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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Blindness의 2018 SS, #SFW

by macrostar 2017.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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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션을 중심으로 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볼 때 몇 가지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여기에서 종종 이야기하긴 했는데 내친 김에 간단히 정리해 보자면 일단 유니크해야 한다. 다른 게 아니라 이것을 선택하는 이유가 분명해야 하고 사실 그런 게 디자이너 하우스의 존재 이유다. 그리고 이것만 가지고는 안되고 세상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도 그냥 같이 가는 게 아니라 조금은 앞에 가야 한다. 


이걸 합치면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것들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걸 그곳 만의 유니크 한 모습으로 선보이는 것이 되겠다. 더불어 개인적인 취향을 조금 더 보태자면 너무 콘셉트에 침몰되거나 자아를 너무 드러내거나 하면 역시 무리하고 있다는 생각이 좀 든다. 무리를 하면 부자연스럽다. 물론 종종 무리하는 페이스를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있다. 소중한 재능이다. 


그리고 전략적으로 보자면 지금 최신의 트렌드라 생각되는 걸 촌티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잘 만들고 명확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이런 건 당연한 일이다. 물론 브랜드마다 타겟이 다르고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꼭 저런 식으로만 해야 하는 건 아니고 저것만 옳다는 것도 아니다. 트렌드가 어디로 왜 움직이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그런 걸 열심히 생각하며 본다는 거다. 일반적인 반응은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이 저거 뭔데 저렇게 멋지지! 정도가 나오는 것으로 충분하다. 애초에 "저렇게 멋지지!" 자체가 세상을 따라, 그 사람의 경험과 변화와 성장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하이 패션 브랜드에서 나오는 초 밀리언 셀링 히트작 같은 건 좀 말이 안되는 케이스다. 뭔가 잘못해서 너무 대중적으로 흘렀는데 지나치게 잘 빠져버렸든지, 너무 잘해서 세상을 통으로 그 쪽으로 움직였든지 뭐 그런 거다. 그런 건 지향이 아니라 결과다. 그런 걸 노리고 시작하면 될 일이 없다.


기본적으로 이런 식으로 생각하며 패션쇼를 대한다. 그렇게 이번 서울 패션위크를 보고 있자니 눈에 걸리는 건 Blindness다.



분명 유니크하고 세상이 흘러가는 방향을 파악해 나아가고 있다. 


위 사진은 둘 다 보그 런웨이(링크).


콘셉트가 강해 보이긴 하지만 패션쇼에서 저 정도면 무리하는 건 아니다. 젠더리스라면서 여성들에게 기존 남성복 입히는 범 캐주얼 브랜드들이 하고 있는 수준도 전혀 아니다. 다만 패션쇼에서 표현하는 이미지와 상품(링크) 이미지 사이의 갭이 약간만 더 가까워지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들었다. 


어쨌든 시간이 좀 난 김에 이번 패션위크를 이제야 쭉 봤는데 옷도 옷이지만 조명 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촬영의 문제일까? 너무 침침해서 두통이 생기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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