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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어 재킷의 상단 왼쪽 주머니

by macrostar 2019.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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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옷에 대한 이야기를 쓸 때마다 이름이 고민되는데 초어 코트, 초어 재킷, 워크 재킷, 레일로드 재킷 일본에서는 카버올(=커버올) 등으로 부르기 때문이다. 뭘 써도 정확히 그것을 지칭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아무튼 빈티지 초어 재킷, 이렇게 생긴 옷을 말한다.

 

 

 

 

미국에서 1900년대 초부터 비슷하게 생긴 게 있다가 1920년대에 오버올즈 위에 입는 색 코트 비슷하게 나오다가 단독 착용형으로 독립했다. 칼하트의 경우 데님 버전이 1925년, 덕 버전이 1928년에 나왔다고 한다. 거의 비슷한 시기인 1925년에 LEE에서는 91J, 소위 "로코" 재킷이 나왔다. 

 

세세하게 바라보면 다른 점들이 꽤 있는데 데님처럼 단단한 천으로 만든 색 코트, 색 재킷 모습이라는 점은 모두 같다. 다른 점이라면 보통 라글란이냐 어깨+몸통 구조냐, 손목 끝 조절 방식(단추가 두개냐 세개냐) 같은 것들이 있다. 그리고 아래 커다란 주머니 두 개, 상단에 작은 주머니 두 개는 거의 같다.

 

오늘의 이야기할 문제는 상단의 두 개 포켓. 양쪽 다 금속 단추 붙어 있는 LEE는 약간 다르지만 보통 복각 브랜드에서 카바올을 복각할 때는 맨 위 사진처럼(리얼 맥코이 제품이다) 오른쪽 주머니는 플랩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왼쪽 주머니. 이게 1940년대까지는 포켓 와치를 넣는 주머니로 썼는데 그 이후 손목 시계가 급속 보급되면서 할 일이 없어졌다. 그래서 많은 복각 브랜드들이 이 자리에 시계 포켓의 흔적, 펜 주머니, 로고 패치, 그냥 스티치 등으로 개성을 만들어 낸다. 맨 위 리얼 맥코이 제품의 경우 5각형 형태고 왼쪽 끝에 펜 자리를 넣었다. 

 

 

 

그렇지만 이런 형태가 가장 흔하다. 펜이 가운데 방향으로 붙어 있고 버튼 라인에 포켓 와치용 고리가 있는 걸 봐서 주머니 가운데에 구멍이 있을 거다. 보통 1940년대 형 복각이 라글란 형태가 많으니까 이렇게 포켓 와치 고리가 있다. 1950년대 이후 복각을 보면 어깨 + 몸통이 많은데 그런 경우 포켓 와치 고리가 있거나 없거나 한다. 없는 게 더 그럴듯하지 않나 생각함.

 

 

그런데. 집에 있는 카바올을 유심히 보다보니까

 

 

가운데에 구멍이 있다. 그냥 포켓 와치 고리를 끼우는 데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심심해서 펜을 넣어 보니까 위 아래 구멍이 따로다. 즉 아래 구멍에서는 위쪽으로 공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예상했던 포켓 와치 고리는 불가능하다. 

 

 

 

펜을 넣어 봤더니 이렇게 된다. 둘 다 불안하다. 즉 펜 길이가 일반적인 건 안되고 몽당 연필을 넣어야 한다. 대체 이게 뭘까 궁금해졌다.

 

 

 

칼하트 홈페이지에 보면 대표 모델 중 하나인 초어 코트의 역사에 대한 설명이 있다(링크). 여기에 보면 단순한 색 재킷 형태였다가 1930년대 들어 몇 가지 변화가 생겼다. 코듀로이 칼라가 붙었고 블랭킷 안감 옵션이 생겼다. 그리고 1954년 바이 스윙 어깨가 붙었다.

 

 

바이 스윙, 풀 스윙은 어깨에 주름있는 걸 말한다. 움직이기에 편하지만 옛날 옷 냄새가 물씬 나게 만든다. 칼라에 보면 단추가 있는 데 후드 붙이는 곳이다. 칼하트 작업복에 많이 달려 있는데 붙이고 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

 

그리고 같은 1954년 손목 시대 보급에 따른 대처로 저 왼쪽 주머니 부분이 포켓 와치를 고려하지 않는 방식으로 변화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까 칼하트가 펜 넣는 곳이 왼쪽 끝에 있었군. 요새 C001은 그냥 네모 모양에 리벳이 붙어 있다. 여기까지 보다 생각난 건데 펜 두 개 들어가는 이야기를 찾으려면 이 방향으로 시작하면 안 되는 거였던 듯... 귀찮아져서 그만한다. 오늘의 소득이라면 1954년의 변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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