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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옷의 즐거움

by macrostar 2018.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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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글이나 강연을 통해서 자주 했던 이야기 중 하나를 잠깐 반복해 보자면 : 옷은 삶의 필수적 요소고 반드시 입어야 하지만 그렇게 마냥 입는 것에서 즐거움 혹은 그 비슷한 무엇이 만들어 질 수 있다. 이걸 분류해 보자면


멋진 옷을 입는다 ->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 혹은 자신의 단점을 극소화

모르던 옷을 입는다 -> 새로운 면모를 발견 혹은 새로운 형태의 경험


여기까지가 아마도 패션의 영역이다. 하지만 옷으로서 만들어 내는 즐거움도 있다


일상복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 관리와 적용, 환경에의 대처에서 오는 즐거움

옷이 닳고 낡아가는 걸 관찰한다 -> 개인화, 경년변화를 목격하는 즐거움

옷의 장점과 단점, 특징을 관찰한다 -> 뭔가를 만든다는 측면을 느끼는 즐거움


이외에도 마지막 뭔가를 만든다는 측면과 일맥상통하게 옷 혹은 패션을 만드는 이들이 지금의 혼란한 상황에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어떤 자리에 포지셔닝을 하려고 하나, 그 의도가 과연 성공적인가 혹은 그 의도 자체가 가능한 일인가 등등을 목격하는 데서 오는 즐거움도 있다. 회사와 디자이너에 대한 이야기들이 보통 이쪽에 방점을 두고 있다. 기업화 경향도 그렇지만 특히 최근 패션에서 정치적, 인권적 색채가 강해지면서 이런 측면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세상과 독립되어 자기들 만의 섬 같은 하이 패션도 결코 삶과 떨어질 수 없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아야 한다는 걸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것 말고도 옷이 만들어 내는 즐거움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무튼 대략 이런 식으로 정리가 된다. 즉 옷으로 꾸미는 즐거움이 있고 옷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다. 이곳의 분류도 명확하게 명시하진 않았지만 이런 식으로 나눌 수 있고 쓰는 글도 보통 둘 중에 하나 쪽에서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패션으로 만들어 진 옷의 경년변화를 관찰한다든가, 일상복으로 만들어진 옷을 패션으로 활용한다든가 하는 점도 있다. 이 부분 역시 최근 스트리트 패션이 하이 패션을 이끌어 가고 또한 노화의 속도가 옷보다 훨씬 빠른 스니커즈가 리드 제품이 되면서 상당히 활성화되고 있다.


어쨌든 결론은 옷 생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지속해야만 하는 옷 생활, 너무 재미있어서 하루에도 두세가지 옷을 입고 싶기도 한 옷 생활 속에서 즐거움을 찾고 만들자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런 생활은 어느 정도의 균형이 필요하다. 뭐든 낡아가는 게 좋다고 온통 낡고 늙은 옷만 입으면 구질구질해진다. 그렇다고 온통 새것의 빤빤함이 좋다고 그런 것만 찾다간 옷이 삶을 잡아 먹는다. 알맞은 즐거움을 추구하고 알맞은 지점에서 집착을 버려야 한다. 마냥 끝까지 끌고 가는 것보다 끝나는 지점을 정하는 게 더 가치있다. 아무튼 이런 여러가지 생각을 합쳐 개인화라고 이름을 붙여 놓았던 카테고리를 옷의 즐거움으로 바꿔봤다. 


사실 사용하고 있는 옷, 제품에 대한 이야기는 특별한 건수가 있지 않는 한 하지 않는 편인데 그런 식으로 이곳을 운영하는 게 일단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다. 하지만 이 옷은 이런 재미가 있고 이 가방은 이런 단점이 있다, 이런 건 이렇게 낡아가고 대책이 좀 필요하다 등등의 이야기도 옷, 크게 봐서는 상품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경험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 생각나면 여기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써볼까 하는 마음에 카테고리 이름을 바꾸고 이전에 썼던 몇 가지 이야기를 여기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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