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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링(Key Ring)

by macrostar 2011.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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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전혀 쓰잘데 없는 데 계속 가지고 싶은 물건이라는 게 있다. 나 같은 경우 열쇠 고리, 명함 지갑, 그냥 지갑, 시계 같은 것들이다. 종합하자면 작고 조그마한, 가죽이나 스테인리스로 만든 튼튼해 보이는 물건.

 

이왕이면 계속 반질반질하거나 반짝반짝거리는 걸로 가지고 다니거나, 아니면 유리병에라도 넣어 책상 앞에 죽 나열해 놓고 싶다... 만 세상 일이라는 게 그렇게 말처럼 되지 않는다.

 

여튼 개인 기준이지만 발란스가 좋았으면 좋겠는데 은근히 그런 게 별로 없다.

 

 

 

나쁘진 않지만 가죽이 좀 얇아 보이고, 저런 식으로 고정하는 방식은 나중에 못생기게 늘어난다. 그리고 열쇠가 메달리는 부분이 조잡해 보인다. 나름 좋은 가죽인지(그렇게 믿고 싶다) 65불이나 된다. Billybirk(링크).

 

 

 

 

 

Brooks Brothers. 이름은 Stripe Key Fob. 이렇게 생긴 애들이 쓰기는 편하다. 하지만 이것 역시 키 메다는 링 부분이 알량해 보인다. 약간 더 두꺼운 걸 썼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여러가지 컬러가 있고 14불 50센트다(링크). 링만 구해다 바꿔 달아도 괜찮겠다.

 

 

 

 

 

이건 뭐, 튼튼한 가죽, 귀여움, 즐거움, 견고해보이는 링 부분까지 완벽하다. 굳이 흠을 잡아 보자면 링과 가죽이 연결되는 부분이 살짝 불안해 보이는 점 정도. 하지만 진정한 벽은 가격이다. Hermes, 230불(링크)

 

 

 

알덴, 처치스 같은 구두 전문 회사들은 키링에 붙이는 가죽은 이왕이면 구두 주걱, 이라는 빤한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가끔 예쁜 게 나오긴 하는데, 지금은 못 찾겠다.

 

 

 

 

너무 앙증맞지만 만약 이걸 가지고 있다면 가방에다 메달고 다니며 동네 방네 자랑할 거다.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키 케이스는 언제나 혹하게 만드는데 대부분의 경우 따로 가지고 다니는 것만 못하다. 위 사진은 지갑, 카드, 동전(심지어 떼어 낼 수 있다), 열쇠 고리까지 붙어있는데 다 집어넣으면 아마 저 단추를 끼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어디서 파는 건지 잊어버렸는데 Maison Martin Margiela.

 

 

 

뭐 여기까지는 극히 좋은 애들의 이야기들. 심심하니까 내가 쓰던 것들 이야기나 좀 붙여본다.

 

 

한때는 열쇠 고리의 다양한 용도 사용을 추구한 적이 있어서 이렇게 생긴 동전/카드 지갑과 결합된 형태를 사용한 적이 있다. 이건 저렴하지만(망고, 2만원) 평범한 인간의 사용 패턴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위 MMM과 마찬가지다.

 

동전과 카드를 집어넣으면 너무 뚱뚱해져서 지퍼가 잘 잠기지도 않고, 너무 두꺼워서 주머니에는 넣을 수 없고, 열쇠 링 부분(원래는 동그란 거였는데 다른 곳에 재활용하는 바람에 바뀌어 있다)은 디폴트가 안에 집어넣게 되어 있어서 역시 동전/카드와 겹치면 서로 부침이 매우 심하게 된다.

 

텅텅 비어있을 땐 꽤 괜찮다.

 

 

 

 

 

그러다가 이걸 사용하게 되었다. 예전에 말보로 담배 두 갑을 사면 장지갑, 중지갑, 키케이스를 껴 주던 시절이 잠깐 있었는데 그때 얻은 거다. 가죽도 참 안 좋고(저 모습으로는 믿기지 않겠지만 원래 세무다...), 표면에 표시되어 있던 말을 타며 로프를 휘두르던 말보로 맨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안에는 지저분하기 그지 없는데(내부 사진도 찍었는데 못 올리겠다) 이걸 참으로 오랫동안 사용했다.

 

지금은 내부 열쇠 메다는 부분이 거의 망가져서 현역에서 은퇴했다.

 

 

 

 

 

개인적으로 현 상황은 극한 미니멀리즘의 단계다. 이게, 생긴 건 좀 그래도 나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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