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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오래 입는 일과 다양성 가치

by 마크로스타 macrostar 2021.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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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옷을 오래 입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링크). 이 이야기는 사실 약간 더 큰 범위로 확대할 수 있다. 예컨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시선의 변경, 새로운 패션이다.

 

사실 옷을 오래 입는 일의 핵심은 환경 보호보다 다양성에 있다. 일률적이지 않은 여러가지 가치의 공존이 가능해야 오래 입는 일도 그 중에 하나로 혹은 그 모든 일의 바탕이 되는 가치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즉 아무리 빨라도 트렌드, 유행이라는 획일화된 가치에 대한 반발에서 나오는 이야기고 이 말은 옷을 오래 입는 일이 또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 지나가 버려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물론 패션 브랜드는 이걸 하나의 트렌드로 만들고 싶어 한다. 왜냐 하면 패션은 비즈니스이고 새 제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한 사람들의 염려 속에서 재활용 소재가 키포인트로 부상하게 된다. 아무튼 헌 옷의 재활용이든, 헌 옷처럼 보이게 만들었든 새 옷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양성은 여러가지 가치를 의미한다. 모든 패션은 각자의 생활 방식에 기반해야 하고 그건 성 다양성, 민족 다양성, 인종 다양성, 문화 다양성 등등 여러가지를 포함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가치를 기반으로 바라보면 지금 여러 패션 브랜드의 행보에 대해 일종의 선을 그어볼 수 있다. 예컨대 몸이 날씬해 보이거나 다리가 길어 보이는 레깅스. 그럴 필요가 있을까? 허리가 쑥 들어가 몸매를 살려주는 아웃도어 자켓. 그럴 필요가 있을까? 저 옷은 무엇을 위해 입는가. 분명 레깅스나 아웃도어 자켓 같은 트렌드의 대두는 건강에 대한 가치 재고와 자기 몸 긍정주의 같은 데서 나왔다. 마르고, 다리가 길고, 허리가 쑥 들어가고, 남성적 컬러와 여성적 컬러 등등 각자의 다름과 별로 관계 없는 이미지의 반복에 의해 머리 속에 들어찬 획일적인 이상적 가치에 기반한다. 그리고 패션 브랜드는 사람들이 익숙한 이전의 가치를 대입해 환원하려고 한다. 팔던 걸 팔자는 거다.

 

물론 젠더리스, 유니섹스, 몸을 굳이 드러내지 않는 운동복 등을 만든다고 해서 진일보해 나아가고 있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망해버리면 다 소용없는 판에 전략을 짜는 건 당연하고 유의미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방향이 중요하다. 패션 브랜드는 일종의 세계관을 제시한다. 고급 브랜드일 수록 그 세계는 촘촘하고 정교하다. 그들이 지금 만들고 있는 세계가 어떤 모습인지, 뭘 향하고 있는지는 원래부터 중요했지만 이제는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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