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2019.08.22 14:51

요새 꽤 흥미롭게 보고 있는 디자이너 컬렉션으로 시몬 로샤가 있다. 이름을 들어본 지는 한참 됐고 어딘가 재미있어 보이긴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정도였는데 최근 들어 점점 더 재미있어 지고 있다. 오래된 주제, 예전의 멋짐을 지금 시점에서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도 필요하고 또 다른 맥락을 얻을 수 있다. 누군가 무슨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결국 맥락에 기대는 법이다. 글자는 이미 글자가 아니다.

 

 

일단 인스타그램, 룩북이 꽤 재미있다. 잡지에 실리는 화보도 상당히 재미있는 편이다. 현대와 현대가 아닌 것들, 현대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들 사이의 조합이 갭을 만들고 결국 입고 있는 사람을 향하게 한다. 복잡한 모습의 옷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데가 있다. 미니멀이 만드는 침착함의 즐거움과는 다른 기쁨이다. 시몬 로샤의 최근 패션은 충격을 주며 밀어 붙이진 않지만 보고 있으면 산뜻한 기분이 들어서 좋다. 

 

 

 

시몬 로샤의 옷을 가장 멋지게 입는 법을 보여주는 샘플은 바로 시몬 로샤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자기가 잘 아는 자기가 입을 옷을 만든다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두진 않는다. 자기가 모르는 사람, 신체를 위한 옷을 만드는 것도 정작 당사자는 모르는 면모를 드러낼 수 있는 법이다. 잘 알면 잘 아는 장점을 살려 재미있는 걸 만들면 되고 잘 모르면 잘 모른다는 점을 이용해 재미있는 걸 만들면 된다. 패션이 실용품, 생존품이 아니라는 그런 의미가 아닐까. 결국 패션은 유희고 그러므로 이것저것 다양한 태도들이 세상에 있는 게 좋은 방향이다. 조합은 무수하게 많고 다들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며 또한 그걸 바라보는 다른 것들을 더 나아갈 수 있게 만든다.

 

 

 

몽클레르 시몬 로샤도 꽤 재미있다. 몽클레르는 왜 시몬 로샤를 선택했을까, 저런 옷을 만드는 사람에게 다운 중심의 스포츠웨어 브랜드의 제안에 어떤 아이디어를 떠올렸을까 등등을 생각해 보면서 볼 만하다.

 

 

 

약간 아쉬운 점은 패션쇼가 별로 재미가 없다. 왜 그런가 생각해 봤는데 룩북과 인스타, 광고 캠페인 등에서 배경과 저 옷이 만드는 불균형, 그리고 이것들이 통채로 합쳐져서 나오는 조합 덕분에 시몬 로샤의 옷이 빛을 발한다고 생각하는데 패션쇼에서는 그런 면을 거의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옛날 옷이 옛날 이야기를 하는 걸 듣는 기분이다. 물론 이런 부분은 패션쇼가 뭘 하는 이벤트인가라는 생각을 조금 더 해보게 만든다. 시몬 로샤가 생각하는 어떤 총체적인 모습이 있을 텐데 나는 아직 그걸 알지는 못하는 거 같다.




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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