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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양말에 대하여, 상식과 도전

by macrostar 2012.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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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즘 같은 세상에 특별히 이상한 짓만 하지 않으면 별로 상관은 없을 것 같다. 즉 장례식장에 가는데 검정 수트에 분홍색 양말을 신는다든가 하는 정말 아무 생각도 없는 한 수가 아니라면 뭔 상관이랴 싶다.

양복에 흰 양말 신었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남이사 뭘 하고 다니든 알게 뭐냐. 일초라도 웃길 수 있다면 그것도 나름 좋은 삶의 방식이다. 또한 말도 안되는 조합같은 걸 감각적으로 만들어내고 실현하는 사람도 존중받아야 한다.

그래도 컬러 코디네이션은 기본적인 룰들이 존재는 하고, 상황에 맞는 양말들이 있기는 할 것이다. 가끔식 제대로 차려입고 혼자 방긋거리는 기분 좋은 경험도 할 수 있고, 또한 Breaking Rules의 재미도 뭘 알아야 느끼든 말든 하는 게 또한 세상사인 법이다.

일단 보다 넓은 주제인데 색 조합에 몇 가지 룰이 있다. 구글에서 Color Wheel을 검색해 보면 다양한 컬러 차트들이 나온다(링크).



1) 모노크롬 - 같은 컬러인데 다른 톤으로. 짙은 블루 진에 옅은 데님 셔츠, 네이비 양말 뭐 이런 식으로 조합하는 것. 차칫 잘못하면 커다란 파랑 덩어리, 커다란 핑크 덩어리 따위로 보일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소재를 다르게 매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Complementary - 위 컬러 휠에서 반대 방향에 있는 것들을 함께 놓으면 콘트라스트가 너무 강하다는 이야기. 네이비 수트에 갈색 구두를 신으면 안된다 뭐 이런 룰이 있는데 같은 선상에서 나온 이야기다. 생선과 딸기, 게와 감, 조개와 옥수수 등등 함께 먹으면 안되는 음식과 비슷하다.

보색 대비는 어렵기는 하지만 또 그만큼 돋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수트처럼 젊잖은 옷에서는 쓰지 말라고들 하는데, 알게 뭐야 메롱 그래버리면 또 할 말 없다. 도전하면 얻는 것도 있는 법이다.

 
이 사진은 사토리얼리스트. 뭐 이상하다면 이상하고, 아니라면 아니고(링크). 더불어 시계를 자랑하고 싶어 커프스 셔츠를 수트 안으로 끌어 올리신 저 분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도 야속하고. 이럴 땐 모른 척 시계 멋지신대요 해주는 게 또 사는 즐거움.



이건 프레쉬에듀케이티드맨 닷컴에서(링크). 쉽지 않은 분야에서 일하시는 것 같지만(조폭, 삐끼, 사기꾼 사업가 등등) 의외로 견실한 회사원일 수도 있다. 겉 모습 만으로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3) Split Complementary - 이건 위의 컬러 휠에서 반대편 두개를 조합시키는 방법이다. 블루라면 레드 오렌지와 옐로 오렌지 삼종 세트로 다루는 방법. 이건 수트 - 타이 - 양말 조합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 몇가지 조합의 방법들이 더 있기는 한데 뭐 고를 때 마다 저런 판 보는 것도 웃기니 생략. 자신의 피부색이라든가 하는 문제도 있으니 여러 가지를 해보는 편이 역시 좋다.


이 외에

1) 흰 양말은 역시 스포츠 용이다. 뭐니뭐니해도 운동화에 잘 어울린다.

2) 수트 - 드레스 슈즈에는 역시 드레스 양말을 신는 게 낫다. 굳이 모험할 필요없이 제대로 양복을 입어야 하는 자리에 간다면 그렇게 입고 가는 게 속 편하다. 하지만 주변의 면접 경험 등을 보면 패션이나 의류 회사면 모르겠지만 특히 우리 사회에서 그런게 꼭 중요한 건 아니다. 회색 수트에 당장 산도 탈 수 있을 듯한 랜드로버, 거기에 흰 스포츠 양말, 매우 컬러풀한 잔 체크 셔츠에 반짝거리는 넥타이 메고 대기업 면접 보고 회사 잘 다니는 사람도 많다.

3) 기본적으로 양말은 신발보다는 바지에 맞추는 게 낫다.

4) 양말은 접거나 하지말고 제 길이로 신는 게 낫다. 짧은 게 필요하면 짧은 걸 신으면 된다.

5) 개인적으로는 레귤러한 것으로 10켤레 정도, 심심할 때 3켤레 정도 갖추고 6개월에 3켤레 정도씩 보충하고 이상해진 건 버리고 하는 게 알맞은 템포같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속옷과 양말 쇼핑 주기를 파악해 놓으면 편하다.

6) 반바지와 양말, 샌들과 양말은 복잡한 문제다. 보통은 안된다고들 하고 여성들의 힐에 면양말과 다르게 어떻게 해도 예쁘게 떨어지지가 않는다.


여자 옷의 샌들 - 양말 매칭은 막 이상하진 않잖아. 여튼 외국에서도 논란 거리여서 1999년 부터 샌달에 양말 조합 사진을 꾸준히 찍고 있는 사이트도 있다. http://www.sandalandsoxer.co.uk 

요즘 IT 너드들의 사진을 보면 티셔츠 - 반바지 - 샌들 - 양말 조합은 거의 유니폼 같아 보이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사실 이상할 것도 없지 싶다. 여튼 이에 대한 하이엔드 패션의 도전은 계속 되고 있다. 

 
이건 Marni 2008년 SS, 반바지 - 드레스 양말 - 샌들이라는 과연 디자이너 하우스 한복판의 Challenge다운 패기다. 오른쪽도 비슷한데 반짝이 갈색이라 더 돋보인다.

 
이건 프라다. 오른쪽은 에나멜 샌들에 등산풍 양말. 

7) 이건 개인적인 건데 여자분들 그 구두에 신는 덧신이라는 건 정말 못 생겼다. 실용적인 목적이 있겠지만 구두와 발과 다리를 다 못생기게 만든다.

8) 이건 번외의 이야기로 여성 양말의 문제 중 하나인데 섹스와 양말도 복잡한 문제다. 세상일이 다 그러하듯 변태같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재밌다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이건 커플 양자의 문제이고 대화가 필요한 일이니 각자 알아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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