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옷의 즐거움

재택 근무의 복장 - 베스트(vest)

by macrostar 2021. 2. 5.
반응형

베스트를 좀 좋아하는데 일단 생긴 게 어딘가 유용할 거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에너제틱하고 액티브해 보이고 활동성과 보온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 있으므로 더 쓸모가 많을 거 같다. 하지만 멀티 유즈가 유용할 거라는 생각에 만들어 낸 제품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극단의 양쪽에서 보자면 그저 둘 다 불충분한 무용한 제품이 되기 일쑤다. 아무튼 겨울에는 팔이 춥고 다운 베스트에 맞는 적당한 '쌀쌀함'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몇 개나 가지고 있었지만 별로 쓸 데는 없었다.

 

 

그러다가 재택 근무의 시절이 찾아오면서 이 옷은 극단적으로 자주 입는 옷이 되었다. 즉 지금까지 사용 패턴에 맞지 않았을 뿐 나름의 효용이 분명히 있었다는 뜻이다. 그것은 바로 추운 날 실내 근무. 몸을 좀 쓰는 동적인 일이든 정적인 일이든 다 괜찮을 거 같다. 노트북 앞에 앉아있는 업무의 성격에는 잘 맞지만 딱히 옷을 두고 다닐 적이 없다는 장소가 없다는 게 문제였다.

 

맨 왼쪽은 예전 노스페이스의 일본판 눕시 다운. 가운데는 프리마로프트, 맨 오른쪽은 방풍 플리스. 사실 보일러를 아끼는 실내용으로는 눕시가 가장 잘 맞고 가운데는 가벼운 합성 충전재 제품이라 등산, 운동에 잘 맞는다. 레트로 x 베스트는 눕시가 지겨울 때, 아니면 밤에 자기 전 이건 대체 어디에 쓰면 좋을까 할 때 입어본다.

 

못생기긴 했지만 눕시가 참 좋은 옷이라는 걸 다시 깨닫는 계기가 되고 있기도 하다. 일본판에 ND로 시작하는 제품 번호를 가진 꽤 오래된 버전인데 여전히 퉁퉁하고 털 빠지는 건 거의 본 적이 없다. 주로 실내에서 라지만 정말 막 다루고 있고 가끔 헬스장 갈 때나 쓰레기 버릴 때 입고 나가는데 어디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다만 이 버전의 약점이라면.

 

 

로고가 뒷면 중앙 위쪽에 붙어 있는 타입인데 저 곡선이다. 

 

 

 

최근 버전의 단정한 뒷 모습에 비해 곡선의 우람함은 약간 부담스럽다. 게다가 저 부분에 충전재가 많이 들어 있는지 유난히 튀어나와 보인다. 그래서 가끔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면 곤충 같은 느낌이 있다. 이왕 곤충 느낌이라면 초록색이면 좋았을 텐데.

 

 

 

예전에 노스페이스에서 메루 등반 키트의 하나로 새플이라는 괴상하게 근육질인 다운 파카를 내놓은 적이 있는 데 눕시 베스트가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것도 문득 생각난다.

 

 

 

사실 베스트 류가 저거 말고도 몇 개가 더 있다... 순환 용으로 사용하기에 저것보다 더 많으면 차례를 챙기기에 부담스러워서 저 셋을 주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감상, 분석용으로 쌓여 있던 게 재택 근무 기간(이제 1년 째에 접어들고 있다)에 매우 유용한 옷으로 변신해서 좋긴 하다. 쓸데 없는 낭비가 아니었어... 라고 말하기엔 재택 근무에 접어들며 필요해서 구입한 옷이 나름 좀 있기는 하다.

 

그래도 재택 근무는 싫다. 어딘가에 가면 책상 위에 할 일이 잔뜩 쌓여 있고, 그것만 생각하다가 끝나고 나면 가만히 두고 아무 것도 없는 데로 돌아와 다 잊어버리고 쉴 수 있는 게 아무튼 최고다. 

 

반응형

댓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