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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지 모자

by macrostar 2021.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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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재밌어 보이는 걸 하는 듯한 요즘의 움직임을 '발견'하는데는 확실히 인스타그램이 최고인 듯 하다. 인스타그램은 나의 팔로잉, 관심사, 좋아요 버튼, 타임라인과 전혀 다르게 뭔가 독특한 알고리즘을 제공하고 있는데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신기한 걸 만날 수는 있다. 물론 스쳐지나간 걸 다시 만나기가 무척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기는 하다.

 

유튜브에서는 이미 익숙한 것들을 벗어나기가 조금 어렵고 트위터는 타임라인을 의지를 가지고 정교하게 구성하지 않는 한 확증 편향적인 구석을 벗어나기가 어렵다. 게다가 새로운 걸 발견하기는 좀 어렵다. 인스타 다음이라면 차라리 길거리다. 힙, 트렌디는 아니지만 확실히 뭔가 움직이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고 완전 생각지도 못한 걸 보게 되기도 한다.

 

아무튼 몇 달 전에 저 연구실 로고를 오바로크 해 놓은 듯한 모자는 대체 뭐지라는 생각으로 팔로잉을 한 브랜드가 있었다.

 

 

줄여서 WHR. 홈페이지 주소에도 institute가 들어 있고(링크) 제품 소개는 그림이다.

 

 

SSENSE에 적혀 있는 소개에 따르면(링크) 캘리포니아에 기반하고 서핑, 날씨, 해변 라이프에서 오랜 기간 동안 하드하게 입을 수 있는 기능적인 비치 웨어를 만든다. 옷 뿐만 아니라 여러 유틸리티 등도 만드는 데(위에서 보이는 워터 키 같은) 궁극적으로 서핑 레볼루션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그 다음으로 눈에 띈 건 미스터 그린이다. 홈페이지는 그린 미스터(링크).

 

 

거기에서 나오는 제너럴 사이키델릭 디파트먼트 시리즈의 코듀로이 모자. WHR과 느낌적인 느낌은 비슷하다. 이건 갤러리아에 오픈한 프레드 시갈에서 판매하는 데 미국 제조로 생긴 거에 비해서는 살짝 비싸다. 겨울 다 지났는데 왜 코듀로이 모자를 가져다 놨을까 생각을 했는데 홈페이지에서도 저 모자는 없고 기어 피싱이라고 물고기와 낚시 찌 그려진 모자 같은 것만 있다.

 

이 브랜드는 프레드 시갈 말고도 국내에 파는 곳이 있는데(링크) 역시 LA 브랜드고 "흡연 문화, 도자기, 문학, 음악 등에서 영감을 받아 진화된 형상을 문화적 관점으로 표현하는 고상한 사람들을 위한 친절한 라이프 스토어"라고 한다.

 

 

마지막은 센트럴 하이.

 

다들 리서치, 디파트먼트, 실험실 이런 말을 좀 좋아하는 듯. 여기는 홈페이지에는 그저 낫 포 에브리원(링크)이라고만 되어 있고 검색이 어려워서 귀찮아서 찾다 말았는데 컴플렉스에 소개가 실린 적이 있다.

 

 

인스타드램 팔로워가 2300명인가 밖에 안되는 아직 갈 길이 좀 많은 브랜드다. 

 

이런 느낌스.

 

여기서 말한 세 브랜드들을 보고 있자면 브레인데드 같은 곳과 비슷한 분위기를 볼 수 있는데 전반적으로 브랜드 기반 로컬 지역의 80, 90년대 유스 컬쳐, 스포츠, 반항 문화, B급 무비, 놀자와 아트스쿨 풍 폼남 등등이 뒤섞여 있는 거 같다. 모든 게 엉망으로 섞여 있었고 그 속에서 무엇인가가 넘쳐났다던 80년대 초반의 LA 이야기가 떠오른다.

 

 

뭐 그렇구나 싶기는 한데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건 SNS를 뒤적거리다 보면 이런 비슷한 브랜드들이 특히 미국에서 요 몇 년 째 꽤나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 같다. 국내도 좀 그런 분위기가 있음. 이건 뭐야 싶은 것도 있고 시원찮은 것도 있지만 아무튼 어떤 식으로든 의욕이 넘쳐나는 시기라는 건 분명 재미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 마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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