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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인디고 크래프트맨, 데님과 복각

by macrostar 2015.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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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고 장인이라는 게 있습니다. 뭐 평생 이름 모를 곳에서 청바지 염색을 하신 분들이 들으면 의아하겠지만 그런 게 있습니다. 어떤 업종이 산업화되고, 자본이 그나마 좀 굴러다니고, 특히 힙한 젊은이들이 업계에 들어가면 예전엔 존재가 있긴 한데 밖에서는 모르는 직업 분류가 바깥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하죠. 물론 이런 것들은 이 업계가 계속 잘 유지되어야 마찬가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복각, 핸드 다잉 크게는 올드 데님의 인기가 계속 되어야 합니다. 


여튼 Buaisou라는 곳이 있는데(링크) 켄토 와타나베라는 29살의 야마가타 출신 인디고 염색인이 만든 일종의 워크샵입니다. 아직 장인이라는 말을 붙이기엔 어린 나이이긴 한데 그래도 특화된 기술로 먹고 살고 있으니 Craftmen인 건 분명합니다. 그리고 상황과 환경을 궤뚫으며 나와바리를 확보하는 것도 분명 중요한 재능입니다.



켄코 와타나베는 원래 회사원이었는데 나와서 이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인디고 염색이 고고한 역사를 자랑하기는 하지만 사장된 기술이고 그렇게 많은 수요가 있지가 않습니다. 1800년대 말에 합성 인디고가 발명되면서 워드나 인디페고라(인디고의 원료입니다) 같은 걸 심던 인도 등지의 수많은 농장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1900년대 들어 공장에서 대량으로 인디고 염색을 하게 되면서 핸드 다잉 장인들도 할 일을 잃었죠. 게다가 이게 100년도 더 전에 일어난 이야기들 입니다.


켄코 와타나베가 보기에도 그랬습니다. 재밌게 배우고 주변을 둘러보니 수요가 많지 않죠. 프로페셔널로 살고 싶은데 업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염색은, 그 뿐만 아니라 손을 쓰면서 뭘 하는 건 역시 재미있습니다.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꾸준히 잔뜩 있어요. 굳이 인디고 염색으로 밥을 먹고 살 생각을 하는 게 아닐지라도 기회가 된다면 가서 체험해 보고 뭔가 주물럭거리면서 만들어 보고 하는 거 자체가 제품이 됩니다. 그래서 워크샵을 시작했는데 이게 꽤 인기가 많습니다. 뭐든 제대로 상품화 하면 월드 투어를 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팀은 사람들에게 인디고 염색을 체험하게 하면서 막 돌고 있습니다. 브룩클린 같은 곳에서도 하고 있나 봅니다.


세상이 재밌게 한 바퀴 돌아서 염색 뿐만 아니라 요새 청바지 "장인"은 일본에 있고 유럽, 미국인들이 오카야마 같은 곳에 찾아와 제조법을 배웁니다. 청바지에 장인이라니 뭘까 싶을 수도 있겠지만 이 업계가 또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보통 "천연 인디고 염색을 핸드 다잉으로 했다" 정도만 라벨에 적혀 있지만 자체 브랜드가 유명해 지면 부아이소(Buaisou를 어떻게 읽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염색 이런 게 붙게 되겠죠. 복각 데님이 유행을 하면서 라벨에 콘 밀, 카이하라 같은 원단 공장 이름이 붙은 것처럼 말입니다.



위 사진은 기어패트롤의 워크샵 포토(링크).


뭐 여튼 인디고 염색 세상의 밝은 측면은 이런 식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보다 좀 전에 벌어진 인디고 염색에 관한 이야기를 이번 7회 언리미티드 에디션 아트북 에디션(11월 7~8일)에 나오는 디어 매거진 4호에 짧게 썼습니다. 많이 읽어주세요. 좀 더 자세한 언리미티드 에디션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 공지. 도미노도 나가기 때문에 저도 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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