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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벨트 루프의 종류, 붙어 있는 방식

by macrostar 2017.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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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화 카테고리라고 해놓고 청바지와 관련된 이상한 디테일 이야기만 잔뜩 하고 있는데(링크) 이왕 시작한 거고 나중에 나올 원고나 책과도 관련도 있을 거 같으니 계속 끌고 나가 본다. 갑작스럽게 벨트 루프가 어떻게 붙어 있는지 따위의 이야기를 보게 된 분들을 위해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왜 나왔을까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 카테고리 즉 개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간단히 이야기 하자면... 


사실 이런 상식은 관련된 도서를 읽어보거나 요즘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잔뜩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특정한 부분에 대해 정보 셀렉션을 해 나가는 이유는 패션은 멋을 부리고 그 멋을 내며 즐거워 하는 도구인 게 기본이긴 하지만 어차피 함께 살아가는 옷인데 그거보다 조금 더 넓게 가지고 놀고 즐길 수 있는 범위를 넓혀보자는 뜻이다. 


예컨대 아이폰은 전화기지만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레이저 절삭을 보며 감상(?)과 평가를 하듯 옷에서도 만듦새와 디테일을 보고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그중에 청바지, 레플리카, 20세기 초중반의 캐주얼, 스포츠웨어, 워크웨어 이야기가 집중되는 이유는 이쪽이 현대적 의복 보다 만든 사람의 생각을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옷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최신 테크놀로지의 옷, 그리고 보다 패셔너블 함에 집중하고 있는 옷에 대해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거다. 


즉 이런 이야기는 패션을 즐기는 방향을 바꾼다기 보다는 그걸 포함해 가지고 가지고 놀 수 있는 대상을 가능한 늘려보자...는 이야기다. 아무런 의미도 없던 부분이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있을 수 있고, 그게 의미가 있는 이유를 이해해 가면 사는 데 있어 흥미로운 부분이 조금이라도 늘어나지 않을까. 


서론이 길었는데 그런 의미로 오늘은 청바지의 벨트 루프... 즉 바지에 벨트 매다는 고리 이야기다.


혹시 뭔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저 허리 가운데 고리를 말하는 거고 양 옆에도 있다. 리바이스의 기본형 청바지의 경우 보통 5개가 있다. 505는 7개인가 달린 게 나온 적도 있었고 모델마다 위치와 수가 다른 경우가 많다. 리와 랭글러 등은 벨트 고리에 있어서 또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 놓고 있다. 이게 역사순으로 따라가면 이야기가 많이 길어지는데 그런 건 여기에서는 관두고 우선 눈에 보이는 부분만 가지고 이야기 해 보자면


넓은 거 - 좁은 거

얇은 거 - 두꺼운 거

똑바로 붙어 있는 거 - 비뚤어져 붙어 있는 거


생긴 걸로 보면 이렇게 나눌 수 있다. 이에 따라 조합이 나오는데 넓고 얇은 게 똑바로 붙어 있거나, 좁고 두꺼운 게 비뚤어져 붙어 있거나 등등등. 리바이스 501을 역사적으로 보면 넓고 두꺼운 거가 똑바로 붙어있다가 -> 비뚤어지게 붙어 있다가 -> 다시 똑바로 되면서 좁고 얇아졌다. 그리고 붙어있는 방식도 몇 가지가 있다. 근데 뭐 이걸 기반으로 새로 만드는 사람은 다양한 조합을 만들 수 있는 거다.


여튼 위 2 X 2 X 2 조합은 시각적으로 금방 알 수 있다. 맨 위 사진을 보면 넓고(아래 두줄 스티치 기준으로 보면 그거보다 더 넓은데 보통 폭이 1.5cm 이상이다), 두께는 안 보이니까 모르겠고, 가운데에 똑바로 붙어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우선 넓은 건 예전(60년대 이전)에 많던 방식이다. 넓고 얇은 것도 있지만 넓고 두꺼운 게 인기가 좀 많다. 여기서 두껍다는 건 통으로 다 두꺼운 게 아니라 양쪽 두 줄 스티치 안쪽이 두꺼운 거다. 이렇게 되면 가운데 불룩 튀어나온 부분이 먼저 닳으면서 특유의 페이딩이 만들어진다.


이런 식이다. 가운데가 두툼하기 때문에 만져보면 푹신푹신한 게 기분이 좋다... 저 두께를 어느 정도로 할 건가도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르다. 넓고 두꺼우면 아무래도 투박한 빈티지 느낌이 많이 난다. 얇은 건 또 얇은 데로 납작한 재미가 있다. 



그리고 달려있는 모습을 보면 요즘 나오는 것들은 거의 똑바로 달려있는 게 기본인데 빈티지 모델의 경우 비뚤어지게 붙어 있는 게 있다. 리바이스의 경우 50년대에서 60년대 초 정도에 그런 게 나왔었고 리 등에도 몇 가지가 있다.


보통은 이런 식으로 비뚤어지게 달려있다. 아예 왼쪽으로 치우친 경우도 있고 상당히 드물게 오른쪽으로 치우친 경우도 있다. 예전에 여기에 소개했던 청바지 중에 오른쪽에 붙은 게 있었다(링크). 위 벨트 루프도 약간 넓은 타입이고 가운데가 두툼해서 페이딩이 생기고 있다. 왜 저렇게 달아놨느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는데 옛날 기계, 기술의 부족 등등을 이야기 한다. 하지만 뭐 그렇게까지 차이가 있을까... 싶고 그 전에도 똑바로 붙여놓은 게 있기 때문에 설득력이 높진 않은 거 같다. 기계와 기술은 그대로 인데 빨리 빨리 만들다가 저렇게 된 게 아닐까 싶은데 잘 모르겠다.


뭐 이런 식으로 나눠져 있으니 이 카테고리 하에서 자기 청바지를 보며 이게 왜 이렇게 붙어있을까...를 생각해 보면 된다. 


그리고 벨트 루프가 매달려 있는 방식이 있는데... 여기서는 크게 두 가지를 소개한다. 참고로 위 두 장의 사진이 방식이 다르다. 이건 한국어로 뭐라고 하는 지 모르겠는데 일본어 번역체...로 말하자면 끝머리 방식과 만세 방식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이 사진을 보면 허리 위쪽 스티치가 벨트 루프 윗 부분을 파고 들어가 있다. 즉 벨트 루프를 대놓고 -> 허리 스티치를 그 위로 박고 -> 접어서 다시 박았다. 맨 처음 벨트 루프를 대놓고 부분에서 벨트 루프가 위쪽으로 lol 자세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만세 방식이라고 부르는 거 같다. 이게 더 튼튼하다는 인상이 있어서 그런지 특히 일본산 레플리카의 경우 이런 방식이 많다.


그리고 이 사진을 보면 허리 스티치와 벨트 루프가 따로 있다. 순서는 모르겠고 허리는 허리대로 스티치를 두르고 벨트 루프는 벨트 루프대로 박아놨다. 저건 좀 떨어지게 붙여 놨는데 끝에 딱 맞춰 놓은 경우 안쪽이나 뒷면을 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 여튼 이 끝머리 박음은 보다 현대적인 방식이긴 한데 오래 전 빈티지도 이렇게 되있는 것들이 많다. 사진을 크게 찍어서 잘 안 보이지만 저 벨트 루프도 살짝 좁은 타입(1.2cm)이다.


이 둘은 일장 일단이 있는데 만세 쪽이 더 튼튼한 인상이 있지만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원본의 형태에 가깝게 수선하기는 복잡하다. 끝 머리 쪽은 그냥 새로 달면 된다.


지금까지는 허리 뒤쪽 벨트 루프 이야기였는데 양 옆도 조금 다른 경우가 있다.



이 제품의 경우 뭔가 전진하고 있는 전향적인 느낌이 나서 좋아한다. 이 브랜드의 경우 좀 웃기는 게 뒷면은 기본적으로 비뚤어져 있고 옆면은 일자, 비뚤어진 거를 섞어서 만들어 놓고 인터넷 구입의 경우 랜덤으로 보낸다. 약간의 잔재미라고나 할까... 리벳도 두 가지를 사용해서 그렇게 치자면 같은 제품에서 4가지 조합이 나온다. 뭐 세상은 이렇게 랜덤인 데가 있어도 좀 재밌지 않나 생각한다.


그리고 잠깐 덧붙이자면... 사이트 유입 키워드를 보다가 깨달았는데 이곳에 찾아오신 분들 중 청바지 쪽과 관련해 검색어 1위는 물론 리바이스, 리바이스 505다. 그런데 그 다음이 슈가 케인과 PBJ다. 그 아래로 레졸루트 같은 것들이 나온다. 물론 이것들에 대해 여기보다 더 자세한 내용이 있는 곳들이 있을 수 있고 검색을 하는 이유는 대부분 정보를 알기 위해서라기 보다 구입을 위해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중간의 필터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런 결과로 나온 유입 키워드 순위 중 PBJ가 높다는 게 상당히 의외다. 한국의 셀비지 데님 시장에 대해 내가 모르는 게 역시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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