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호프의 스틸 컷과 예고편, 공개된 짧은 장면 같은 걸 좀 훑어보다가 조인성 룩이 눈에 띄길래 그 이야기를 잠시. 제목이 호프인데 비무장지대의 고립된 항구 마을 호포항이라는 데가 나온다고 하는데 호프와 호포가 관계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스틸 컷을 보면 스톰라이더 재킷에 옴브레 풍 체크 무늬 셔츠, 버건디인지 뭔지 컬러의 데님 바지를 입고 있다. 권총 홀스터 같은 걸 메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셔츠 "빼입"임. 자고로 카우보이라면 "넣입"이어야지. 벨트는 브라운 컬러의 더블 프롱. 그리고 녹색 흰색 조합의 트러커도 눈에 띈다.

포스터를 보면 같은 옷인 듯 싶다. 뭔가에 잡혀서 끌려가고 있다. 부츠는 잘 안보이지만 엘엘빈 같은 데서 나온 러버 부츠 같기도 하다. 짙은 녹색의 숲이 한국풍은 아닌데 루마니아 로케이션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그쪽이 아닐까 싶다. 국내 촬영지는 전남 해남에 있는 북평면이라는 곳이라고 한다.
확실히 사냥꾼의 룩이고(직업도 사냥꾼 같다) 좀 옛날(70, 80년대?)이 배경인 것 같은데 미국의 원본을 존중하면서도 영향을 받아 적당히 트랜스퍼 된 느낌이 든다. 정확히 거기도 아니고 정확히 여기도 아닌 애매한 발란스 좋아하는데 따라하는 것과 관례대로 입는 것 사이에 창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게 패션과 코스프레, 무의미한 일상복 사이에서 영역을 만들어내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저 모자가 좀 궁금해져서 클로드와 이야기를 좀 나눴다. 참고로 제미나이는 사진 보여주자 마자 전,란의 차승원이라고 하면서 뭐라고 떠들길래 바로 치웠음.

이상한 로고가 있고 prosevena Lo mejor en semillas라고 적혀있다는 데 뒷 부분은 최고의 씨앗 이런 의미라 남미 쪽에 있는 prosevena라는 종자 회사의 트러커라는 의견을 내놨다. 60, 70년대 저런 류의 회사 로고 들어간 트러커들이 빈티지 마켓에서 여전히 인기가 많긴 하다.
그렇지만 prosevena라는 회사는 찾을 수 없고 회사 굿즈라면 띄어쓰기를 저렇게 할 리가 없기는 하다. 자세히 보면
pro se ven a LO M JOR EN SEMI LAS 이렇게 이상하게 글자들이 떨어져있다. 파자놀이나 애너그램 같은 건가 싶어서 클로드한테 이것저것 물어봤지만 딱히 솔깃한 이야기는 못 찾았다.
영화를 보면 해결되는 부분이 좀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3부작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고 이번에 나오는 1부 이후는 흥행 여부에 따라 못 찍을 수도 있다고 하니 그냥 이렇게 궁금해하다가 말 수도 있고. 또한 막상 영화를 봤더니 전혀 궁금하지 않을 수도 있고.
영화 속 추리 장치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있고 어떤 사람들은 마냥 좋아하고, 어떤 사람들은 아무 관심이 없기도 하다. 중요한 건 추리 장치를 넣어놨을 때 영화의 장면들 속에서 사람들이 그런 걸 발견하고 관심을 끌 수 있어야 의미가 생겨난다는 사실이다. 심어 놓은 적 없는데 사람들이 뭔가 찾아내려고 한다면 그건 차라리 낫다. 잔뜩 심어놨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으면 무의미하다. 쏘우의 추리 장치 따위 전혀 궁금하지 않은데 심지어 끝날 때 막 자세히 설명해주잖아. 이런 건 정말 이상하고.
아무튼 다른 여러 배역과 트레일러의 이상한 분위기도 있지만 저 땀 냄새, 동물 냄새 나는 룩의 조인성이 어떤 캐릭터일지 궁금해져서 영화가 개봉하면 보게 될 거 같기는 하다. 리바이스가 아니라 스톰 라이더라는 것도 재미있는 점인데 들러붙어 있는 전형적 이미지가 꽤 많은 옷이라 그게 어떻게 변주될 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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