모습이다. 모르는 상표가 두 개 쯤 보였는데 그다지 훌륭해 보이진 않아 그냥 나왔다. 

롯데나 신세계를 가볼까 했는데 피곤해서 관뒀다. 좀 좋은 물건을 보고, 만져보며 정신을 환기시키고 싶었는데 아무 것도 한 게 없다. 결국 시장 조사를 명목으로 4시간 쯤 돌아다니며 라면과 커피 마신 거 밖에 없고 그래서 이런 포스팅이 남았다. 변명을 붙이자면 날씨가 정말 사람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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