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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H&M과 시몬 로샤의 협업, 3월 11일

by macrostar 2021.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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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 쯤 이야기하던 H&M과 시몬 로샤의 협업 컬렉션(링크)이 이제 열흘 정도 앞으로 다가왔다. 컬렉션과 가격 등등이 다 공개되었다. 이런 곳(링크)을 참고하시고. 

 

 

디자이너 브랜드와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협업이라고 하면 티셔츠에 이름 적어 넣는 정도였다가 랑방, 지암바티스타 발리 등등을 거치며 드레스 같은 게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지도 이미 시간이 한참 지났다.

 

이런 부분을 보면 과연 고급 브랜드의 드레스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생각해 보게 되는 데 물론 드레스가 그저 생김새만 말하는 게 아닐거다. 예컨대 디자이너의 유니크한 개성과 함께 소재와 촉감, 만듦새 등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개입되어 있다. 그런 것들이 가격을 비싸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패스트 패션과의 협업은 가격의 한계가 분명하고 그러므로 다른 모든 부분을 제거하고 생긴 모습을 복원하는 데 중점을 둘 수 밖에 없다. 말하자면 덜 엄격한 견지에서 바라본 코스프레 의상이다. 그리고 이것은 포토제닉을 향한다. 경복궁에서 사진 찍으라고 빌려주는 조악한 의상들, 특별 발매된 바비 인형 디자이너 컬렉션 같은 게 생각나지만 일단 적어도 디자이너와 거대 기업의 이름이 들어간 라벨이 붙어 있다는 점에서 보다 본격적이다.

 

그렇다면 굳이 이렇게 옷으로의 기능을 떨어트려 가면서까지 오버 스펙의 옷을 패스트 패션이 제작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물론 입을 수 있다. 하지만 한계는 명백하다. 핑크색에 시몬 로샤 프린트가 새겨진 튼튼한 티셔츠나 청바지를 100불 정도에 내놨다면 200불에 드레스를 살 수 있는 판에 좀 비싸긴 하지만 훨씬 훌륭한 퀄리티의 옷을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즐겁게 입을 수 있을 거다. UT에서 시몬 로샤 드레스가 그려진 협업 티셔츠을 내놨다면 10만원 정도면 5벌씩 사서 한동안 줄창 입고 다닐 수도 있다. 물론 249불 드레스에 비해 임팩트는 훨씬 부족하다. 인형옷이든 뭐든 아무튼 시몬 로샤의 드레스니까. 

 

이런 점에서 보면 저건 참 쓸데없고 부질없는 패션의 속성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한 단면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J를 비롯해 위에 말한 랑방, 지암바티스타 발리, 발망 등등 겉은 패스트 패션스럽게 보이지 않지만 속은 디자이너 브랜드 싶지 않은 포토제닉한 옷들은 이미 십년, 이십년 간 지속되며 어떤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런 걸 가지고 또 나름의 즐거운 패션 생활을 만들어 간다. 이런 게 없다면 세상에 없었을 즐거움이다. 아무튼 이것저것 다양하게 있으면 그런 걸 가지고 재미있게 노는 사람들이 형성되기 마련인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패션 세상에 있어서 지나치게 환경을 파괴하고, 약자를 괴롭히고, 다양성을 훼손하는 게 아닌 한 누군가에게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는 건 아무 영향도, 의미도 없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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