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예전 미군복 계열 코튼 옷 하면 생각나는 천이 백 새틴, 립스톱, 헤링본 트윌 정도다. 100% 면도 있지만 나일론 혼방도 있다. 퍼티그 팬츠나 BDU 등도 다 이 계열이다.
우선 백 새틴, Back Sateen이다. Satin(여기서는 사틴으로 표기)을 먼저 알면 좋은데 사틴은 실크나 합성 소재로 만드는 반짝거리는 천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실을 가로세로로 꿰어 만드는 직물로 플레인 위브(평직), 트윌 위브(능직)이 있고 또 하나가 사틴이 있다. 실이 가로세로로 엮이면 양쪽 실이 만나는 지점 = 조직점이 생긴다. 이걸 최소화한 게 사틴이다. 보통 경사 4줄 위에 위사 1줄 이런 식으로 만든다.
사틴을 면으로 만든 경우 보통 여기서 말하는 새틴(Sateen)이라고 한다. 위에서 말한 사틴은 보통 경사를 많이 올리는 데 새틴은 위사를 많이 올리는 경우가 많다. 역시 조직점이 적기 때문에 약간 광택이 특징이다. 대신 뒷면은 경사가 많이 올라와 있기 때문에 거칠고 마찰에도 강하다. 이걸 뒤집어서 쓰면 백 새틴이다. 미군이 원래는 울 서지 같은 걸 쓰다가 여러가지 직물을 테스트 해 헤링본 트윌(HBT)로 바꿨다. 그 다음에 강도도 좋고 방풍 기능도 좋은 백 새틴을 채택하게 되었다. 그래서 퍼티그 계열도(퍼티그는 간단히 말해 군복 대신 작업할 때 입으라고 나온 계열이다) HBT였다가 백 새틴이 된다.



백 새틴을 보면 처음에는 바깥에서는 가로선이 보이고 안쪽에는 세로선 혹은 대각선이 보인다. 플레인이나 트윌과는 다르게 상당히 둔탁하게 보이는 게 특징이다. 위는 아란, 아래는 오어슬로우.
참고로 백 새틴의 밀도를 더 높게 끌어올리면 프렌치 워크 재킷에서 볼 수 있는 몰스킨이 된다. 밀도가 높아지면 마치 능직처럼 보이게 되는데(떨어져 있는 조직점이 가까이 붙게 되니까) 고밀도라 브러싱을 해 기모를 내도 내부 손상이 별로 없다. 그래서 방풍도 좋고 보온성도 있는 천이 된다.
퍼티그 팬츠를 보면 보통 백 새틴 계열이 가장 인기가 높다. 청바지의 대체재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막 입기에도 좋고 어디다 가져다 놔도 적절하다. 다만 품질 좋은 고밀도 백 새틴은 여름엔 약간 덥다.
립스톱은 평직의 변형이다. 대신 직조하는 과정에서 보강실을 넣어 강도를 높였다. 네모네모 무늬가 반복되기 때문에 알아보기 쉽다. 원래는 나일론 계열에서 많이 쓰고 낙하산 같은 천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코튼으로 만들어도 무게 대비 강도가 좋은 천이 나온다. 보강실 때문에 입체감이 좀 있어서 플레인한 옷을 입다가 가끔 입으면 새롭다. BDU를 보면 4계절용은 트윌인데 좀 가벼운 버전으로 립스톱이 있다. 퍼티그 쪽도 오어슬로우를 보면 기본 아이템은 백 새틴이고 좀 더울 때 입으라고 립스톱 버전이 나온다.


보통은 백 새틴보다 약간 저렴한데 퍼티그 팬츠를 하나만 산다면 백 새틴, 하나 더 산다면 립스톱 이런 식이다.
헤링본 트윌은 약간 더 고전적인 맛이 있다. 이건 이름대로 트윌, 능직인데 데님처럼 짜다가 일정 간격으로 반대로 짜서 V자 모양을 만드는 식이다. 미군의 경우 1940년대 초반 퍼티그로 HBT 계열이 나왔다. 컬러가 처음에는 세이지 그린이었다가 올리브 드랩으로 바뀐다. 1950년대 정도부터 백 새틴이다.


무늬가 특징이라 립스톱과 마찬가지로 구별이 쉽다. 뭔가 유격 혹은 해병대스러운 느낌이 있는데 나 같은 경우 헤링본 트윌 코튼은 너무 군대군대 싶고 무늬가 생각보다 강렬해서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그리고 이쪽은 역시 울이 좋지 않나 싶어서 가지고 있는 게 없다. 튼튼하기로는 뭐 손색이 없다. 위 사진은 폴로 랄프 로렌.
이 셋 만으로도 직물을 짜는 대표적인 세 가지 방식인 플레인 위브, 트윌 위브, 사틴 위브가 모두 들어있다. 즉 이 셋 만 가지고 있으면 이후 직물 선택에 있어 계절에 대응하거나 취향을 알아보는 기준점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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