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유 블라지의 첫 번째 샤넬 컬렉션에서 주목받은 아이템 중 하나는 샤르베에서 만든 셔츠들이었다. 이걸 풍성한 퍼 종류 등과 매칭해 샤넬의 새로운 실루엣을 만들어냈다. 얼마 전 뉴욕에서 있었던 공방 컬렉션에서도 느껴지는 게 일단 마티유가 초기에 퍼를 꽤 잘 써먹고 있는 듯 하다. 샤넬의 미니멀함과 배치되는 면이 있긴 한데 어쨌든 이전과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낼 필요도 있는 상황이긴 하다.

아무튼 이 셔츠에는 안쪽에 체인이 붙어있다.

처음에 저걸 보고 셔츠가 아래에 반듯이 내려 앉은 걸 좋아하는 건가 생각했었는데 그저 샤넬의 옷을 잘 몰라서 나온 생각이었다. 가방이나 지갑 정도나 슬쩍 구경만 해봤지 옷은 겉모습 말고는 재대로 볼 기회가 없었다.
일단 저 체인은 트위드나 저지 샤넬 재킷 류 안에서 무게를 잡아주기 위한 전통적 장치다.


무거운 코트, 아우터웨어 류에는 딱히 들어가 있지 않은데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옷에는 들어간다고 한다. 저 체인을 활용해 2.55 백의 어깨끈 체인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이렇게 보면 꽤 오랜 역사가 있다.
시기를 따져보면 1939년 전쟁으로 문을 닫았다가 1954년 다시 문을 열면서 오스트리아의 남성용 재킷에서 영감을 받아 시그니처 자켓이 나왔다. 얇은 실크 안감에 가벼운 트위드 겉감 조합이라 형태를 유지할 아이디어로 체인을 붙였다고 한다. 무게추 넣는 방식은 좀 있었는데 눈에 띄는 체인은 독보적이다.
2.55 가방은 이름대로 55년 2월에 나오긴 했으니까 재킷 나온 다음 해이긴 한데 사실 어깨끈 가방은 20년대에 출시했던 제품의 업데이트 버전이라 이렇게만 보면 재킷 무게추 체인에서 2.55 체인이 왔다는 건 순서가 좀 맞지 않는다. 찾아보면 1920년대, 1930년대에는 샤넬이 가죽 가방은 별로 없었고 천 소재 가방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1930년대 보그에 샤넬의 크림색 가죽 가방에 금속 체인이 실린 적 있다고 하는데 못찾았다.
이런 걸 보면 순서는 잘 모르겠고 한 번에 다 생각해 놓고 있었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나 싶다. 즉 남성용 제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음(2.55의 스퀘어 디자인도 군대 사첼 가방에서 왔다고 알려져 있다), 체인을 여기저기 가져다 붙임 같은 것들. 참고로 체인은 수녀원 고아원에서 수녀들이 들고 다니던 키체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알려져 있다.
아무튼 결과는 저 셔츠의 체인이 그냥 나온 게 아니라는 것 정도. 근데 샤넬 가방 체인은 생각보다 상당히 무겁고 걸리적 거리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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