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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버랜드 이야기

by macrostar 2019.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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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을 뒤적거리는 데 팀버랜드의 2 아이 보트 슈즈 광고가 나왔다. 팀버랜드는 최근 몇 년 러그아웃솔을 사용한 투박한 분위기의 보트 슈즈(3 아이 보트 슈즈라고 부른다)를 밀었던 거 같은데 사실 그 신발은 과연 여름에 저런 걸? 이라는 의문이 생기긴 했다. 이번에 광고를 하는 2 아이 보트 슈즈는 캠프 솔 풍의 논 슬리퍼리 얇은 밑창을 사용한 일반적인 보트 슈즈다.

 

 

 

사실 가만히 보면 스페리와 상표 마크만 빼고 다를 바가 없어보이긴 하고 가격도 정가 13만 9천원으로 같다. 스페리도 작년보다 1만원 올랐다. 보트 슈즈는 아무래도 스페리가 지분이 좀 있는 분야라 같은 가격에 둘 중에 하나라면 과연 팀버랜드를? 이라는 생각이 좀 들긴 한다. 

 

참고로 팀버랜드는 현재 VF 코퍼레이션 산하의 브랜드다. 여기서도 몇 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반스, 노스페이스, 디키즈 등을 가지고 있는 거대 아웃도어 기업이다. 스페리는 울버린 월드와이드 산하 브랜드다. 천마일 부츠 만드는 울버린을 비롯해 케즈, 머렐, 세바고 등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범 아웃도어를 아우르는 VF 쪽 보다는 더 신발에 방점을 찍고 있다.

 

팀버랜드라는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면 내 머리 속에서는 예전에는 비싼 미국 신발, 그러다가 재미없고 지루한 신발, 앞 라인이 너무 이상한 노란색 아웃도어 부츠(여러 취향이 있겠지만 내게는 여태 적응이 안되는 장벽이다), 힙합의 부츠, 카니예 웨스트 등등으로 계속 이미지가 변하고 있다. 닥터 마틴과 비슷하게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신었다는 이야기는 (틀림없이 그랬을테고 그렇게 생겼지만) 그저 옛날 이야기다. 물론 지금 신어도 되겠지만 방수와 보호라는 목적에 보다 충실하고 게다가 더 저렴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딱히 아메카지나 힙합, 펑크 풍으로 멋을 부리는 노동자가 아니라면 별로 효용은 없다.

 

이 회사의 창립은 꽤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데 네이던 스워츠(Nathan Swartz)라는 분이 시작이다. 러시아의 오데사에서 몇 대째 슈즈메이킹을 해온 가문인데 1차 대전 때 미국으로 왔다. 그리고 1952년에 뉴욕에서 슈즈 리페어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매사츄세츠에 있는 아빙톤 슈 컴패니라는 회사를 사들인다. 이 회사도 호윈 레더에서 가죽을 사다가 부츠를 만든다. 호윈 레더도 우크라이나 키에프에서 가죽 일을 하던 이사도레 호윈이 1800년대 말에 시카고로 이민 와서 자리를 잡고 시작했다. 미국 가죽, 구두 산업과 동유럽 권 가죽, 구두 메이킹의 관계는 살짝 검토해볼 만 한 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아빙톤 슈 컴패니는 뉴 잉글랜드의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방수 부츠를 주 제품으로 했다. 

 

 

그게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1976년 우리가 아는 그 부츠가 나오게 되었다. 처음 이름은 아빙톤 슈 컴패니에서 내놓은 팀버랜드 워터프루프 부츠였나 보다. 여러 워터프루프 가죽으로 나왔지만 옐로 누벅이 제일 인기가 많았고 1978년 회사 이름도 팀버랜드로 바뀌게 된다. 팀버랜드는 여전히 프로 라인으로 작업화들을 내놓고 있다. 레드윙이 헤리티지 라인과 작업화 라인을 따로 돌리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이 부츠는 1990년 즈음 힙합 문화로 들어가고 회사 매출도 급격히 늘어났다.

 

 

그렇기 때문에 팀버랜드라고 하면 아무래도 이런 이미지가 강하다.

 

 

더 최근이라면 이런 분위기.

 

 

EXID가 아예 활동 때 뮤직 비디오, 음방 활동 등에서 주력으로 신었던 것도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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