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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다는 느낌

by macrostar 2013.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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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Munsoo Kwon의 2013 FW 중에서.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크게 관련 없음. 아주 없는 건 아니고(이 분은 한국에서 자랐고 대학부터 미국이다).

어느 시점에서 갈리는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국내 디자이너, 국내에서 자라 외국으로 유학간 디자이너의 패션쇼를 보다 보면 특유의 얇음이 있다. 얇음이라고 하면 천의 얇음(약간은 이런 면을 말하기도 하고)보다는 그저 표현하자면 '뭔가 얇은데' 하는 느낌이다.

이건 국내 한정은 아니고 특히 레트로 복구나 이미 있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이어받는 게 아닌 창작을 중심으로 하는 일본이나 중국 디자이너들에게서도 보인다. 약간 톤이 다르긴 하다.. 하지만 혼혈인 니콜라 포미체티나 꼼 데 가르송의 레이 카와쿠보 같은 경우에는 그런 느낌이 거의 없다. 특히 레이 카와쿠보의 경우엔 그런 면에서 (개인적으로) 대단하다고 느낀다. 자신을 둘러 쌀 수 밖에 없는 뭔가에서 탈피해있고 그렇기 때문에 아마 전통 방식으로 기모노를 만든다 해도 뭔가 다른 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해를 막기 위해 덧붙이자면 비슷한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 다른 단어를 사용할 가능성도 있고, 아니면 그런 느낌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여하튼 여기에는 밀도감이 낮게 느껴진다하는 기분도 포함된다. 굳이 특정하자면 색의 선택, 소재의 선택 등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나타난다. 이 느낌의 정체를 아직은 명확히 표현하기 힘들고, 사실 그저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일 수도 있다. 그리고 '얇다'는 느낌이 다만 나쁘다를 뜻하는 건 아니다. 뭔지 모르겠는데 뭔가 있는 거 같다는 이야기다.

이거 뭐 이렇게 써놓고 보니 연기를 붙잡듯 내용이 전혀 없기는 한데 여하튼 자주 느끼는 거라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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