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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루이 비통 + 슈프림 2017 가을겨울 콜라보 컬렉션

by macrostar 2017.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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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오랫동안 이 콜라보는 비밀리에 진행이 되어왔던 거 같은데 바로 얼마 전 이 콜라보에 대한 루머가 돌기 시작했을 때 든 생각은 "왜 이제 와서?"에 가깝긴 했다. 물론 루이 비통도 슈프림도 여전하긴 하다. 수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트렌드의 물결 속에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고 또한 수많은 스트리트 컬쳐 브랜드가 역시 트렌드의 물결 속에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 그 와중에 이 둘은 양쪽 영역에서 고고하게 살아남아 있다. 이렇게 보자면 이 둘은 어딘가 비슷한 데가 있다. 여튼 둘 다 각자의 영역에서 한 덩치 씩 하는 브랜드들이다.



반응이 상당히 떠들썩 하기는 한데 어쨌든 루이 비통과 슈프림이기 때문이다. 컬렉션은 전반적으로 루이 비통의 가방에 슈프림을 칠해 놓은 정도다. 럭셔리와 스트리트가 섞여 있다기 보다는 그냥 각자 갈 길을 가고 있는 거라 루이 비통의 옷을 입고 슈프림의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과 딱히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그래도 뭐 루이 비통의 히스토리컬한 가방에 슈프림이 오피셜하게 붙어 있다는 게 말하자면 "다르다". 이런 식으로 보자면 거대 프랜차이즈의 느낌이 매우 강한데...


진행 과정에 대한 뉴스를 찾아봤는데(링크) LV의 CEO인 마이클 버크가 제안을 했고 LV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킴 존스와 슈프림의 제임스 제비아가 합의를 하면서 이 컬렉션이 만들어졌다. 재미있는 건 킴 존스가 대학 시절 슈프림 영국에서 언박싱 알바 같은 걸 한 적이 있다고. 


비스무리한 것들, 조금 다른 것들이 합쳐서 서로의 이름값을 써먹는(물론 동시에 안 하던 걸 해보게 되는 이점) 콜라보 컬렉션은  H&M과 칼 라거펠트 이후 매우 다양하고 여러가지 방식으로 계속 세상에 등장을 해 왔다. 그러던게 뎀나 바잘리아의 마치 장난 같은 의도적 카피가 이 판의 양상을 조금 바꿔놨다. 생각해 보면 5불 짜리 티셔츠를 카피해(그것도 무단으로) 200불짜리 티셔츠를 만드는 경우라는 건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보자면 아주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베트멍은 이제 법적인 장치도 해결해 놓고 예전의 어떤 것들을 종횡 무진 누비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스트리트 그 자체를, 거기서 굴러다니는 것들을 패션화 시켜 버리고 있다. 과연 이 유행이 얼마나 갈지 예상하기는 어렵다(원 히트 원더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보다는 더 오래가고 있다, 게다가 뎀나 바잘리아는 이제 발렌시아가를 끌고 가는 사람이니까). 


여튼 이런 식으로 세상이 전개 되는 상황에서 나온 루이 비통 + 슈프림은 베트멍 식의 그것에 비하면 꽤나 클래식한 방식의 콜라보로 보인다. 유행은 덧이 없다고 하는 데 이번 컬렉션을 보고 있자면 그 덧이 없음 자체를 가지고 뭘 하려고 하는구나 싶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둘 다에게 재미가 없을 거 같긴 한데 어쨌든 로고의 루이 비통이고 로고의 슈프림이니까 로고의 루이 비통 슈프림이 나온 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과연 이 컬렉션이 어떤 새로운 양상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아니면 이런 클래식한 방식의 콜라보에 종지부 - 특유의 지루함이 전면으로 드러난다 - 를 찍는 일이 될까.


뭐 어쨌든 판매량 걱정은 하지 않을 거 같은 조합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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