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리 앙투와네트의 구두, 프랑스 왕실

by macrostar 2012. 3. 29.
반응형
며칠 전 마리 앙투와네트가 1790년 7월 14일 national day celebrations에서 신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실크 뮬이 프랑스 투랑에서 있었던 옥션에 나왔다. 낙찰 추정가가 3천~5천 유로 정도였는데 43,225유로(약 5만 7천불)에 팔렸다.

 
오래되서 그런지 미이라 붕대같은 컬러톤이다. 왼쪽 사진을 보면 뮬 앞 부분 리본에 세가지 컬러로 색이 있었던 거 같은데 바래서 흔적만 남아있다. 뉴스에 드러난 것으로는 당시에 유행하던 화이트 실크에 3컬러 염색 리본 그리고 사이즈가 앙투와네트와 같은 US 6(UK 4, IT 36.5, 우리나라 사이즈로 235mm 정도) 라는 거 말고는 확실한 정보가 안 보이는데 비싸게 팔린 거 보니 다른 증거가 있지 않을까 싶다. 또 18세기 초에 뮬이 본격 등장해 당시에 유행이기도 했다. 하지만 뮬이 완전히 대중화된 건 1950년대 마릴린 몬로 이후다.

앙투와네트가 신었던 구두 중에 박물관에 있는 것도 있다. 위의 붕대 같은 것보다 잘 보존되었고 훨씬 화려하다.



마리 앙투와네트도 그렇고 남편 루이 16세도 그렇고 가끔 옥션에 물품들이 등장한다. 루이 16세가 감옥에서 사용하던 면도칼은 낙찰 예상가가 3천~4천 유로였는데 20,900유로에 팔렸고, 부부의 머리카락이 들어있는 9K 골드 링은 예상가가 2천 유로 정도였는데 25,700유로에 팔렸다. 앙투와네트가 감옥에 있을 때 입었던 가운의 실크 레이스의 일부는 예상가가 4천~5천 유로였는데 55,700유로에 팔렸다. 그리고 역시 앙투와네트가 감옥에서 수 놓은 실크 지갑은 예상가가 만 2천 유로 정도였는데 99,700유로에 팔렸다.


앙투와네트가 Temple 탑에 갇혀 수 놓은 지갑.

이런 물건들이 거래되는 대규모 옥션이란 프로들이 개입하는 세계일진데 예상가와 최종 낙찰가가 매번 턱없이 차이가 난다. 이쯤되면 뭔가 문제가 좀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데 - 예상가를 일부러 낮춰 발표한다(왜?), 수집하려는 프랑스 왕당파나 왕실 물품 개더러와 없애려는 시민 혁명파 사이의 경쟁이 있다(그렇다면 왜 예상가에 반영되지 않을까)류의 음모론, 같은 것들이 떠오른다.

루이 16세와 앙투와네트 부부의 물품들이 세간의 평보다 인기가 많은 건 분명해 보이는데 아무래도 이 차이는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여튼 수집의 세계, 그 중에서도 고전 물품 수집의 세계는 그 내막을 엿보기가 참 어렵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