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옷의 즐거움

자기 옷을 자세히 살펴 봄

by macrostar 2020. 1. 2.

2020년입니다. 20200102. 1월, 2월 내내 8자 압축 일자는 꽤 재미있는 모습을 띄고 있겠죠. 패션붑의 첫 이야기는 자기 옷을 자세히 살펴 봄으로 시작합니다. 일상복 탐구(링크)에서도 시종일관 했던 이야기죠. 확실히 옷을 관리하는 것, 예를 들어 세탁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처리하는 것은 옷 생활에서 트렌디한 새 옷을 구입해 입고 나가는 일에 비해 감흥이 낮고 인기가 없는 분야입니다. 그렇지만 이건 본질의 문제가 아니라 훈련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잘 모르니까 재미를 못 느끼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할 만큼 하면서 재미를 가져보는 게 어떨까 하고 제안을 해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물론 관리와 관찰이 패션 생활의 대세가 될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패션은 남에게 보여짐이라는 본질을 가지고 있는데 이건 자기에 집중함이라는 전혀 다른 시스템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해도 여기에는 다른 종료의 감흥이 있다는 건 분명합니다. 딱히 지속 가능한 패션이니 뭐니를 떠나도 말초적 즐거움이 아닌 건 대부분 어느 정도의 학습과 훈련에 따라 나오기 마련입니다. 꾸준히 이 이야기를 하는 건 물론 크게 강요하려는 건 아니고 이것도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해보는 거죠. 게다가 바로 위에서 말한 지속 가능한 패션 같은 데도 도움이 크게 못 될 망정 더 망쳐놓을 가능성은 줄여준다는 부수적 소득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옷은 거의 수정, 조작을 하지 않아요. 셔츠 팔 길이나 바지 길이처럼 처음부터 원래 수정하도록 만들어진 것들을 제외하면 브랜드가 제안하는 사이즈를 보통 구입하고, 예전에는 사실 너무 커서 한 칸 아래로 구입하긴 합니다만, 예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를 생각해 보는 편입니다. 그래서 공산품을 좋아해요. 대량 생산 된 것들에서 인간의 몸 사이즈에 대해 브랜드가 가지는 약간의 고민을 읽어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위 사진의 옷은 몇 군데를 DIY로 건드렸습니다. 이상한 곳에 붙어 있는 라벨을 떼어 냈고, 또 허리 벨트 루프를 떼어 냈습니다. 코트 벨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예전에는 그려려니 했기 때문에 저걸 구입했었지만 이제는 좋아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수정을 가했습니다. 물론 그러고 나면 저걸 만든 사람이 생각했던 versatile 함은 어느 정도 사라지겠죠. 그래도 갈 만큼 간 다음 고쳤으니 딱히 후회될 건 있나 싶습니다.

 

아무튼 이런 저런 과정을 거치며 가능한 많은 부분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가는 것도 옷의 즐거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책상이나 의자나, 사용하는 숫가락이나 컵이나 모두 마찬가지죠. 한참 쓰다 보면 뭐가 괜찮았는지, 뭐가 별로였는지 알아가게 되죠. 물론 애정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특정 옷에 애정을 가지는 건 약간 위험해요. 애정이라는 건 가능하다면 유기물, 생명체에 가지는 게 삶의 태도와 방향에서 그나마 좋은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편입니다. 굳이 이런 이야기를 2020년 벽두에 써보는 이유는 가끔씩 얘는 뭘 했대... 같은 생각을 해보면 옷 생활이 조금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났기 때문입니다. 계속 해오는 이야기지만 아직 많이들 시큰둥한 거 같아서요. 물론 이게 영 먹히지 않을 잘못된 길일 수도 있겠죠.

 

그건 그렇고 올해는 트렌드 이야기를 조금 더 해 볼 생각입니다. 작년에 일상복 이야기를 주로 하면서 꽤 놓치고 있었던 거 같지만 옳든 그르든 좋든 별로든 패션의 핵심은 더 폼 나 보이는 거긴 하죠. 그 '폼 남'의 정의와 개념이 변해가고 있지만 아무튼 프레임은 그렇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특히 요새 번역을 하고 있는 책에서 그런 부분을 많이 느껴보고 있습니다. 거기서 손을 너무 떼면 약간 산 속에 혼자 살아가는 영감 같은 기분이 드는 거 같아요. 약간 반성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어느 자리에 너무 앵커를 내려 버리면 그것도 곤란한 건 분명합니다. 패션이 인생에서 그렇게 까지 커다란 목표가 되면 그건 좀 곤란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슬렁슬렁거리며 조금씩 나아가야죠. 가끔 큰 파도가 오면 몸을 맡기고 훅 나아가고요. 아무튼 패션 생활이란 처진 기분이 들면 끝장입니다. 언제나 상큼, 빠릿. 즐거운 인생이란 그런 거겠죠.

 

여기 오시는 모든 분들, 제 책과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즐거운 패션 생활을 꾸려 나가보자고요.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