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천년 만년 입을 옷

by macrostar 2014. 1. 10.
반응형
빈티지 옷의 안감을 보면 얇은 폴리에스테르 테입 같은 걸 붙여 놓은 게 가끔 보이는데 - 안감이라면 덕 테이프로 발라 버린들 어떠하리 - 고어텍스의 경우엔 찢어지면 붙이라고 리페어 패치같은 게 나온다.



하지만 수선의 측면에서는 코튼으로 된 제품이 아무래도 좀 편하다. 바느질이 싫으면 Tear Mender나 Sewing Box 등에서 나오는 패브릭 글루 같은 걸 쓰기도 한다. UHU에서 나오는 섬유용 접착제의 경우 구하기 쉽다. 이런 건 하나 가지고 있으면 패치, 와펜을 사다가 옷에 붙이는 데도 쓸 수 있다.

 
어차피 개인 수선의 세계로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취향이다. 자기가 직접 손바느질을 하든, 본드로 붙여버리든, 위에 가죽 패치를 붙이든 뭐든 자기 맘이다. 이왕 그렇게 된 거 정 붙이고 사는 거지. 아래와 같이 수선하는 경우도 있다.



이 분은 자동차나 기계 공구를 수리하는 것과 같은 마인드로 재킷의 수선에 접근하고 있다. 왁시드 코튼이라는 게 원래 좀 그런데가 있다. 




이건 정기적인 재킷 왁싱법. 좋은 방법이야 자기가 찾아내는 거고 순서는 먼지를 털어내고 -> 왁스를 칠하고 -> 헤어 드라이어로 데우든지 햇빛에 말리든지 한다. 사실 해본 적은 없는 데 위 화면으로 봐선 꼼꼼히 구석구석 잘 하려면 한 일주일 잡고 해야될 듯 싶다.

구질구질하게 뭐 저러고 있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뭐 저런 잔 재미라도 가지고 살 수도 있는 거고. 하지만 아무래도 저런 걸 입고, 저렇게 고쳐 입고 다니면 주변에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 같다. 왁스 옷은 어딘가 불쾌한 뻑뻑함도 있고 이상한 냄새도 난다.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 결코 마주치고 싶지 않다. 그러므로 어디 산에 들어가 자연과 함께 사는 미사리 공방 카페 주인 모드가 될 생각이 아니라면 이런 취향은 일상 생활과 어느 정도 분리해 고독하게 밀고 나가는 게 역시 좋을 듯 하다.

그러므로 수선을 염두에 두고 오래동안 사용해 볼 옷을 구입하고 싶다면 : 애초에 아무도 없는 산속이나 들판을 혼자 다닐 때 - 이에 맞는 적당한 취미도 하나 골라서, 지오캐싱을 추천해 본다 - 입는 옷으로 + 필슨이나 바버 류에서 나온 왁스 코튼이나 헤비 코튼, 벤틸 같은 면 종류로 만든 헌팅 등 아웃도어 계열의 옷을 고르는 게 좋을 것 같다. 베트라나 니들워크 같은 복각 워크웨어 종류에서 고르는 것도 비슷하게 튼튼하니 나쁘지 않다. 좀 더 사교적이라면 20년 이상 된 코튼 재질 아우터를 입고 모이는 동호회 같은 걸 해보는 것도 나름 괜찮을 수도... 모여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별로일 거 같기도 하고.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