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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스 타입 3 데님 재킷 50주년, 기념 협업 프로젝트

by macrostar 2017.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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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스 데님 재킷 혹은 데님 트러커라고 부르는 옷의 3번째 버전인 타입 3 재킷이 나온지 50주년을 기념해 리바이스가 셀레브리티, 인플루엔서 등 50명과 함께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우선 리바이스 타입 3 데님 재킷이란 이렇게 생긴 거다.



주머니가 없고, 등 뒤에 패치가 크다는 걸 일단 눈여겨 보시길 바라며... 이 재킷의 타입 1, 2, 3 구분에 대한 이야기는 예전에 한 적이 있다(링크).


한국에서는 이 프로젝트에 CL, 지드래곤, 혁오가 참여했다.



보그 파리가 앞 뒷면 다 보이게 GIF 파일로 올려놨길래... 위부터 차례대로 CL, 지드래곤, 혁오다. 나머지는 여기(링크)에서 확인.



그냥 데님 재킷도 아니고 타입 3 재킷 50주년이라니 뭔가 애매한 거 아닌가 싶지만 나름 중요한 아이템이긴 하다. 1967년에 나왔는데 이 시기는 리바이스에게도 그리고 데님이라는 소재에게도 꽤 중요하다. 이 전에는 무뚝뚝하게 생겼고 일단은 워크웨어인 청바지를 청춘과 반항의 아이템으로 입었다고 하면 1967년에 리바이스도 본격적으로 보다 패셔너블한 아이템을 내놓기 시작했다. 


즉 501에 지퍼만 달아놨던 551ZXX라는 청바지는 조금 더 슬림하게 디자인해 505라는 청바지가 된다. 그리고 타입 1, 타입 2는 뭐라고 해도 정말 트러커였고 커다란 어깨, 좁은 가슴, 짧은 길이 등 아우터로 보기엔 문제가 있었는데 위에서 보듯 타입 3라는 패셔너블한 아이템, 동시에 아우터 형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물론 이 역시 사실은 과도기고 나중에 주머니가 달리면서 실질적으로 아우터가 된다. 어쨌든 양쪽 가슴에 V 모양은 지금도 데님 재킷이라는 옷의 기본 모습이다.


그리고 리바이스의 대표 제품이라고 할 501도 이 시기 변화를 겪는다. 핏도 바뀌고 데님 원단도 변화한다. 이 변화와 타입 3 데님 재킷의 변화가 맞닿아 있다. 그리고 일본에서 몇 년 전부터 리바이스의 빈티지 데님 재킷이 꽤 인기가 좋다. 특히 여성들도 많이 구하고 있다는 게 예전 501 빈티지 인기 시대와 다른 점이다. 여튼 당시 501이 어떻게 변했는지 그리고 그 시기 데님 재킷이 어떻게 변했는지 간단히 설명하자면...  


501의 경우


66 빅 E가 나온다 : 약간 더 슬림해졌고, 뒷주머니 빨간 탭은 대문자 E다. 66이라고 하는데 66년에 나온 건 아니다.

66 스몰 e가 나온다 : 이건 뒷주머니 빨간 탭이 소문자 e다. 73년 쯤 바뀌었고 요새도 소문자 e다. 이건 원단 변화에 따라 전기, 후기로 나뉜다. 전기의 경우 물이 빠지면서 세로 줄이 심하게 나오고 후기는 그렇지 않다.


즉 빅E, 스몰e 전기, 스몰e 후기 순이다. 여기까지가 셀비지 데님이다. 이후 66스몰 e 후기와 똑같이 생겼지만 셀비지가 아니라 광폭 데님으로 만든게 나오게 되고 지금 나오는 501이 된다. 사실 일본에서도 예전에는 빅 E까지만 빈티지 취급을 했고 셀비지라고 하더라도 66 전후기 같은 건 빈티지 취급을 하지 않았고 저렴했는데 요새는 저 시기에 나온 셀비지면 빈티지 취급을 하는 분위기다. 즉 예전에는 빈티지의 기준이 빅E와 예전에 리바이스가 쓰던 데님 원단 특유의 세로 줄 페이딩이었는데, 지금은 셀비지 여부가 되었다.



빅E 탭은 이렇게 생겼다. V자 모양을 보면 왼쪽이 더 굵은데 V 양쪽이 똑같이 생긴 것도 있다. 그건 역사적으로 구별되는 건 아닌 듯하고 그냥 발란스 V가 더 귀해서 인기가 더 많다.


66 빅 E가 나올 때쯤 나온 게 타입 3다. 처음 나온 타입 3는 557XX라고 한다. 맨 위 사진 보면 등 뒤에 달려있는 패치가 매우 크다. 이걸 큰 패치 버전이라고 하는데 타입 3 초기 버전이다.


그리고 곧 다시 나온 게 70505다. 청바지에 대비해 5자리 로트 번호가 붙기 시작했다. 이것도 초창기에는 507XX처럼 넓은 패치고 패치에 아예 557XX와 70505가 같이 적혀 있는 것도 있었다. 세부 사향도 557XX와 거의 같았는데 스몰 패치로 바뀌면서 로트 번호는 70505만 적히고 몇 군데가 바뀐다. 뭐 실 색깔 이런 거니까 굳이 그런 이야기까지는 생략. 여튼 이런 식으로 507XX, 70505도 빅E, 스몰e 전기, 스몰e 후기 변화할 때 어딘가 조금씩 바뀌었다.



이렇게 하얀색 케어 탭이 붙은 건 70년~71년인가 잠깐 나온 버전이다. 위에 보면 70505-0217이라고 적혀 있는데 뒤에 0217은 모델 특징, 컬러 상태 뭐 그런 거다. 예컨대 70505-0317은 안에 블랭킷에 붙어 있다. 또한 같은 시기 71205(=558XX)라는 게 있다. 이건 70505에 비해 팔과 총장이 더 길다. 여기까지가 타입 3다. 순서대로 가면서 조금씩 어깨가 좁아지고 길이가 길어진다. 패셔너블한 아우터로 재탄생하고 있는 거다! 



그리고 70506이라는 게 나온다.


70506으로 보다시피 양손 주머니가 붙어있다. 이게 요새 나오는 데님 재킷이고 이건 명백하게 아우터웨어다.


참고로 위에서 말한 모든 로트 번호들이 레플리카로 나온다. 커다란 가죽 패치에 557XX라고 붙어 있는 것도 있고 70505, 70505-0317, 71205, 70506 다 있다. LVC에서 낸 것도 있고 리바이스 재팬에서 예전에 낸 것도 있고 종류도 엄청 많다. 물론 레플리카가 보통은 상태가 더 좋지만 적어도 데님 재킷의 경우 아직은 오리지널 빈티지를 그나마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물건이 점점 귀해지고 있기 때문에 보관할 장소만 있다면 구해 놓는 게 나쁠 건 없다. 사이즈가 상당히 괴상하지만 입다 보면 재밌는 거 같기도 하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원단은 물론이고 빨간색 탭도 다르고 버튼 뒤에 각인도 다르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구별할 수 있지만 일단 안에 일본어 탭이 붙어 있으면 레플리카다. 사실 일본어 탭 557XX나 70505 중에는 나온 지 벌써 20년 넘은 것도 있어서 60년대에 리바이스에서 내놓은 데님 재킷보다 더 낡은 것도 많다. 뭐 그런 것도 나름의 매력이고 재미이긴 하다.



어쨌든 맨 위 콜라보 이야기를 잠깐 다시 하자면 이건 타입 3 50주년이다. 즉 셔츠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우터도 아닌 이상한 과도기 옷의 50주년이고 그러므로 주머니가 달린 본격 아우터를 타입 3라고 하긴 좀 그렇다. 굳이 뭐 이렇게까지 봐야 하나 싶긴 하지만 그렇게 보면 누가 제대로 알고 접근했는지 볼 수 있으니까. 


그런 생각으로 저 협업 프로젝트 옷들을 다시 보면 완전 잘못 짚은 것도 있고 재미난 것도 있고 그렇다. 생긴 거나 아이디어 말고 오직 타입 3의 본질이라는 점에서만 보자면 CL은 너무 아우터웨어 같고 지드래곤은 괜찮은 거 같지만 주머니 달린 버전을 사용했다. 하지만 CL도 아래를 잘라 버린 건 좋은 생각인 거 같다. 혁오는 무난한데 이도저도 아닌 타입 3의 애매함에 잘 올라가 있다. 하지만 그래서 다른 두 옷과는 다르게 어디선가 이미 팔고 있을 거 같고 재미가 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작업의 흥미로움 측면에서 보자면 나는 CL이다. 50개 중 다른 것들은 그렇구나 싶은데 데님 재킷을 던저주면서 멋대로 해보라고 했더니 허리 밑단과 팔목을 잘라내고 뒤에다 군장을 박아버리는 건 역시 신기하다. 뭘 보고 생각해 낸 걸까. 리안나 펜티 퓨마? 릭 오웬이나 준야 와타나베? 뭐 다른 게 있나? 어쩌다 저런 생각을 한 건지 상당히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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