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웨스턴 부츠와 딱히 관계는 없는 이야기

by macrostar 2019. 6. 17.
반응형

웨스턴 패션의 장식들은 여태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것이다. 물론 트래디셔널한 의복, 꾸밈 등은 이해의 폭 안에 있는 게 아니긴 하다. 그렇지만 이게 대체 어디서 왔는지(19세기 스페인, 멕시코, 인디안),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를 잡았는지, 비즈빔 같은 곳은 뭘 하고 있는 건지 아무튼 미지의 영역이라 가끔 생각날 때마다 뒤적거려 본다.

 

그러다가 톰 믹스(Tom Mix, 1880~1940)라는 예전 영화 배우를 알게 되었는데 무성 영화 시대 웨스턴 무비의 탄생과 함께 하는 초창기 스타고 카우보이라는 이미지 정립과 함께 했다. 사실 카우보이라는 직업이 실질적으로 효용이 있던 건 30년 남짓이다. 기차 노선이 시카고로 모이고 시카고가 도축업의 중심지가 되고(호윈 레더 같은 곳도 그런 공장에서 나온 부수물을 이용해 자리를 잡고 시작했다), 좀 더 세부적인 지역의 교통, 수송 수단이 발달하기 직전까지의 틈새에 광활한 농장에서 소를 데려다 시카고 가는 기차역이 있는 곳까지 옮기는 롱 드라이브 캐틀이라는 일이 성립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 이미지는 너무나 강력했고 곧바로 서커스 로데오, 관광 목장 등 여타 엔터테이닝들이 탄생한다. 이와 함께 옷과 복장도 화려해진다. 예를 들어 톰 믹스는 웨스턴 무비에서 커다란 화이트 모자(점점 옷도 화이트가 되어 간다)를 쓰고 등장한 최초의 사람이고 은 장식, 화려한 부츠 등을 신고 나온 사람이다. 간단히 말해 웨스턴 무비의 선악 구도 속에서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선 역할이다.

 

 

그리고 이런 미디어의 영향 속에서 각종 장식의 화려한 웨스턴 패션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지금 웨스턴 패션, 카우보이 패션 하면 생각나는 모습은 이 즈음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의문은 이게 왜 그렇게 뿌리를 내렸냐, 그 장식들이 가지고 있는 일관성이 멋지게 보인다는 미의식이란 대체 무엇인가 하는 것 등이고 거기에는 아마도 이미 쌓여가며(스페인 전쟁 때 멕시코 장교들의 복장, 인디언들의 복장 등등) 익숙해진 비슷한 모습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게 어디가 멋진지 잘 모르겠기 때문에 예를 들어 최근 디자이너들의 웨스턴 패션 응용, 발전 역시 선뜻 이해하기가 어렵긴 하다.

 

하려는 이야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인데 이 분은 영화로 유명해진 다음에 아리조나 프레스콧에 농장을 지어 놓고 살았다. 집이기도 하고 관광지이기도 한 그런 곳인데 영화도 이 집 농장에서 찍은 게 많다고 한다. 바 서클 에이 랜치라는 곳인데 지금은 주택 단지로 재개발되었지만 거리 이름, 관광지로 남아 있다. 

 

 

대략 여기 쯤... 

 

 

좀 더 접근해보면 이런 곳... 서쪽에 중심지라 할 프레스컷이 보인다. 

 

 

대략 이런 느낌이 나는 동네...

 

 

동네를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코스트코, 월마트, 인앤아웃, 베스트 바이, 시어스 등이 보인다. 필요한 것만 딱 있다. 인터넷 검색해 보면 관광지가 되어가는 걸 반대하는 시위 같은 걸 한 모양이다. 슬쩍 보니까 노년에 미국식 웨스턴 전원 생활을 보내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이 찾는 동네인 듯 싶다. 그런 사람들을 불러오기 위한 완결된 형태의 레지던스들이 많다. 나는 자연인이다 비슷한 생각이 좀 드는 데 농장, 카우보이 같은 데 로망을 가진 사람들이 역시 많다.

 

아리조나의 시골이란 저렇구나... 하면서 지도를 뒤적거리는 데 두 번째 지도를 보면 북쪽에 프레스컷 공항이 보인다. 덴버, 로스앤젤레스 가는 비행기가 있고 1년 이용 인구가 3천~5천명 정도를 오르락내리락한다. 그리고 옆에 보면 엠브리 - 리들 에어로노티컬 대학이라는 게 보인다. 비행장 위키피디아를 보면(공항 홈페이지는 왠지 아이피가 블락되어 있어서 볼 수가 없다) 비행장은 마을 사람들 교통편 외에 저 대학에서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뭔 대학이 저런 데에 있나 하고 찾아봤는데 알고보니 학부 수준 세계 최고 수준 항공 우주 과학부를 가진 대학이라고 한다. 캠퍼스가 둘 있는데 하나는 마이애미 데이토나 비치(1965), 또 하나가 플로리다 프레스콧(1978)이다. 저기에 만든 이유는 사람도, 건물도 많이 없거니와 사막 기후라 1년에 300일이 선샤인 데이인게 영향이 있지 않나 싶다. 아무튼 어쩌다 보니 이런 것들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

 

참고로 톰 믹스는 1940년, 60세에 교통 사고로 사망했다. 26년 간의 영화 배우 커리어로 만든 재산이 6백만 불, 2018년 기준으로 보면 1억 1천만 불이라고 하니 대단히 유명했던 분인 건 확실하다. 로널드 레이건이나 존 웨인 같은 분이 어렸을 때 킹 오브 카우보이로 불렸다고 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