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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롤렉스 데이토나 마라톤

by macrostar 2019.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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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를 사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세계를 잘 모르지만 아무튼 고급 시계는 구하기가 어려운 모델들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매장 구매가와 병행 업체 구매가가 다르다. 슈프림 한정판 같은 걸 구매하는 루트를 생각하면 비슷할 듯. 


보니까 2016년에 나온 데이토나 116500LN이라는 모델이 있는데 매장가는 127만엔, 병행업체는 200만엔 이상이라고 한다. 그냥 봐도 80만엔 즉 8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그외에도 몇 가지 세세하게 다른 게 있다는듯(쇼핑백, 손수건, 제품 비닐). 이 정도 차이면 당연히 매장에서 사겠지만 문제는 매장에 언제 들어올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 롤렉스는 언제 내놓고 언제 매장에 들여놓는지 계획도 뭐도 알려주지 않는다.



이거임.


그래서 저걸 매장에서 살 생각이다라고 하면 몇 군데 매장을 매일 같이 들르며 나왔나요? 하고 물어보는 랠리를 치루게 된다. 그걸 일본에서는 데이토나 마라톤이라고 하나보다. 익스플로러나 서브 마린 쪽에도 비슷한 게 있는 거 같은데 데이토나가 인기가 가장 많기 때문에 그만큼 마라톤 참여자들도 많다는 듯. 데이저스트 모델이나 에어킹 같은 쪽은 이런 식으로 굴러가지 않는 듯 하다.


이 다소 이상한 마라톤은 얼마나 걸릴 지 모른다는 문제가 있는데 일본 패션 사이트 패션스냅의 기자가 이 마라톤을 매일 중계하는(그래봤자, 물어봄 - 오늘도 없어요 정도) 연재를 한 적이 있다. 최장 5년, 2년은 걸릴 거에요 뭐 이랬다는데 1회는 남성 기자, 2회는 여성 기자가 시도를 했고 6개월, 3개월 째에 구매에 성공했다. 글을 보면 저렇게 몇 개의 매장을 순회하며 반복하며 변함없는 일상이 지속되다가 어느날 물어봄 - 있어요! 할 때의 당황의 묘사가 나름 드라마틱하다.



미션을 완수하고 둘이서 대담도 했음(링크). 


대담을 보면 물건이 잘 없긴 하지만 있다고 해도 "회사 쪽이 구매자를 고른다"는 느낌은 두 기자가 모두 든 거 같다. 그것도 어찌 보면 생각할 수 있는 게 후자의 경우 3개월 랠리에 구매를 했다면 박스채 가져다 팔아도 800만원 정도 수익이 생긴다. 끝이 확정되어 있지 않는 랠리기 때문에 이게 이익인지 손해인지 감이 안 잡히긴 하는데 아무튼 이 모든 걸 놓고 서로 간보기를 하기 마련이지 않을까. 


물론 위 랠리는 양쪽 다 기존 구매 내역이 없고(있는 쪽이 아무래도 유리하다고), 기자 임을 밝히지 않는 등의 전제가 있었기 때문에 구매자를 고른다고 해도 누구에게나 가능성은 있는 거 같다. 한정판의 세계, 시계의 세계는 함부로 뛰어드는 게 아니라고 언제나 생각하지만 저 랠리는 나름 재미있게 지켜봤다. 한국도 누군가는 하고 있을까? 아무튼 세상엔 참 재밌는 일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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