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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리바이스 청바지 버튼 뒤 숫자 각인

by macrostar 2016.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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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연말을 맞이해 사뭇 쓸데없는 정보를 하나. 게다가 리바이스 측의 오피셜한 언급은 지금까지 없으므로 확실하지도 않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우선 버튼의 종류 이야기부터 해야 하는데 이러면 내용이 너무 복잡해 지니까 여기서는 버튼 뒤 숫자 각인 이야기만 한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구글링을 해보면 알 수 있는데 여기 정리한 내용의 기반은 여기(링크)와 여기(링크) 등이다. 



위 사진은 소위 월계수 도넛 버튼. LVC라면 44년 모델에 들어가 있다. 도넛 버튼 이야기는 이전에 한 게 있으니까 참고(링크). 요새 나오는 제품들은 가운데가 막혀 있고 주변에 LEVI 어쩌구가 각인되어 있다. 참고로 501은 은색 버튼만 있고 505는 동색, 은색이 혼재되어 있다. 여기서 할 이야기는 이 뒷면에 적혀 있는 숫자다.



위 사진의 오른쪽 편에 있는 버튼 뒷면을 보면 555라고 적혀 있다. 많이 알려진 발렌시아 모델이다. 위 제품이 뭔지는 패치의 폰트를 보면 일단 알 수 있는데 90년대 말 일본에서 기획해 만든 미국 제조 501이다. 콘 밀스 데님 + 발렌시아 공장이라는 조합으로 만들었는데 복각의 디테일이 그렇게 치밀하지는 않고 보풀이 좀 이는 데님이라 호불호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엉성하고 빳빳한 게 "미국 청바지" 느낌이 꽤 난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좋아한다. 폰트가 다른 종류로 한 세 가지 쯤이 나왔었는데 작은 차이만 있고 다 비슷비슷하다. 레플리카 좋아하는 윌리엄 깁슨이 일본에서 디자인하고 발렌시아에서 만든 LVC를 이베이에서 종종 구입한다는 인터뷰를 한 적 있는데 바로 이거다.


발렌시아 이야기를 했듯 리바이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숫자 뒤 각인이 공장 번호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딘지 모를 뿐이고 아마 이게 맞는 이야기이지 싶다. 이 번호는 바지에 붙어 있는 라벨에도 같은 번호가 적혀 있기 때문에 대충 만든 페이크 모델을 구분할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리바이스의 청바지는 1800년대 말 부터 만들어졌지만 숫자 각인이 붙기 시작한 건 50년대 즈음부터 라고 한다. 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생산된 제품에는 한 글자였다! 


위 사진은 60년대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 501XX의 버튼 숫자 각인(링크). E라고 적혀있다. 가서 보면 엉망진창인데 오리지널 501이라 9만엔 가량 한다. 이런 건 뭐 업체들이 구입하지 않을까... 여튼 이런 식으로 A, D, E, F, J, O, S, W, 2, 4, 5, 6, 8 등등이 있다. 같은 시대인데 16이라고 두 글자 버전도 있다고 한다. 이 중에서 알파벳 각인, 숫자 중에서는 2 각인이 희귀하고 비싸다고 한다... 위 사진도 E라는 알파벳 각인이라 비싼 가 보다.



얘는 6이다. 밑줄을 쳐서 9와 구별했군. 6은 텍사스 엘 파소에 있는 공장이라는 설이 있는데 여기가 나중에 524 각인을 쓰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구 6 공장이라고도 한다. 위 제품은 70년대 생산분이라는데(링크) 허리 상하 체인 스티치, 바택이 들어간 소위 66모델이다. 이 제품 링크를 보면 60대 판 패치의 원래 폰트를 볼 수 있다. 상태 꽤 좋군... 사이즈도 딱 좋고... 비싸겠지.



그리고 60년대 부터 80년대 까지는 두 단위 숫자로 바뀐다. 위 16이 여기에 겹쳐있다. 10, 12, 14, 16, 17, 20 등이 있다. 16이 긴 시간 걸쳐있는 걸 보면 저기가 뭘 많이 생산한 공장인 거 같다. 특히 16 각인에 비전형 제품이 많다고 한다.



80년대 이후부터 세 단위 숫자가 된다. 대부분 5로 시작하는데 예외적으로 273, 624, 650, 653 등이 있다. 55X로 된 게 보통 미국 공장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확실하진 않다. 위에 나오는 일본 기획 미국산 501XX의 경우 555라고 적혀 있는 건 샌 프란시스코의 발렌시아 공장, 553는 노스 캐롤라이나, 554는 텍사스 샌 안토니오에 있는 공장, 524는 텍사스 엘 파소 공장... 이 정도가 알려져 있다. 미국 공장은 2003년에 일단 모두 폐쇄되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4단위 숫자 혹은 알파벳 + 숫자 조합이다. J22, 1095, 4093 뭐 이런 숫자들이 적혀 있는데 실제로 본 적은 없다. 요새 리바이스 매장에 가본 적도 거의 없기 때문에...


위에서 잠깐 말했던 각인과 라벨 숫자의 일치... 3글자 숫자 각인 버전부터는 확인이 가능하고 제조 연월도 알 수 있다. 2글자 이하 예전 버전은 잘 모르겠다. 


뭐 이런 이야기인데 엘 파소든 멕시코든 이집트든 딱히 큰 상관은 없는 게 사실이다. 다만 이걸 알았으니 어느 날 쓰레기 같은 옷이 잔뜩 쌓인 벼룩 시장을 뒤적거리다가 501인데 버튼 뒤에 4, A 뭐 이렇게 글자 한 개만 딱 찍혀 있으면 일단 챙기고 보는 게 좋다. 이게 바로 오늘 쓴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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