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시크에서 비주류 클래식으로 아이비 리그 패션에 이어 두 번째로 다룬 카우보이 클래식 이야기.
---
카우보이 복장은 원래 목초지에서의 생존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오늘날에는 가장 대중적인 미국 고유의 클래식이 되었다. 래그스(Rags) 잡지에 존 캐롤(Jon Carroll)은 "웨스턴 웨어는 원래 생존을 위한 옷이었다. 그 의복이 상징하는 사회적, 도덕적 체계의 중요성과 더불어 오늘날 우리 삶에서 가지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가 문명의 절벽 끝에 얼마나 가까이 서 있는지를 말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라고 썼다.
앞서 언급했듯이 리바이스 청바지는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이다. 이 옷은 골드러시 시절, 구리 리벳을 박은 세일클로스 소재의 튼튼한 바지로 시작되었다. 서부로 향한 미국인들과 유럽인들은 이 기본적인 형태의 청바지를 입었는데, 래그스 잡지에 따르면 "두꺼운 가죽 부츠 상단에 바짓단을 찔러 넣고, 레드 플란넬 셔츠를 바지 바깥으로 내어 입은 뒤 중국산 비단 스카프나 가죽 벨트, 혹은 둘 다를 이용해 허리를 여몄고, 무거운 콜트 리볼버용 권총집을 찼다. 그리고 모든 종류의 모자를 썼지만 스토브파이프 비버 만은 제외였다. 대개척지에서 계급의 상징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커스텀 메이드의 가죽 진은 계급의 상징은 아닐지 몰라도 확실히 근사해 보인다. 5년 전 당시 '최신' 유행이던 벨보텀 스타일로 구입했던 이들은 큰 실수를 한 셈이다. 가죽 상태는 여전히 멀쩡하지만, 골반에 걸쳐 입는 나팔바지 패션은 오늘날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가죽 진을 주문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카우보이와 인디언 놀이를 처음 하던 시절부터 입어온 바지를 그대로 복각하는 것이다. 최고의 가죽 진(흔히 100달러가 넘는)은 대단히 튼튼해서 욕조 안에 넣고 두드리거나 문질러 닦고 짓밟아 세탁할 수 있다. 터무니없이 비싼 세탁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웨스턴 패션의 또 다른 필수 요소는 카우보이 셔츠다. 몸에 딱 맞게 만들어졌고(말을 탈 때 펄럭이지 않는다), 전후면에 요크가 들어있고, 소매와 전면 그리고 가슴 포켓 플랩 부분에 스냅 단추가 달려 있다. 이 셔츠들은 플래드 체크, 깅엄 체크, 그리고 단색으로 나올 때 특히 멋스럽고, 보우 타이나 넥 스카프도 기품 있게 소화해 낸다.
보수적인 웨스턴 스타일을 원한다면 "로데오" 테일러에게 맞춤 제작을 의뢰할 수 있다. 대비되는 요크와 자개 스냅 단추가 달린 근사한 울 개버딘 셔츠들이 있다. 우리의 친구가 가지고 있는 테일러 메이드 "포멀" 재킷 중 하나에는 소매를 따라 무려 13개, 직접 세어보시라 13개다, 의 단추가 줄지어 박혀 있고, 요크와 패치 포켓, 소매 자락에 하얀 파이핑 장식을 더한 모래색과 마룬색 가버딘으로 제작되었다. 브로드웨이를 거닐 때면 언제나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대화의 물꼬를 트곤 한다. 이 단정한 카우보이 복장을 진정 우아하게 입는 방법은 파티 자리를 위해 청바지, 그리고 실크 셔츠와 조합하는 것이다. 이는 나만의 독특한 드레스업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차려입기 위해 특별히 공을 들였음을 보여준다.
한층 더 화려한 카우보이 복장을 원한다면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누디 더 로데오 테일러(Nudie the Rodeo Tailor)'에 카탈로그를 신청해보라. 그는 목장주 스타일뿐만 아니라 강렬한 네온 컬러, 메탈릭 트림, 펄럭이는 프린지 장식, 스팽글, 반짝이는 보석으로 장식된 인근에서 가장 화려무쌍한 "퍼레이드 급" 의상을 선보인다. 플라잉 부리토 브라더스(Flying Burrito Brothers)가 취향에 맞는 록 그룹이라면, 누디야 말로 당신을 위한 공간이다.
카우보이 부츠는 비싼 유럽산 "투자용" 부츠를 대체할 만한 훌륭한 대안이다. 커스텀 메이드 부츠는 쉽게 250달러까지 치솟기도 하지만, 발 모양을 그린 도안에 맞춰 제작해 주는 통신 판매 카우보이 부츠는 여전히 100달러 미만으로 찾을 수 있다. 가격이 이처럼 합리적인 이유는 수많은 텍사스 부츠 제작자들이 국경 넘어 멕시코의 장인들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부츠의 디자인은 외관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기수에게도 실용적이다. 안장 위에서 힘을 받기 좋은 형태에, 뾰족한 앞코는 등자에 발아치를 빠르게 밀어 넣을 수 있게 해주며, 높은 굽은 발목이 걸려 끌려가는 사고를 막아준다. 징기스칸과 그의 몽골 전사들은 강인한 업적과 높은 신분을 과시하고자 밝은 붉은색 굽이 달린 부츠를 신었지만, 우리는 그를 한참 능가할 수 있다. 엘파소의 조 홀(Joe Hall)은 소가죽, 송아지가죽, 성우가죽, 킵스킨, 말가죽, 캥거루가죽, 멧돼지가죽, 상어가죽, 타조가죽, 코끼리가죽, 뱀가죽에 이르는 온갖 소재와 이에 어울리는 화려한 색상으로 부츠를 제작한다. 그의 단골 중 일부는 쇼를 할 줄 아는 프로레슬러들이며, 그가 이들을 위해 만드는 부츠는 그야말로 화려함의 극치다.
일부 웨스턴 부츠 애호가들은 정교한 자수와 오버레이 장식이 들어간 하이톱 부츠의 가장 만족스러운 점이 그 모든 화려한 장식이 주인장의 옷장을 제외하고는 절대 남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있다고 생각한다. 과시적 소비와는 거리가 먼 셈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들을 뽐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자형 통 부츠 샤프트 안에 청바지나 점프슈트를 찔러 넣을 수도 있다. 종아리 중간까지 오는 부츠를 매치해 롱스커트 느낌을 색다르게 바꾸거나, 숏 부츠로 무릎 길이의 넓은 스커트 비율에 변주를 줄 수도 있다. 이런 스타일링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숏 부츠나 미드 카프 부츠는 신파적인 느낌이 전혀 없이 참신한 느낌을 준다.
---
참고
1) 카우보이의 상징 크리스(crease) 진과 부츠컷 안에 감춰진 화려한 웨스턴 부츠. 요새 크리스 진은 랭글러 같은 브랜드 뿐만 아니라 여러 브랜드에서 찾을 수 있다. 화려한 웨스턴 부츠가 절대 남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건 이런 식으로 부츠컷 안에 감춰진 걸 가리킨다.



2) 중간에 나오는 화려한 카우보이 재킷 사진은 찾을 수 없어서 누디의 옷 몇 가지. 이런 분위기.



이런 느낌의 옷 말하는 거 같음.
3) 조 홀의 부츠. 요즘에는 3대 째로 오스틴 홀 부츠라고 하는 것 같다.

4) 중간에 나오는 더 플라잉 부리토 브라더스.

5) 스토브파이프 비버 햇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