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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포터 가방의 경년 변화

by macrostar 2022.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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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 가방 홈페이지를 보면 금속 패스너 부분이 쉽게 도장이 벗겨지도록 만들어 놨다고 되어 있다. 경년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사실 탱커 시리즈를 비롯해 많은 시리즈가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 소재로 되어 있는데 이런 소재는 색이 흐리멍텅해지며 꽤 지루하게 나이를 먹는다. 면 데님이나 캔버스 같은 박력은 없음. 이런 걸 나름 재미있어 할 수도 있긴 하지만 변화가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이런 방면으로 인기를 끌만한 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포터는 쇠장식류에다가 의도된 탈색 유도를 넣어놔서 조화를 시켜놨다. 가능한 쉽게 만날 수 있는 와비 사비.

 

과정의 지리함은 역시 쉽지 않기 때문에 청바지 같은 경우에도 요즘엔 아주 빠른 시간 안에 한꺼풀 벗겨지면서 나름 괜찮은 모습이 나오도록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상태로 상당한 시간이 흘러가니까 자연스럽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고 수단과 목적이 전도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어떤 분야든 기술적으로 해결 할 수만 있다면 재미있어 하는 부분을 선순위에 놓는 건 흔한 방식이다.

 

 

위 문구는 일본 사이트의 번역. 찾아보니까 한국 홈페이지에는 이런 이야기가 없네. 경년 변화의 인기 여부에 따라 올려놓는 건가 싶지만 그래도 쉽게 도장이 벗겨지면 불만이 있지 않을까. 안내를 해놓는 게 좋을 듯 하다. 그러면서 물건을 사용하는 데에는 이런 재미도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이 가방은 예전에도 올린 적이 있는 데 마가렛 호웰과 포터 협업의 브리프케이스다. 계속 나오고는 있지만(안감 색이 발매 시기에 따라 바뀌는 거 같다) 주변에서 잘 보기는 어려운데 최근 들어 몇몇 국내 중고 사이트에 목격을 하고 있는 게 약간 신기함.

 

 

이 가방의 금속 장식류는 기본 블랙에 벗겨지면서 구리색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크로스 줄은 아무래도 계속 긁히고 있으니까 금세 색이 변한다. 손잡이는 손이 사포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마찰이 없으니 사이드 부분부터 도장이 사라지고 있다. 그건 그렇고 포터 콜라보 라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 지퍼 손잡이 약간 별로임. 사이즈와 무게 사이에 균형이 맞지 않는 느낌이다.

 

약간 문제라면 겉면의 색바램이 꽤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코튼 분위기 나는 나일론에 밑단은 타포린으로 알고 있다. 예전에 벤틸이라고 적혀있는 것도 있었는데 바뀐 건지 잘못 적은 건지 잘 모르겠음. 아무튼 이게 물이 빠지거나 하는 것도 아닌데 새 건 분명 아닌 거 같음의 흐리멍텅한 상태가 몇 년 째 지속되고 있다. 이렇게 눈에 가장 잘 보이는 겉면의 경년 변화와 쇠장식류의 변화와 발란스가 그다지 좋지 않으니까 약간 재미가 없음. 

 

가방 이야기나 좀 더 해보자면 크게 보자면 나쁠 건 없는데 몇몇 문제가 있다. 일단 좀 크다. 작으면 아쉬울 때가 있지만 크면 그런 건 없긴 한데 노트북 같은 거만 가볍게 들고 나가려고 할 때 살짝 부담스럽다.

 

 

그리고 각이 잘 안 잡혀 있는 문제가 있는데 각이 너무 잡혀 있으면 또 너무 "서류가방" 분위기가 강해져 버리긴 한다. 전면부 주머니 등 지퍼 부분도 문제가 많은데 이 가방을 만든 사람은 이 가방을 열심히 써본 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써봤다면 금세 문제를 눈치 챘을 텐데 그냥 계속 내놓을 리가 없음. 지금이라도 써보길 권장함...

 

처음에 중고로 구입해 한참 열심히 쓰다가 또 한참 보관만 했었는데 이러다 또 언제 쓰냐 싶어서 올 여름 정도부터 다시 열심히 들고 다니고 있다. 아무튼 가지고 있는 제품들이 잘 낡도록 모두들 열심히 사용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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