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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SUNNEI, 모스키노

by macrostar 2026.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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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Sunnei가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약간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는데 2025년 9월 브랜드를 떠났던 창립자 Loris Messina와 Simone Rizzo가 모스키노를 맡게 되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써네이라는 유니크한 브랜드가 사라진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브랜드를 이끌던 사람들이 모스키노를 맡게 된 건 잘 된 일 같다. 어울린다. 그래도 겨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괜찮은 이미지의 브랜드가 사라진 건 여전히 좀 그렇다.

 

 

아크네 스튜디오나 마르니, 써네이 같은 신흥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가 살아남기가 상당히 어려운 세상이다. 글로벌을 상대로 대규모의 마케팅을 펼치고 그런 걸 혹시나 안해도 세상 사람들이 이름 다 아는 헤리티지, 레거시 브랜드가 이미 세상에 너무 많다. 그들이 벌이는 마케팅의 틈새에서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는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든다. 하나만 살 거라면 대부분은 루이 비통이나 디올을 향하기 마련이다. 새로 패션계에 진입한 디자이너가 아무리 유니크하고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세계관을 선보여도 한 시대는 커녕 몇 년 정도라도 선보일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다. 즉 니치 시장에서 괜찮은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넘어 시대를 만들고 이끄는 정도에 이르지 못하면 생존이 아주 어렵다.

 

결국 대안은 자신의 브랜드를 발판으로 헤리티지 브랜드를 맡는 것 약간 덜 풀리면 누군가 좀 큰 데서 사가는 것 정도다. 그 외에는 다 앞에 놓은 길들이 험난하기 그지없다. 그냥 작게 만들어서 작게 팔며 예전 파리나 밀라노의 양장점 같은 기반을 유지하며 나아가는 길 밖에 없다. 여기서 약간 더 큰 니치 마켓을 만들어 낼 수는 있겠지만 다음 시즌을 만드는 것이라는 목표는 쉽지 않다. 결국은 사라지겠지만 그건 꼭 나쁜 일은 아니다. 사실 디자이너 브랜드란 만든 사람이 브랜드를 떠나거나 세상을 떠나면 사라지는 게 이상적이지 않나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물론 그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 구찌와 디올 같은 네임 밸류를 만드는 데 대체 돈이 얼마나 들겠나.

 

에페 그룹 산하에 있는 모스키노의 상황도 가히 좋지는 않다. 작년에는 200명이 넘는 직원 해고 계획과 함께 지급불능 상태를 발표하기도 했다. 결국 위태롭게 죽어가는 브랜드 살리기에 둘이 동원된 상태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써네이는 사라지고 모스키노에서 그 흔적이 유지될 거다. 뭐 여기에 남아있는 패션적 재미의 요소라면 써네이의 재미있는 실험 정신들이 모스키노의 아카이브, 이미지를 어떤 식으로 구축해 나가게 될 것인가를 구경하는 정도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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