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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너리 핏츠와 빅맥의 콜라보

by macrostar 2019.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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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너리 핏츠 인스타를 팔로우하고 있어서 빅맥(워크웨어 브랜드 Big Mac)과 콜라보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잊고 있다가 어제 코트 구경을 하다(야드 코트 멋지다) 생각나서 찾아봤다.

 

 

 

초기형 데님 트러커 응용 버전과 카펜터 팬츠 응용 버전.

 

 

 

오버사이즈 룩. 

 

 

 

빅맥 같은 오래된 워크웨어 브랜드와 데님 라인 콜라보를 하면 과연 뭘 할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딱 오디너리 핏츠가 할 것 같은 결과를 내놨다. 지금 시점과도 잘 맞는다. 역시 훌륭한 브랜드군.

 

 

 

 

이건 오버올즈. 이런 류의 워크웨어에 흔히 붙어 있는 도끼 루프, 가슴팍의 툴 포켓 같은 군더더기를 다 생략해 버렸다. 사실 그래놓고 났더니 이런 미니멀한 분위기는 무인양품 같은 브랜드와 분위기가 비슷해져 버린다. 근데 신치 백들은 남겨 놓은 게 약간 신기하다. 이상한 불균형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보다 대중 지향 브랜드라면 저 커다란 트러커 같은 건 내놓지 않겠지.

 

14온스 데님으로 생각보다 두께가 있다. 은근 뻣뻣하고 무겁다가 색이 빠지면서 아주 흥미진진해질 거 같은 옷이다. 요새 분위기라면 아무래도 워시드 버전이 인기가 더 많을 거 같다.

 

 

 

19FW 룩북도 재미있다. 세상에 흔한 것들로 흔하지 않게 보이는 룩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 건 이루기 어렵고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되겠지만 재미있는 포지션이다. 이 세계로 들어가 안으로만 들여다 보면 심지어 뜯어지고 있는 실오라기 하나마저 근사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 포근하고 아늑한 세계 안으로 들어와 조용히 살면 즐거울 지도 모른다. 하지만 잠깐 고개를 바깥으로만 돌려봐도 비스무리한 게 너무나 많고 세상은 요란하고 떠들썩한 일 천지다. 나가고 나면 다시 들어올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이런 자기 완결형 세계관은 위험성이 있다.

 

 

하지만 오디너리 핏츠 옷을 꽤 좋아한다. 입고 다니다보면 참 좋은 옷을 입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 그런 기분을 주는 옷은 많지 않다. 게다가 이들이 만들어 내는 둔탁한 브라운, 그레이, 그린의 세계는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빅맥과의 콜라보에 보이는 저 커다란 바지가 겨울 바람에 날리면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면 좀 웃기긴 하다. 특히 코트류 같은 걸 봤을 때 이분들의 문제점이라면 추위가 뭔지 전혀 모르는 거 같다고나 할까, 혹은 뭔지는 알지만 이런 이미지로는 대비가 불가능하니 그냥 없는 셈 치고 있다고나 할까... 기본적으로 로컬에 입각해 있다면 뭐 이해는 간다.

 

 

그렇다고 해도 추운 겨울날이면 별 생각 없이, 선택의 여지도 없이 이런 코트를 집어 들고 아무 옷 위에나 뒤집어 쓰고 나가는 삶이란 그것도 또한 단순하고 즐겁지 않나 싶다.

 

오디너리 핏츠 코트를 한참 뒤지고 다니던 때 본 이 코트는 울 81%에 실크 혼방인 게 좋았고 민자 버튼과 약간 뜬금없는 고무줄 손목도 좋았지만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 구입하진 못했다. 그러므로 인생은 코트 사진을 보며 잠시 꿈꿨던 것처럼 단순해지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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