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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제작 모습 동영상

by macrostar 2012.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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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는 2012 FW 광고 이미지 영상들을 몇 가지 포스팅했었고, 좀 지났지만 무엇인가 만들어지는 모습이라는 이름으로 제작 현장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대부분 그냥 트위터로 날려 버리고 사라져서 찾을 수가 없다. 이래서 백업을 시작한 것임... ㅠㅠ

패션 회사에서 내놓는 영상은 이미지 혹은 장인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둘은 알맞게 섞이기도 한다. 얼마 전 나왔던 라나 델 레이 백을 만드는 모습은 공장에서 팡팡 찍혀나오는 게 장인의 분위기가 많지는 않지만 공장의 모습과 노래가 나름 잘 어울려 있다. 어쨌든 우리는 좋은 물건을 만들고, 이게 널 더 멋지게 해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되는거다.

그리고 이런 영상은 일정한 컨텍스트 위에서 기능한다. 에르메스가 이번에는 이런 걸 보여주는구나, 코치가 이번에는 이런 걸 보여주고 싶구나 하는 것들이다. 이번 시즌 디올은 레이디 디올 다큐멘터리 비슷한 주제로 뭐라고할까, '디올'에 강력한 포스 같은 걸 싣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PPR 계열의 두 회사 - 구찌와 보테가 베네타 - 에 대해서는 좀 이상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에르메스는 장인 투어 같은 쇼를 하는데 시장통 같은 곳에서 스카프를 찍어 내는 모습을 보여주든지, 아니면 백화점에서 한올 한올 바느질하면 버킨백 같은 걸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걸 보면서 아 저 가방은 저런 사람들이 저렇게 만드는 구나 하는 인상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구찌는 장인이라는 이름으로 재봉틀을 들고 다니며 재봉질하고 본드로 붙여가며 가방이나 지갑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예전에도 잠깐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있다. 물론 재봉틀로 가방을 만드는 게 나쁜 일은 아니다. 그것도 오랜 경험을 가진 숙련공들이 하는 일이다.

하지만, 일종의 라이벌인 에르메스 같은 브랜드가 바느질을 들고 다니면서 쇼를 하고 있는데 굳이 거기다 대고 재봉틀 쇼로 월드 투어(를 정말 하고 있다)를 하는 게 어떤 이미지 구축 효과가 있을까 궁금하다. 좋은 소재의 사용이라든가, 바느질을 쓰지 않는 장점이라든가를 알리는 다른 방식도 있지 않았을까?

역시 PPR의 회사인 보테가 베네타에서는 이번에 클러치 만드는 모습을 내놨다.



잔잔한 음악이 깔려 있고 열심히 클러치를 만드는 모습을 자세히 찍은 이 영상은 하지만 구두방에서 살짝 뜯어진 구두 옆구리 수리, 혹은 구두굽 교체를 맞겼을 때 바로 옆에서 슬리퍼 신고 앉아 있으면 볼수 있는 모습과 별로 다를 게 없는 것들만 보인다.

대체 이 멍청한 짓거리는 뭐냐 하자는 게 아니라, 구찌의 가방 만들기 쇼나 보테가의 이런 제작 영상이 노리는 지점이 뭔지를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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