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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reme에 대한 이야기

by macrostar 2012.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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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스트리트 웨어라는 건 매우 이상한 자리를 점하고 있다. 분명 '거리'의 옷인데 Supreme, Bape, Undercover 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비싸기도 하거니와, 구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거리 가판대에서 파는 진짜 스트리트 웨어와 구별해 Street Couture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여튼 '진짜' Supreme은 찾기가 꽤나 어려운데, 빨간색 Supreme 로고는 서울에도 사방에 널려있다.

 

예전에 보그였던가 샤넬과 Supreme의 겹치는 고객층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었는데, 사실 샤넬이나 마크 제이콥스, 톰 브라운이 플라스틱 귀걸이라든가, 패딩 머플러라든가, 티셔츠에 청바지나 운동화를 내 놓는 것과는 또 다르다.

 

 

 

스트리트 웨어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대략 70년대 말, 80년대 초반 즈음부터 시작이다. 서프 보드 디자이너였던 스투쉬는 80년대 중반부터 프린팅 티셔츠에 트레이드 마크를 찍어 팔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펑크 신의 영향이 컸는데 8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힙합 문화와 함께 가기 시작했다.

 

 

 

Stussy는 꽤 성공을 거뒀고 1990년 초반에 뉴욕 소호에 부티크를 열었다.

 

어쨋든 스트리트의 사람들 - 갱단, 스케이트 보더, 힙합퍼, 바이커도 있고 좀 더 넓게는 서퍼들까지 - 은 옷에 매우 민감하다. 예전에 80년대 말 뉴욕 브룩클린에 대한 이야기는 랄프 로렌을 입는 브룩클린 갱단에 대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 http://fashionboop.com/213

 

대략 이렇게 이때 쯤 뉴욕 맨하탄/브룩클린 스트리트의 상황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당시 프린스 스트리트에 있던 스투쉬 매장 주인이었던 제임스 제비아(James Jebbia)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보기에 이미 돈을 왕창 번 션 스투쉬는 딱히 방향을 잡지 못하고 그냥 어영부영하고 있는 거 같았다. 그래서 1994년 직접 스케이트 보드 샵을 차리기로 한다. 그게 Supreme의 시작이다.

 

 

이 아저씨가 제임스 제비아.

 

덱과 휠 같은 보드 아이템들은 어떻게 괜찮았는데 문제는 옷들이었다. 그가 보기에 당시 스케이트 보드 웨어들은 대략 12~14세 아이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었는데 뉴욕에는 18~24세의 하드코어한 사람들도 잔뜩 있었다. 그래서 그는 브룩클린에 잔뜩 있는 옷 공장에다가 티셔츠나 모자들을 주문해 만들기 시작했다.

 

제임스는 스트리트라는 하위 문화와 하이 패션이라는 주류 문화 사이를 '아티스트' + '한정 생산'으로 엮어서 비싸게 파는 식으로 포지셔닝을 했다. 이건 1988년에 시작한 A.P.C나 1993년에 시작된 Bape와 비슷한 방식이다. 다만 A.P.C는 60년대 프랑스 캐주얼을, Bape는 80년대 힙합 신을, Supreme은 90년대 스트리트 웨어 신을 계속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게 다를 뿐이다.

 

이런 방식은 제이 지의 Rocawear나 DC Shoes, X-Large, Volcom처럼 좀 더 저렴하게, 더 큰 시장을 노리고 있는 회사들은 할 수 없다. 즉 이들의 운영 방식은 럭셔리 하우스의 그것에 조금 더 가깝다. 이 중에서 A.P.C는 지금은 꽤 커져버려서 예전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는 못하고, Bape는 홍콩 회사에 팔렸고, Supreme만 예전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Supreme의 위상을 만든 또 하나의 방법은 많은 아티스트들과의 덱 작업이다. 래리 클락, 제프 쿤스, 크리스토퍼 울, 다미엔 허스트 등이 덱에다가 그림을 그렸고 한정판으로 판매되었다.

 

다미엔 허스트와의 콜래보레이션.

 

 

 

이런 스노비즘에 호소하는 사기꾼(...) 타입의 옷 장사를 하려면 아슬아슬한 줄타기 감각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데(규모가 작아서 신화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가도 한 방에 무너지기도 한다), 어쨋든 그러기 위해서는 잘 팔려야 한다. 다행히도 Supreme의 방식은 18년 째 잘 작동하고 있다.

 

 

2011 MTV 뮤직 어워드에서 Tyler. 요즘 '스무살' 랩퍼. 이런 Tie-Dye 티셔츠가 힙스터/힙합/스트리트/UK 등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유행인데 우리나라도 슬슬 보이지 않을까 싶다.

 

 

 

 

올해 초를 달궜던 케이트 모스 포스터/티셔츠.

 

 

 

 

 

이건 SS 컬렉션의 케이트 모스 화제가 끝나기도 전에 곧바로 뉴스를 탄 Supreme Comme des Garcons SHIRTS와의 콜래보레이션. Vans + CDG SHIRTS + Supreme도 함께 나오는 데 이건 여름 쯤 나온다고. 여튼 매우 발빠르다. 그게 Supreme의 최대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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