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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의 가방에 대해 생각해 본다

by macrostar 2018.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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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는 이름이 무척 많다. 요시다 가방, 헤드 포터, 비 지루시(빔스와 콜라보로 만든 회사) 등등 다양해서 검색하기 꽤 힘들다. 가방 종류도 무척 많다. 요시다 가방 홈페이지에서 브리프케이스를 검색해 보면 세상에 서류를 담을 가방 종류를 한 회사에서 이렇게 여러가지고 다양하게 내놓을 필요가 있는걸까 하는 근본적인 고민에 잠기게 된다. 콜라보도 엄청 많이 한다. 


한참 전에 포터라는 가방 회사를 알고 오래됐고 핸드 메이드 어쩌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가방을 손으로(물론 재봉틀) 만드는 걸까. 폴리에스테르 가방이 왜 저렇게 비싼가. 


하지만 나일론이라고 그러지 않을 이유는 없다. 예컨대 핸드 메이드라고 하면 면, 울, 가죽 같은 예전의 소재들이 떠오른다. 그런 걸 가지고 예전에 만들었던 방식으로 만드니 핸드 메이드가 나온다. 하지만 포터는 그런 줄기를 가지고 있진 않다. 아니... 그게 아니라고 하기도 그런 게 가방 만들던 사람이 만든 브랜드고 이미 오랜 역사(1935년 설립)를 가지고 있다. 



아무튼 한때 가짜 포터 백팩이 세상에 흔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냥 반짝이는 까만 나일론 가방. 그러다가 지하철에서 누군가 새까맣고 빛을 잡아 먹는 듯한 백팩을 메고 있는 걸 본 적 있는데 궁금해서 근처를 어슬렁 거리며 자세히 봤더니 그게 포터였다. 아, 몇 만엔 씩 하는 포터 가방이란 저런 건가... 했지만 그때의 조명과 상황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었는지 나중에 같은 제품을 찾아 봤지만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이제는 한국에 런칭도 하고 인스타그램도 열심히 하고 있다. 


"좋은 가방"의 정의는 여러가지고 그게 꼭 가죽이나 헤비 온스 캔버스 같은 올드 패션드여야 할 이유는 없다. 물론 포터도 가죽, 캔버스 가방을 내놓는다. 즉 포터의 좋은 가방은 소재의 문제가 아니다. 활용할 곳에 가장 적합한 디자인과 가방 유저의 삶을 방해하지 않는 견실함의 길을 걷는다. 그리고 그렇게 다양한 종류의 가방을 내놓고 있지만 아무튼 누가 봐도 포터다. 그리고 가만히 있지도 않는다. 계속 무슨 일을 벌리고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있다. 


사실 요새 같은 상황에(유니클로에서는 코듀라 브리프케이스가 나오고 구찌에서는 나일론 범백이 나오는) 이런 길을 걷고 있는 회사의 상황이 좋을 리가 없을 거 같은데 어떤지 궁금하다. 아무튼 힘내세요.





생각해 볼 부분이 꽤 많은 재미있는 브랜드다. 이런 종류의 가방 혹은 제품에서 재미있는 점들이 있는데 기계는 사람 흉내를 내기 위해 만들어진 것과 사람 흉내를 내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있다. 또한 장인의 경우에도 손으로 만든 티를 내는 쪽이 있고 아니면 손으로 만든 티를 내지 않는 것 양쪽이 있다. 포터는 손으로 만드는 경우 잘 안쓰는 방식(=기계 흉내=아마도 정교함)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서로를 흉내내지 않다보면 또 독자적인 게 나올테고 또 서로를 흉내 내다 보면 더 나은 뭔가가 나올지도 모르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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