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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2012년의 미래 지향 패션들

by macrostar 2012.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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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위 고급 패션 쪽은 예외는 물론 있겠지만 레트로 지향이 뚜렷하다. 실제적으로 다른 분야에서도 그런 것들이 유행 중이다. 에코백이라든가, 오가닉 티셔츠라든가, 테일러드라든가, 매장 바닥의 나무라든가 뭔가 다르긴 하지만 지향하는 바에 어떤 공통점이 있다. 이런 것들을 이 험난한 디지털 시대에 뿌리가 없음을 한탄한 레트로 반작용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가능하다면 복제가 불가능한 / 비용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복제가 소량으로만 이뤄지는 것들을 찾는 작용이라고 할 수도 있다.

Coleman같은 아웃도어를 비롯해 Belstaff, Fred Perry 등이 헤리티지 몇년 하면서 재포장되고, 더불어 Moynat같은 브랜드를 역사 속에서 끄집어내고, Schiaparelli를 박물관에서 재조명하고 하는 것들은 다들 이런 식으로 레트로에 전통을 붙이는 작업들이다. 이태리 구석의 공방들도, 브룩클린 바닷가의 힙스터들이 만든 소규모 독립 샵들도 대부분 '좋은 소재'로 '제대로' '손으로 만든'이라는 전통성을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의 미래를 책임지는 건 소위 미래파(라고 하면 대부분 사기꾼이지만) 혹은 미래 지향적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패션들이다. 피에르 가르댕이 그랬고, 파코 라반이 그랬고, 꼼 데 가르송과 헬무트 랑이 그랬다.

사실 패션이라는 게 어떻든 보수적인 면모를 지닐 수 밖에 없다. 별 짓을 다 해도 몸을 가리는 옷이라는 테마가 변치 않고, 갑자기 토가라든가 한복이라든가, 아래 보이는 옷들이 일상복화 되며 널리 퍼지지 않는다. 그리고 요즘처럼 레트로 지향이 대세인 상황에서는 이런 쪽은 아무리 일을 벌려도 크게 주목받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미래 지향적이라고 해봐야 새로운 소재들의 실험, 그리고 디지털 방식의 접목 정도다. 가끔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 수도 있지만 세상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계속 실험을 하고 있다.

 
Gareth Pugh 2012 SS

Gareth Pugh는 나름 여러 시즌에 걸쳐 이런 '구조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프레임만 남겨버린 옷이라는 개념이 꽤 재미있다. 말하자면 새로운 방식의 시스루... 좀 더 자세히 보고 싶다면 트렌드랜드(링크)와 모델스닷컴(링크)이 큼지막하니 좋다.





사실 크록스의 물렁한 크로슬라이트와 그 짚신 업그레이드 풍 디자인도 매우 혁신적이기는 하지만, 여기서는 영국의 United Nude의 구두들. 이 회사 구두들은 소프트 폴리우레탄(PU), 알루미늄, 러버 등 다양한 소재에 꽤 재미있는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의자도 만들고 그러는데 홈페이지는 여기(링크).





에르메스는 이런 데 낄 브랜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여하튼 이런 회사도 놀고만 있는 건 아니다. 사실 에르메스의 스카프 전사 방식은 이미 훌륭하다. 유투브를 뒤적거리면 시연 동영상을 꽤 찾을 수 있다.  



에르메스가 이번에 몇 명의 아티스트들과 Hermès Editeur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스카프 위에 작품을 옮겨 놓는 것으로 리미티드로 생산한다. http://editeur-en.hermes.com 

이 내용을 읽다보면 사진을 실크 위로 옮기기 위해 이 전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던 새로운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도입했다고 나온다. 같은 보도 자료를 옮겼는지 사이트에 나온 이 문장 외에 다른 설명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는데 “This technique applied to a medium as delicate and beautiful as silk completely changes the look of the photography – this reproduction adds something absolutely extraordinary.” 라고 밝히고 있다. 이 실험은 앞으로 나올 에르메스의 스카프, 특히 모던한 느낌을 내는 시리즈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 같다.




Iris van Herpen이라는 네덜란드 출신의 1984년생 여성 디자이너분은 굉장히 인상적... 이고 희한한 작업을 하고 있다. 말로는 뭐라고 못하겠고 일단 사진.





그냥 눈에 걸리는 것만 집어왔는데 그로테스크한 세계관을 이런 3D 타입의 입체로 표현하고 있다. 이런 건 실물을 보면 좋겠지만 당장은 어려울 것 같고 홈페이지에 가보는 게 좋다. http://www.irisvanherpen.com/ 



에르메스를 비롯해 디지털 프린팅 쪽에서는 많은 변화들이 생기고 있다. Preen의 애매하고 희미한 프린트들, 마리 카트란주의 복잡하지만 선명한 프린트들,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지방시 티셔츠도 그렇다.

 
이 사진은 닥터 블로그스팟이라는(링크)에서. 위 사진의 Birds of Paradise는 못보고 다른 티셔츠들 몇 가지는 구경했는데 프린트 방식이 뭔가 다른 거 같기도 하고, 여튼 굉장히 잘했다. 뭔가 기존과 다른 방식을 사용한 건지, 아니면 원래 방식을 익스트림한 지점까지 끌고 간 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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