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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 가젤 이야기

by macrostar 2015.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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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잡담. 아디다스 가젤은 훌륭한 운동화다. 



사실 이걸 신고 달린다거나, 어디 왕창 걷는 게 예정되어 있고 날씨도 불안한 여행 같은 데에는 그렇게 잘 맞을 거 같진 않다. 하지만 약간의 활동을 겸비한 데일리 라이프 운동화로는 이것 만한 게 별로 없다. 


무엇보다 가볍다. 왜냐 하면 얇기 때문이다. 겉감이 스웨이드인데 어떻게 보면 그게 다다. 발을 스웨이드로 덮고 다닌다...에 매우 가깝다. 60년대 판 오리지널은 안 신어봐서 어떻게 되어 있는 지 모르겠는데 2013년부터 나온 버전은 바닥이 EVA라는 또한 가벼운 재질이다. 그니까 하얀 스폰지 같은 거다. 인솔은 꽤 빳빳한데 발에 움푹 들어간 곳이 유난히 튀어나와 있어서 마치 지압용 자갈길을 걷는 기분도 든다. 평발의 경우엔 어떨지 모르겠는데 검색을 해보니 안되겠다고 파는 게시물이 몇 개 보인다. 처음에 신으면 그 느낌이 매우 생경하다.


가젤(Gazelle)은 1968년에 처음 나왔다. 원래 목적은 운동 선수들이 인도어 트레이닝을 할 때 신으라고 만들어진 운동화라고 한다. 나무 바닥이 깔린 실내 운동장에서 피트니스 트레이닝을 한다고 생각해 보면 꽤 맞을 것도 같다. 여튼 이 운동화는 모양을 약간 바꿨는데 곧바로 캐주얼(링크)의 눈에 띈다. 원정을 뛰고, 때로 싸우고, 때로 도망다니는데 굉장히 알맞다. 


이렇게 1980년대를 보내고 1986년 아디다스와 RUN DMC의 콜라보가 시작되면서 힙합으로 넘어간다. 물론 캐주얼 시대에는 삼바나 함부르크 등 도시 시리즈, 그리고 ZX 같은 게 있었다. 힙합 시대에도 슈퍼스타나 애티튜드 시리즈 같은 게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가젤은 꾸준히 점유율을 가지고 갔고 여전히 살아남았다.



다양한 컬러와 변종들이 있고 가젤 부스트 같은 것들도 있는 데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건 OG나 오리지널이다. 이 둘은 아무리 봐도 같은 거 같은데 일단 아디다스 홈페이지에는 OG와 오리지널이 구별되어 있고(정확히 말하자면 섞여있고), 상품 설명은 같다. 설명에 의하면 OG는 2013년에 겉 스웨이드를 빈티지 느낌이 나게 워싱했다는 제품들이다. 뭐 생경한 컬러의 신발은 원래 아니고 생경한 로 컬러를 구입해도 비 몇 번 맞고 나면 양말과 발을 물들인 다음 워싱된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앞 부분 모습들이 꽤 다른데(어떤 건 얄쌍하다 못해 뾰족하고, 어떤 건 훨씬 둥그런 모습이다) 모델 별 분류는 모르겠으니 그냥 가서 한번 신어보는 걸 권한다. 사이즈도 꽤 이상하기 때문에 생판 모른 채 인터넷으로 사는 건 좀 위험할 수 있다. 



사실 유행의 측면에서 보자면 가젤이나 드래곤처럼 얄쌍한 타입의 시대는 작년, 재작년 쯤 지나갔다. 강동원이 화보를 찍었던 회색 가젤이 품절 크리를 맞은 것도 벌써 지나간 일이다. 하지만 만약 신발 고르는 것도 만사 귀찮고 그냥 영원히 존재할 거 같은 한 두가지 모델을 찍어서 계속 사자..라고 마음을 먹는다면 컨버스의 척 테일러와 아디다스 가젤 이렇게 둘을 고르는 건 꽤 괜찮은 선택지다. 발이 시려우면 두꺼운 양말을 신으면 되고 눈길이 미끄러우면 아이젠을 끼우면 된다... 물론 키가 커 보이고 싶다거나, 키높이 깔창을 넣는다거나 하는 데는 맞지 않다. 그런게 들어갈 자리도 없을 만큼 냉철하게 실용적으로 오직 발만 감싼다. 그리고 아웃솔은 바닥에 납작하게 짝 달라붙어서 일체화 된 느낌을 마음껏 전달한다. 납작하게 보이는 거 귀엽잖아.


공홈 정가는 99,000원인데 꽤 많은 모델을 79,200원 할인가로 구입할 수 있고 ABC 마트 같은 곳에서는 심심찮게 49,000원 이하에 풀린다. 인터넷 뒤지면 여러가지 있는데 롯데닷컴에서는 OG를 3만원 대에 팔고 있다(링크). 정확히 35,700원이다. 위에 강동원이 신고 있는 회색 가젤은 남성용 사이즈는 잘 안 보이고 250mm 이하만 남아있는데 7만 5천원 정도 한다(링크). 뭐 가을 다가오니까 한 번 시도해 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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