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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 운동화와 양말 잡담

by macrostar 2015.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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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든 뭐든 신발을 신을 때 기본적으로 양말을 꼭 신는 편이다. 요새 많이들 신는 안 보이는 것도 아니고 그냥 긴 게 제일 좋고 아니면 하프, 쿼터 뭐 이쯤 되는 거 신는데 그래서 샌들, 슬리퍼, 플립플랍 등 허한 신발류는 잠깐 집 앞에 나갈 때 말고는 거의 안 신는다. 한 때 시도해 본 적도 있는데 발에 상처 나는 거 같은, 뭔가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듯한 기분도 별로고. 가끔 답답할 때도 있는데 사실 익숙하지가 않아서 그런 게 더 큰 거 같다. 


참고로 하필 허한 신발류를 시도했을 때 지하철에서 하이힐에 한 번 밟힌 적 있는데 그 고통이란 정말... ㅜㅜ 부러진 거 아닌가 했는데 멍만 며칠 들었었다. 그 이후 본능적이고 반사적인 두려움 같은 게 좀 생겼다. 양말에 스포츠 샌들은 안 해봤는데 기본적으로 스포츠 샌들이란 건 다 못생겨서 가지고 싶은 게 없다.



그러던 어느날. 며칠 전에 잠깐 슈퍼에 가면서 오늘은 왠지 운동화를 신어볼까 하고 위 사진 왼쪽의 아디다스 드래곤(링크)을 신은 적 있는데 그때 아 이 신발은 맨 발에 신으라고 만들어진게 아닐까 하는 걸 깨달았다. 맨발 + 운동화 특유의 위화감이라는 게 정말 전혀 없었다. 위화감이 없을 뿐만 아니라 뭔가 딱 들어맞는 편안함 같은 게 있다.


예컨대 대부분의 나이키 신발들은 맨발에 신었을 때 뭔가 위화감이 있다. 불편하다기 보다 제대로 된 조합은 아니구나 하는 느낌이다. 컨버스 척 테일러(링크)의 경우엔 이건 이 운동화를 맨발에 신을 가능성이 있다라는 걸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 한 내부 설계를 하고 있다. 


여튼 그래서 몇 가지를 맨발로 신어 봤는데 위 사진 오른쪽의 ZX 700(링크)의 경우엔 약간 애매하다. 굳이 맨발이 낫다라고 말하는 거 같지는 않다. 아디다스 가젤(링크)이나 사모아는 확실히 맨발 지향 같다. 가젤의 경우 운동 선수의 실내 운동용이니 얼핏 그런 게 맞는 거 같기도 하다. 애초에 방수 따위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운동화... 사실은 실내화 같은 거니까. 그래서 만들어 내는 특유의 편함이 있기도 하고. 


맨 처음 이야기한 드래곤은 원래 가벼운 런닝화로 만들어 졌다. 바닥을 봐선 장거리 용은 아닌 거 같고 그렇다고 단거리 전문화도 물론 아니고. 하지만 왜 맨발 특화적인지는 잘 모르겠다. 참고로 올림픽 단거리 보면 대부분 양말은 신지 않는다. 하긴 양말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에러의 가능성이 있으니 촌각을 다투는 올림픽에서 그런 위험 부담은 질 이유가 없을 거 같다. 장거리, 마라톤은 신는 선수들이 많은 거 같다.


약간 더 이야기를 해 보자면 보통 운동화를 신으면 밑창의 두께 때문에 바닥과 내가 떨어져 있는 느낌이 나고 어퍼는 얇게 만들어 답답함을 줄인다. 하지만 드래곤이나 가젤은 바닥과 거의 닿아있는 듯한 형태고 대신 어퍼가 밑창에 비해 살짝 두텁다. 뭔가 스케이트 보드화 느낌인데 그 정도까지 과장된 건 아니다. 혀 부분이 두툼한 스케이트 보드화는 처음 신어봤을 때 꽤 놀랐는데 바닥은 맨발인데 발등은 베개나 에어백으로 누르고 있는 듯한 운동화였다. 그 두터움 덕분에 겨울에 신고 나갔는데 발등만 따뜻했고 결정적으로 눈길에 너무 미끌어져서 포기한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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