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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톰 브라운 2016 SS, 옷 vs 사람

by macrostar 2015.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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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브라운은 요 몇 년 째 사람을 옷 안에 가두고 있다. 시즌마다 어떤 틀을 짠 다음 겉은 각각 패턴이나 무늬로 칠하고 거기에 사람을 비집어 넣는다. 2016 봄 여름 컬렉션도 마찬가지인데 올해는 겉 무늬로 일본풍 분위기를 집어 넣었다. 뭐... 슬쩍 보면 레고 혹은 목석 같다.



아주 예전에는 옷이 사람의 실루엣을 만들었다. 이런 전통은 여전히 이어지는데 앙드레 김 같은 경우도 있고 꼼 데 가르송 같은 경우도 있다. 방향은 다들 전혀 다르지만 옷과 사람에서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느냐로 본다면 이렇게 둘이 한 배를 타게 된다. 



꼼 데 가르송의 이런 옷을 보면 인간 본연의 라인은 종아리 밖에 없다. 사진은 런웨이 보그(링크).


최근 패션은 사실 몸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가능한 몸의 실루엣을 그대로 살리고, 패션은 그걸 더 돋보이게 한다. 그런 걸 보면 타투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 뭐 그렇게 까지는 아니고 그래도 옷이 할 일이 있으니 알맞은 균형점 정도에 서 있다. 스트리트 웨어, 스포츠 웨어의 유행은 그런 경향을 더 지속시키는데 말하자면 동작이 자유로워야 하니 사람 몸에 더욱 달라붙을 수 밖에 없고 그 위에 테크니컬 한 섬유를 붙인다. 위 꼼 데 가르송이나 맨 위 톰 브라운의 옷을 입고 격렬한 운동을 하긴 좀 그렇다. 물론 저런 걸 입고 배구나 농구같은 걸 한다면 기록 영상으로 남겨 놓을 가치는 충분히 있을 거 같다. 


이외에도 구찌(링크)나 프라다(링크) 패션쇼를 보면 인간을 더 예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번 프라다는 좀 애매하긴 한데 기본 태도가 그렇다는 소리다. 그러니까 맨 몸을 두고 강조점을 여기 저기 바꿔가는 거다. 


그렇다고 톰 브라운이나 꼼 데 가르송이 시대 역행적이냐 하면 그런 건 좀 생각해 볼 만하다. 어차피 패션이라는 커다란 장은 이것저것 다 해보는 곳이다. 무엇보다 유니크한 게 중요하고 그 길을 꾸준히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사실 "인간 > 옷" 덕분에 "인간 < 옷" 도 더 돋보인다. 뭐 어차피 양쪽 다 선택지에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니까. 혹시 다른 길이 발견되면 그때부터 또 더 재밌어 지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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