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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하트의 디트로이트 자켓, 뒤적뒤적

by macrostar 2021.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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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갑자기 칼하트의 디트로이트 자켓에 관심이 가서 뒤적거리고 있다. 칼하트의 디트로이트는 1954년에 처음 나왔는데 프론트 지퍼를 사용한 최초 워크 자켓인가 뭐 그렇다. 디트로이트라는 이름은 1990년대에 들어서야 붙었고 지퍼 자켓, 블랭킷 라인드 지퍼 자켓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프론트 지퍼와 함께 12온스의 두터운 덕 코튼 겉감에 코듀로이 칼라, 짧은 총장, 커다란 팔통, 45도 기울어진 사이드 포켓, 하나의 가슴 포켓, 블랭킷 안감 등이 주요 특징이다. 손목에 폭 조절 버튼이 두 개있고 허리 뒤쪽에 역시 폭 조절 버튼이 두 개 있다. 코듀로이 칼라 뒤에는 버튼이 있어서 후드를 부착할 수 있다. 덕 코튼은 데님과 마찬가지로 세탁하면 줄어들고 뜨거운 건조기에 돌리면 더 줄어든다. 주의.

 

 

왼쪽은 1959년 하트 칼하트 로고 시절 제품이고 오른쪽은 1957년 광고라고 한다. 6LC가 지금의 디트로이트 자켓이 아닐까 싶다. 후드용 버튼이 안쪽에 있었네. 초창기에는 데님으로 만들었다가 지금으로 덕 코튼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갑자기 디트로이트에 관심이 생긴 이유는 쇼트 자켓에 흥미가 좀 있고, 덕 코튼 옷이 없기 때문이다. 덕 코튼은 예전에 있었는데 다 다른 사람들 줬음... 덕이 싫어진 건 아니고 사이즈도 너무 안 맞고 그래서. 요즘 들어 부쩍 덕 코튼의 착용 경험, 페이딩 경향 등이 궁금해져서 칼하트의 블랭킷 초어 재킷, 엘엘빈의 헌팅 등등을 생각해 보고 있었다. 그런데 초어 재킷 류는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서 쇼트 렝쓰류가 좀 더 신선하지 않을가 싶어서 물망에 오른 게 디트로이트. 그러면서 가만히 살펴보니 몇 년 디트로이트가 유행을 좀 한 거 같다. 스트리트 기본템이라는 이야기를 듣지만 하나 있으면 그냥 별 생각 없이 몇 십 년 함께 갈 수 있는 옷이기도 하다.

 

아무튼 칼하트의 세부적 사항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는 모르는데 USA 메이드 디트로이트 워크웨어 타입을 구해볼까 싶어서 뒤적거리다 보니 몇 가지 버전이 있는 듯 하다. 왜 스타일 넘버가 다른가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아주 확실하진 않고 심적인 추측이다. 확실해 지면 보충해 보겠음. 분명한 건 이것보다 변종이 더 많이 있다. 아래는 라벨에 적혀 있는 로트 넘버, 스타일 넘버 기준. 오랫동안 나온 옷이라 같은 넘버 아래에서도 약간씩 변형이 있다.

 

 

* J001

 

보통 알고 있는 기본 칼하트 디트로이트. 블랭킷 라이닝인데 팔 부분은 퀼트 라이닝이다.

 

사진 오른쪽 부분에 보면 안주머니가 있는데 잘 안보인다.

 

 

* 6BLJ

 

겉은 똑같게 생겼다. 하지만 6BLJ는 팔 부분도 블랭킷 라이닝이다. 

 

 

그리고 안 주머니가 안보인다. 또한 디트로이트는 왼쪽 가슴 부분에 로고가 붙어 있는데 6BLJ는 가슴에 붙어 있는 버전이 있고 왼쪽 주머니에 붙어 있는 버전이 있다.

 

 

 

 

* J97

 

이건 내부는 J001과 같다.

 

 

스타일 넘버가 다르면 어딘가 다를텐데 뭘까 했는데 이건 겉감이 샌드스톤인 듯 하다.

 

 

J97은 다들 어딘가 물 빠진 분위기가 남. 덕 액티브 같은 옷도 샌드스톤 버전이 따로 있다. 그런 게 아닐까 싶음. 그리고 샌드스톤 버전은 가죽 로고 패치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위 사진에 살짝 보인다.

 

 

 

* 103828

 

칼하트 홈페이지에서 디트로이트 검색하면 나오는 현행 버전. 

 

 

이제는 미국 제조는 아니다. 보다시피 내부가 상당히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안 주머니도 양쪽에 다 있고 위 사진을 보니 프론트 지퍼 안쪽에 플랩도 붙어 있다.

 

 

 

이거 말고 칼하트 WIP 디트로이트도 있는데 이건 워크웨어는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는 생략. 물론 디트로이트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커다란 팔통, 커다란 몸통, 짧은 길이)을 용납하기 힘들다면 WIP로 가는 게 입기 쉽다. 하지만 WIP로 갈거면 왜 칼하트를 입으려고 하는가, 차라리 벤 데이비스나 디키즈 등등을 찾아보는 게 낫지 않을까, 아니면 워크웨어를 보다 패셔너블하게 해석한 브랜드가 세상엔 많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긴 하다. 사실 비노동자에게 이 옷은 웃긴데 그러면서도 은근 써먹을 데가 많음이 입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생각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WIP 옷이 하나 있는데 꽤 유용하고 좋아서 자주 입는다.

 

 

그런데 이렇게 디트로이트를 뒤적거리다 보니까 이것보다 주머니가 이렇게 생긴 게 더 눈에 들어왔음.

 

 

이것은 J002라는 옷으로 덕 트래디셔널이라고 부른다. 저 주머니가 마음에 들긴 하지만 저 벨크로 지퍼 플랩은 도심 생활 사용에는 귀찮은 문제가 있을 거 같다. 이런 주머니가 달린 옷도 가슴 포켓 달린 버전, 후드 달린 버전 등등 변이가 엄청나게 많다. 다양한 곳에서 활약하는 억센 노동자를 위한 세심한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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