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패션

시계 전쟁

by macrostar 2011. 5. 1.
반응형

LVMH 그룹이 불가리(BVLGARI)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37억 유로(5조 9천억원 정도). 불가리는 해마다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지만 경제 위기가 시작된 이후 2년 연속 실적이 떨어졌다. 특히 2009년에는 750억원 정도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경제 위기가 회복기에 접어든 이후 불가리 역시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몸집으로는 더 이상 어렵겠다고 생각했는지 결국 LVMH 안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불가리에서 2010년에 발표된 Octo Bi-Retro Steel Ceramic.

 

 

 

이로서 궁금해지는 건 불가리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시계를 둘러싼 경쟁이다. 이 경쟁은 이제 3+1의 경쟁 체제, 좀 더 정확히 보자면 2+1+1이 되었다.

 

LVMH의 시계 라인으로는 자체 패션 브랜드에서 나오는 루이 뷔통, 크리스찬 디오르를 비롯해 쇼메, 태그 호이어, 제니스를 가지고 있다. 남녀 모두 아주 값비싼 브랜드들도 팔리지만 많은 매출액을 보여주는 건 3000~5000불 정도의 시계들이다. 태그 호이어는 이 분야에서 전통의 강자인데 거기에 불가리가 합쳐졌다.

 

2010년 LVMH의 시계 주얼리 부문 전체 매출은 대략 9억 8천만 유로(1조 5천억원) 정도 된다. 사실 시계 주얼리 분야에서는 여전히 3위 정도 라인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번 인수를 시작으로 M&A를 차츰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시계 산업에서 막강한 강자 중 하나는 리치몬드 그룹이다. 리치몬드는 카르티에, 피아제, 바쉐론 콘스탄틴, 랑게 운트 쇠네, 몽블랑, IWC, 반 클리프 앤 아펠 같은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이외에 클로에, 던힐을 가지고 있고 매출 규모가 약 52억 유로(8조원) 정도 되는 기업이다.

 

(LVMH의 전체 매출액을 따져보면 LVMH는 한 분기에 52억 유로 정도 된다. 이번 2011 1분기 매출액이 52억 5천만 유로라고 며칠 전에 발표했다)

 

LVMH의 불가리 인수로 리치몬드도 움직임이 있을거라 예상되는데, 티파니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하지만 리치몬드가 워낙 네임 밸류가 높은 기업에 치중하는 편이라 저 그룹들에 비하면 약간 떨어지는 티파니를 인수하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타겟 대상을 좀 더 낮추면서 기업 전체의 방향을 넓힐 가능성도 있다.

 

 

 

또 하나는 스와치 그룹이다. 스와치 그룹에 들어가 있는 시계 회사는 브레게, 블랑팡, 오메가, 론진, 티솟, 티파니 그리고 스와치 등이 있다. 티파니의 경우는 스와치와의 관계가 조금 복잡한데 주식이 워낙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딱히 압도적인 대주주가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스와치와 오랫동안 협력하고 있고 거기에 서로 경영권 방어를 할 수 있도록 협의가 되어 있다.

 

스와치 그룹의 전체 매출도 리치몬드와 비슷한 8조원 정도 된다.

 

 

 

위에 2+1+1이라고 적었는데 또 하나는 역시 롤렉스다. 하지만 롤렉스는 주식회사가 아니라 개인 소유 기업이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나 팔리는 지, 얼마를 벌고 있는 지 알 수가 없다. 2003년에 뉴욕 대학교 스템 경영 대학원에서 예측한 자료에 의하면 약 30억불로 추측하고 있다.

 

참고로 롤렉스를 수입하는 한국로렉스는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매출액을 찾을 수 있는데 2004년에 188억원, 2007년에 220억원, 2008년에 392억원으로 커지고 있다. 기사에 의하면 한국로렉스의 매출액이 5년 사이에 150%정도 올라갔다고 되어 있다.

 

이런 걸 세계적인 추세라고 생각하고 대충 추측해 보면 롤렉스의 매출액은 50억에서 60억불 사이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혼자 시계만 팔아서 정말 왕창 벌고 있다.

 

 

 

어쨋든 고착되어 있는 것 같은 시계 전선에서도 LVMH의 불가리 인수 이후 미묘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 시장은 금융 위기로 한 동안 주춤대기는 했지만 지금은 팽창 일로라 다들 조금씩은 여유가 있는 형편이다. 물론, 이대로 계속 조심조심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