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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ARS와 홈페이지의 미로 설계 기술

by macrostar 2011.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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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제는 올레인가에 가능하면 상담 등의 일로 전화를 걸지 않는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걸어서 기분 좋은 일이 있던 적이 없다. 짜증나 죽겠는데 뭐가 그리 좋은지 웃기나 하고(상담원도 웃으려면 참 힘드시겠지), 쾅쾅 하면서 발로 뛰겠다니 하며 나오는 노래도 짜증난다. 

예전에 노키아 폰이 처음 나오자 마자 썼을 때는 정말 가관이었다. 전화를 여기다 연결해주고 저기다 연결해주고, 받은 사람은 왜 저희 쪽에 연결해 줬을까요 도리어 묻고 그런 끝에 나오는 답은 결국 아무도, 아무 것도 모른다. 그게 내가 내린 결론이다.


그러다 요새 금전 사정이 박해 휴대폰 요금이 연체가 되었는데 오늘 납부를 하기로 했다. 23일이 또 이번 달 요금 받는 날이라 혹시 겹칠까 싶어서 전화를 하기로 했다. 연체 관련된 메시지가 있어서 거기로 전화를 했다.

02-1577-9500에 전화
휴대폰이냐, 집 전화냐. 인터넷이냐 -> 휴대폰 
주민 번호를 입력하세요 -> 입력
전화 번호를 입력하세요 -> 입력

ARS 안내를 가만히 듣고 있다가 전화 요금 관련된 번호를 눌렀더니 그냥 이달 요금이 얼마인지만 알려주고 상담원과 통화하려면 ARS 센터로 돌려준다고 함 -> 돌림, 기다림

주민번호를 입력하세요 -> 입력
전화번호를 입력하세요 -> 입력

기다리다가 상담원과 연결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시죠? -> 말함
주민번호 뒷자리가 어떻게 되시죠? -> 말함


과연 무엇을 위해 주민 번호를 세번 물어보고, 전화 번호를 세번 물어보는 걸까. 그것보다 대체 이 복잡 다단한 ARS 전화 상담구조는 누가 설계한 걸까. 설계한 사람은 과연 전화 받기 시뮬레이션 같은 걸 해본 적이 있는 걸까?

이건 가히 올레 닷컴 홈페이지와 더불어 인류 역사상 미로 설계의 최정점이다. 크노소스의 궁전을 설계한 사람도, 알카트라즈를 설계한 사람도 결국은 울면서 번호를 끊임없이 눌러대다 포기하게 될 게 틀림없다. 만약 이 팀이 크노소스를 건설에 참여했다면 미노타우로스는 죽지 않았을 거고 아테네 사람들은 여전히 7인의 소년 소녀를 바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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