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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페리, 스웨트밴드

by macrostar 2025.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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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프레드 페리에 대해 좀 알아볼 일이 있어서 찾아봤다. 프레드 페리에 대한 인상은 좀 복잡한데 아주 예전에 무슨 런던 펑크족, 샤브 같은 이들이 나오는 프레드 페리의 패션쇼를 보고 나름 문화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패션쇼에 대한 관점을 바꿔놓은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런가 하면 스킨헤드, 네오나치, 프라우드 보이스 등등 극단주의 집단과의 꾸준한 결합은 부정적인 측면이다. 물론 프레드 페리가 사주한 일은 아니고 잘못한 일도 없다. 단지 옷의 생긴 모습과 배경이 아마도 그런 일을 만들고 있을 거다.

 

 

일단 프레드 페리가 테니스 선수 출신이었다는 것 말고는 잘 몰랐는데 그걸 좀 보면 이분은 1909년생으로 영국 스톡포트(맨체스터 근처 도시다)의 포트우드라는 곳 출신이다. 아버지 사무엘 페리는 면방적공이었는데 지역협동조합 운동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입문 1917년에 창당한 협동조합당의 간부가 되면서 런던으로 이주를 하게 된다. 프레드 페리는 여기서 테니스 등을 하게 되었다. 아무튼 사무엘 페리는 1929년에 국회의원에 당선이 되기도 했음. 

 

어쨌든 프레드 페리는 탁구 신동이자 테니스 신동이었다. 하지만 귀족 출신도 아니고 공립 학교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토너먼트에 참가하지 못하는 등 여러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아마추어로 양쪽 스포츠에서 우승을 했고 그러다가 테니스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1927년부터 1936년까지 아마추어 테니스 선수로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6번 우승을 했고 데이비스 컵에서 대표이기도 했고 3년간 여러 매체에서 선정한 세계 아마추어 테니스 1위였다.

 

그러고 나서 프로로 전향하는데 사이가 좋지 않았던 영국 테니스 협회(ICL)은 다시는 클럽 스웨터를 입지 말라고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여러 갈등과 기득권에 환멸을 느낀 프레드 페리는 미국으로 이주했고 시민권도 취득했다. 2차 대전 중인 1942년에 징집되어 미 공군에서 복무하기도 했다. 아무튼 프로 시절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8회 우승하고 최초로 4개 메이저 대회 모두 우승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은퇴를 한 후 테니스 방송인이 되어 BBC 라디오와 ITV 등에서 1959년에서 1994년까지 해설 및 리포트를 했다. 

 

시간을 앞으로 돌려 1940년대 후반에 최초의 스웨트밴드를 만들어서 상품화를 했다. 그리고 1952년 윔블던 시즌에 폴로 셔츠를 내놓게 된다. 옛날 윔블던의 상징인 월계관을 로고로 채택했다. 

 

 

이런 스토리를 보면 노동자 집안 출신의 영국 선수가 좋은 기록을 가졌지만 기득권과의 마찰과 무능함을 견디지 못하고 미국으로 가서 성공을 했다는 스토리가 1970년대에 스킨헤드가 프레디 페리의 옷에 주목하게 된 계기가 아니었을까 추측을 한다. 폴란드 출신의 부모 아래서 유대인으로 브롱크스에서 태어나 공립학교를 다니고 패션 브랜드를 만들어 큰 성공을 한 랄프 로렌에 뉴욕의 갱단들이 매혹된 것과 약간 비슷한 결이 느껴진다. 

 

어쨌든 당시 영국 서브컬쳐는 대부분 답 없는 영국을 바라보는 눈과 미국 문화에 대한 동경이라는 영향력 아래에 있었으니까. 그리고 스킨헤드가 극단화되가면서 프레드 페리는 증오의 상징이 되어갔고 비슷한 이념을 가진 집단들이 이 옷을 선택하게 된 듯 하다. 참고로 스킨헤드는 M12 폴로 셔츠를 입었고 프라우드 보이스는 그중에서도 블랙에 노란줄 들어간 폴로 셔츠를 입었다. 이런 글도 참고(링크). 프레드 페리 폴로 셔츠는 컬러가 다양해서 어떤 축구팀을 응원하는 스킨헤드든지 그에 맞는 옷을 입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프라우드 보이스는 개빈 매키니스가 정해준 거다. 우스꽝스러운 망토 같은 걸 뒤집어 쓰는 것보다(KKK) 이 대안 우파 쪽이 훨씬 근사하게 보이고 나도 할만하네 생각하도록 도움을 줬을 거다. 게다가 스킨헤드의 선택, 영국 브랜드(1995년에 일본의 히트 유니언에 인수되었음).

 

극단주의자들의 인기를 얻은 것과 이런 부분도 약간 관련이 있을 것도 같은데 프레드 페리는 꽤 인기가 많아서 꽤 많은 연애, 결혼, 이혼 등을 했는데 거의 모두 허리우드 스타, 배우, 모델이었다. 

 

참고로 혹시 모르니까 프레드 페리나 론스데일은 오해를 살 가능성이 있고 벤 셔먼 쪽이 그나마 좀 안전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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