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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를 바꾼 이야기

by macrostar 2021.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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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시베리아 도로 이야기(링크)에 이은 또 하나의 엉뚱한 이야기. 키보드 역시 몸에 닿는 툴이고 그런 면에서 취향, 민감함, 원하는 목적과 기능, 사용의 편의성 등등의 측면에서 일상복 생활과 또한 비슷한 면이 있다. 하지만 깊게 들어가면 매우 골치 아파지고 원하는 게 분명할 수록 비용도 많이 드는 분야이기도 하다. 물론 대중적인 인기와는 거리가 좀 있긴 하고 예전에 한창 포럼 같은 데 돌아다닐 때는 완전 마이너였는데 게임 특수와 함께 익숙해진 사람들이 많아지기는 했다.

 

어쨌든 어떤 시점을 넘어서며 마음에 드는 키보드를 하나 찾고 난 이후 이 세계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가 그 키보드도 좁은 책상의 문제로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요새 손가락도 아프고 주변에 키보드 다량 컬렉터도 한 명 있는 덕분에 몇 가지를 테스트하며 집에 가져다 놓을 키보드를 검색하는 데 이르렀다.

 

 

결론적으로 구입한 건 이것. 80키짜리 텐키리스 키보드로 데이타콤프라는 곳에서 나온 알프스 블루 복각 스위치를 사용한다. 모카 - 레드라는 좀 이상한 컬러인데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그래도 뭔가 요란한 게 들어와 있으니까 기분이 환기도 되는 거 같다.

 

 

이색사출 키캡인데 이전에 사용하던 것에 비해서(아래 나온다) 스위치에 딱 달라붙어 있는 느낌이 좀 있다. 덜렁거리는 느낌이 덜해서 손가락에 압력이 좀 더 명확하게 느껴지긴 함. 키캡의 문제인지 살짝 서걱거리는 데 별로 좋아하진 않음. 그래도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좋고 나쁘지 않다.

 

 

원래 찾던 건 타이하오 APC 블루라는 역시 알프스 블루 복각 스위치를 사용한 같은 회사의 텐키리스 버전이었다. 빈티지 키캡이 안정적이고 가벼운 키캡에 가벼운 스위치라 뭔가 덜컹거리는 느낌이 있는데 그래서 조금 더 가볍게 느껴진다. 이게 당장 구하기가 좀 어려워서 일단은 관뒀음. 참고로 데이타콤프는 60gf, 타이하오는 55gf로 타이하오 쪽이 스위치가 살짝 가볍다. 

 

 

 

스위치의 가벼움이라는 목적과는 좀 멀고 글 쓰는 데 전혀 적합하지 않은 형태라 포기한 이 키보드가 사실은 가장 재미있었다. 넘패드는 물론이고 방향키, 펑션키 라인도 빠져 있는 40키 간략 구조. ~ 글자를 쓰려면 키를 세개씩 눌러야 하고 자주 사용하는 문장 부분 선택 복사 붙임을 하는 데 너무 귀찮다는 문제 때문에 관뒀지만 금속성 걍걍걍거리는 소리가 매우 신나는 키보드였다. 일단 빌려와서 종종 두드리고 있다. 

 

아무튼 이러 저러한 과정과 약간의 소동을 거쳤다. 이제 일이나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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